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鷄鳴狗盜(계명구도)
[字解]
鷄 닭 계 鳴 울 명 狗 개 구 盜 도둑 도
[意義] 닭의 울음 소리를 잘 내는 사람과 개 흉내를 잘 내는 좀도둑이라는 뜻으로, ①천한 재주를 가진 사람도 때로는 요긴(要緊)하게 쓸모가 있음 ②야비하게 남을 속이는 꾀 ③잔재주를 자랑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다.
[出典] 사기(史記) 맹상군열전(孟嘗君列傳)
[解義]
닭의 울음소리를 흉내내고 개처럼 좀도둑질하는 천한 재주라는 뜻의 '계명구도(鷄鳴狗盜)는 '잔재주를 자랑한다'는 의미나 '비굴한 꾀로 남을 속이는 천박한 짓' 혹은 '바른 사람이 배워서는 안 될 천한 기능을 가진 사람' 등의 의미로 표현되지만, 실제 고사의 이야기는 '그러한 천한 재주도 필요한 경우가 있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실제 과거에 천대했던 재주가 현대에 새로운 재능으로 각광(脚光)받고 있는 것을 보면 시대를 흐름에 따라 새로운 가치의 변화를 실감케 한다.
전국 시대 중엽, 제(齊)나라 맹상군(孟嘗君)은 왕족으로서 재상을 지낸 정곽군(靖郭君)의 40여 자녀 중 서자로 태어났으나 정곽공은 자질이 뛰어난 그를 후계자로 삼았다. 이윽고 설(薛) 땅의 영주가 된 맹상군은 선정을 베푸는 한편 널리 인재를 모음으로써 천하에 명성을 떨쳤다. 수천 명에 이르는 그의 식객 중에는 문무지사(文武之士)는 물론 '구도'(拘盜:밤에 개가죽을 둘러쓰고 인가에 숨어들어 도둑질하는 좀도둑을 말함)에 능한 자와 닭 울음소리[鷄鳴:계명]을 잘 내는 자까지 있었다.
이 무렵(B.C.298), 맹상군은 진(秦)나라 소양왕(昭襄王)으로부터 재상 취임 요청을 받고,내키지 않았으나 나라를 위해 수락했다. 그는 곧 식객 중에서 엄선한 몇 사람만 데리고 진나라의 도읍 함양(咸陽)에 도착하여 소양왕을 알현하고 값비싼 호백구(狐白裘)를 예물로 진상했다. 소양왕이 맹상군을 재상으로 기용하려 하자 중신들이 반대하고 나섰다.
"전하, 제나라의 왕족을 재상으로 중용 하심은 진나라를 위한 일이 아닌 줄로 아옵니다." 그래서 약속은 깨졌다. 소양왕은 맹상군을 그냥 돌려보낼 수도 없었다. 원한을 품고 복수를 꾀할 것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를 은밀히 죽여 버리기로 했다.
이를 눈치 챈 맹상군은 궁리 끝에 소양왕의 총희(寵姬)에게 무사히 귀국할 수 있도록 주선해 달라고 간청했다. 그러자 그녀는 엉뚱한 요구를 했다. "내게도 진상한 것과 똑같은 호백구를 주시면 힘써 보지요." 당장 어디서 그 귀한 호백구를 구한단 말인가. 맹상군은 맥이 빠졌다. 이 사실을 안 '구도'가 그날 밤 궁중에 잠입해서 전날 진상한 그 호백구를 감쪽같이 훔쳐내어 총희에게 주었다.
소양왕은 총희의 간청에 못 이겨 맹상군의 귀국을 허락했다. 맹상군은 일행을 거느리고 서둘러 국경인 함곡관(函谷關)으로 향했다. 한편 소양왕은 맹상군을 놓아 준 것을 크게 후회하고 추격병을 급파했다. 한밤중에 함곡관에 닿은 맹상군 일행은 거기서 더 나아갈 수가 없었다. 첫닭이 울 때까지 관문을 열지 않기 때문이다. 일행이 안절부절못하고 있는데 '계명'이 인가(人家)쪽으로 사라지자 첫닭의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이어 동네 닭들이 울기 시작했다. 잠이 덜 깬 병졸들이 눈을 비비며 관문을 열자 일행은 그 문을 나와 말[馬]에 채찍을 가하여 쏜살같이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추격병이 관문에 닿은 것은 그 직후였다고 한다.
다원화되고 개인적 재능을 중시하는 현대 사회에서 자신의 재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은 또 다른 자신을 발견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누구나 자신만의 재능을 계발(啓發)해서 새로운 창조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도록 사회적 여건의 조성이 필요하리라 본다. 그러기에 소질과 적성을 계발에 다소 미흡한 우리 사회의 줄 세우기 풍토를 바로잡을 수 있는 좋은 참고가 될 수 있는 말이 계명구도(鷄鳴狗盜)가 아닌가 한다.
[註] 호백구 : 여우 겨드랑이의 흰 털가죽을 여러 장 모아 이어서 만든 갑옷.
귀족 고관 대작(高官大爵)만이 입을 수 있었던 데서 귀족의 상징물이 되기도 했다고 함.
호구(狐裘)라고도 일컬음.
[同意語] 계명구도지도(鷄鳴狗盜之徒) 함곡계명(函谷鷄鳴:함곡관의 닭 울음소리라는 뜻)
[English]
-To crow like a cock and snatch like a dog.[계명구도(鷄鳴狗盜)]
-Small tricks. [잔재주, 하찮은 속임수]
-Skill of little significance. [거의 중요성이 없는 기술(技術)]
출처:이야기 한자여행. 풀어쓴 중국고전.
|
|
|
재주도 재주 나름이다 |
|
막시무스 - 동양의 지혜를 묻다 |
| |
| |
평소 재주 있는 사람들을 잘 대접하던 선비가 있었습니다. 그런 소문이 널리 퍼져 선비의 주변에는 늘 다양한 재주를 가진 많은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한번은 그 선비가 외국을 방문했는데 거기서 첩자라는 모함을 받아 위기에 처했습니다. 선비는 자신에게 대접을 받던 도둑질 잘하는 사람에게 자기가 그 나라 왕에게 선물했던 흰 여우의 가죽으로 만든 옷을 훔쳐 오게 시켜 그것을 그 나라 왕비에게 뇌물로 주었습니다. 왕비는 왕을 설득해 선비가 자기 나라로 돌아가도 좋다는 허락을 받아 주었습니다. 그런데 황급히 자기 나라로 돌아가던 선비 일행은 한밤중이 되어서야 국경을 막고 있는 관문에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닭이 울어야 관문을 열 수 있었습니다. 언제 왕이 마음을 바꿔 쫓아올지 몰라 선비가 애를 태우고 있었는데 마침 일행 중에 닭의 울음소리를 잘 내는 사람이 있어 몇 번 닭 우는 흉내를 냈더니 근처의 닭들이 모두 울어대기 시작했고 관문이 열렸습니다. 그리하여 선비는 무사히 자기 나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중국 전국시대 제(齊)나라의 귀족이었던 맹상군(孟嘗君)이라는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어찌 생각하면 어떤 재주를 가진 사람이건 주변에 두면 어려울 때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재주라는 것이 물건을 훔치거나 닭소리로 남을 속이는 것처럼 정당하지 못한 것이라면 다시 생각해 볼 일입니다. 그래서 옛사람들도 이 이야기를 맹상군의 주변에 제대로 된 사람이 별로 없었음을 보여 주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닭 울음소리를 내고 개구멍으로 물건을 훔친다는 뜻의 '계명구도(鷄鳴狗盜)'라는 말은 지금도 바르지 않고 깊이도 없는 잔재주를 가리키는 말로 쓰이고 있습니다.
|
| 글.막시무스/문화평론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