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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칼럼 ]기다리다 지쳐서

작성자于天|작성시간08.01.29|조회수154 목록 댓글 1

 

[한문 새로 보기] 기다리다 지쳐서

 "불붙은 발을 가진 망아지들아, 태양신의 집인 서쪽으로 빨리 달려가거라! 오늘은 왜 이리 지루할까? 명절 전 날 밤에 새 옷을 받아놓고도 입지 못하는 어린애같이 안타깝구나."

사랑의 메신저인 유모를 로미오에게 보내놓고 애타게 하회(下回)를 기다리는 줄리엣의 독백이다.

우리네 춘향이도 향단이를 향해 이렇게 한탄한다. "오동추야(梧桐秋夜) 달 밝은 밤은 어이 그리 더디 새며 녹음방초(綠陰芳草) 빗긴 곳에 해는 어이 더디 가는고!"

사랑하는 사람의 소식을 기다리는 마음은 동서양 가릴 것 없이 일각여삼추(一刻如三秋)임을 알겠다.

절절히 기다리는 마음으로 친다면, 군대 간 임의 군사우편을 기다리는 행주치마 새댁, 집 나간 탕자(蕩子)의 귀가를 기다리는 늙은 아버지, 대기업 입사통지서를 기다리는 청년 실업자 등이 우선 꼽히겠지만 아마 새해에 가장 애간장이 타들어가는 사람은 친애하는 대통령 당선인의 전화를 기다리는 자천 타천의 명사들일 것이다. 그들은 오늘도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다 애꿎은 마누라한테 화풀이를 한바탕하고 망연히 북악(北岳)을 응시할지 모르겠다.

이규보(李奎報)라면 고려 최고의 문호로 손꼽히는 사람이지만 그가 젊은 시절 관직을 구걸하며 썼던 시편들을 보면 절로 나오는 한숨을 어쩔 수 없다.

"귀하신 당신께선 나와 같은 성 이씨요 / 아드님은 나랑 나란히 급제한 분이라. / 이 모두가 내 평생의 행운이니 / 어찌 이 몸을 낙망에 울부짖게 하시리."

스스로를 '꼬리 흔드는 곤궁한 짐승'이라고 폄하한 것도 가관이지만 혈연과 학연까지 동원해 구직 운동을 펴고 있는 정황은 오늘날과 하나 다를 바가 없다.

나이가 쉰을 넘으면 더 이상 삶의 크기와 범위를 확대할 것이 아니라 수렴하라고 했다.

젊은 시절 저질렀던 오기와 만용, 하지만 그만큼 활기찼던 생의 모습을 반추(反芻)하면서 혹시 남에게 치명적인 잘못을 저지르지나 않았던가, 조용하고 안온하게 삶을 접는다는 게 어떤 것인가를 곰곰이 사유해보란 뜻일 게다.

허균은 쉰에 은둔을 결심하고 무얼하며 소일할까에 대해 한 권의 책까지 썼으나 끝까지 정치판을 벗어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다가 결국 참수형을 당했다.

오지 않는 전화가 차라리 전화위복 (轉禍爲福)이요 새옹지마 (塞翁之馬)가 될지도 모르나니 우리 너무 절망하지 말자.

 

출처:부산일보 글 김성언 동아대 국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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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나경주 | 작성시간 08.01.29 꽃이 피면 벌과 나비가 모이나니 먼저 실력을 기름이 상책인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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