CAFE

▶漢字硏究房★

[[생활한자]]掘鑿(굴착)

작성자于天|작성시간04.11.19|조회수435 목록 댓글 1

 

 

[생활한자] 掘鑿(뚫을 굴 / 뚫을 착)

 

掘削은 掘鑿에 대한 일본식 한자독법

 

자연생태계에 영역 다툼이 있는 것처럼,말에도 영역 다툼이 있다.

시대 조류와 국가 간,집단 간의 문화 역량의 차이에 따라 말의 세력권이 달라지는 것이다.

掘削이 掘鑿의 자리를 차지해가는 것도 그러하다.

掘削은 일본의 當用漢字 제정의 결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근대 이전의 문헌을 보면 掘鑿이란 말의 용례는 제법 보여도,掘削이란 말의 용례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그도 그럴 것이 掘과 鑿은 '땅을 파내다'는 뜻으로 의미의 有緣性(유연성)이 있지만,掘과 削은 직접적인 연관성이 느껴지지 않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掘鑿이 掘削으로 급속히 대체되고 있을 뿐 아니라 掘削과 掘削機는 일부 국어사전에 등재되고 있기도 하다.

심지어는 掘削과 掘鑿이 서로 다른 단어로 설명되고 있을 정도이다.

掘의 屈은 厥과 통하여 '구부리다' '후벼내다'는 뜻이다.

즉,허리를 굽혀 구멍을 파는 것이 掘인 것이다.

대개는 盜掘(도굴) 發掘(발굴) 採掘(채굴) 등처럼 땅 속에 파묻혀 있는 것을 파내는 것을 가리키는 뜻으로 쓰이며 掘鑿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鑿에 金이 있는 것으로도 짐작할 수 있듯,鑿은 나무에 구멍을 내는 연장인 끌을 가리킨다.

또한 나무에 구멍을 내듯 우물을 파거나 굴을 뚫는 것을 가리키기도 한다.

堯(요)임금 때의 태평스러운 모습을 일러 鑿飮耕食(착음경식:우물을 파서 마시고 밭을 갈아 먹음)이라 하는데,이때의 鑿이 '우물을 파다'는 뜻으로 쓰인 때이다.

그리고 함부로 억측하거나 끝까지 캐내는 것을 가리키는 穿鑿(천착)이란 말의 鑿도 '뚫다'이다.

이 鑿이란 글자는 총획수가 28획이나 되는데,이는 일상생활에서 비교적 자주 쓰이는 한자 가운데 획수가 매우 많고 구조가 복잡한 예이다.

일본에서는 1949년에 사용빈도가 높은 한자를 골라 當用漢字表(당용한자표)를 만들었는데,이 當用漢字表에는 鑿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鑿과 讀音(독음)이 같은 削을 대용 한자로 해서 掘鑿 대신 掘削을 쓰게 된 것이다.

掘鑿과 掘削은 일본식으로 읽으면 '굳사쿠'로 동일하나,한국에서는 '굴착'과 '굴삭'으로 독음이 달라지는 것이다.

요컨대 掘削은 일본식 한자어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할 것이다.

과거사 진상 규명 문제로 논란이 많다.

개개인의 과거사를 밝히는 것도 중요하지만,掘削의 경우처럼 그 연원을 밝혀 잘못된 용례를 바로잡는 것도 과거사 진상 규명 못지 않게 중요한 일이다.

<김성진·부산대 한문학과 교수>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행운목 | 작성시간 04.11.07 뚫는 것도 어렵지만 쓰는 것도 어려운 글자입니다. 굴착!! / 휴일에 쉬지도 않으시고 아침 일찍부터 애 많이 쓰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