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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字硏究房★

[[고사성어]]染指(염지)

작성자于天|작성시간08.12.04|조회수147 목록 댓글 0

 

 

[분수대]染指(염지)

 

 

어차피 못 먹을 국이면 손가락이나 넣어 본다는 내용의 성어가 있다. 춘추시대 정(鄭)나라 군주 영공(靈公) 때 얘기다. 남쪽 초(楚)나라에서 선물을 보냈다. 특대형의 자라다. 영공은 이를 끓여 대신들과 함께 나눠먹을 생각을 한다.

영공을 만나러 궁에 들어서는 두 사람이 있었다. 정나라 귀족인 자공(子公)과 자가(子家)다. 대화를 나누던 중 자공의 식지(食指
)가 갑자기 꿈틀거린다. 자가는 “왜 손가락이 움직이느냐”고 묻는다. 자공은 “뭔가 특별한 먹을거리가 있으면 이렇다”고 대답한다. 궁전에 들어선 두 사람이 목격한 것은 과연 푸짐한 자라탕이었다. 약속이나 한 듯이 두 사람은 낄낄거린다. 영공이 “왜 웃느냐”고 묻자 두 사람은 좀 전의 손가락 움직임을 얘기한다.

영공은 일부러 자공에게만 자라탕을 돌리지 않았다. 남들 다 먹는데 혼자 바라보던 자공은 급기야 큰 솥에 다가가서 식지를 푹 담가 맛만 본 뒤 자리를 떠난다. 영공은 이로 인해 자공을 죽이려는 결심을 했으나 선수를 친 자공에 의해 살해당한다.

『사기(史記)』와 『좌전(左傳)』에 등장하는 얘기다. 손가락을 담근다고 해서 ‘염지(染指)’라는 말로 정착한 고사다. 취해서는 안 될 물건에 임의대로 손을 댄다는 뜻이다. ‘못 먹는 감 찔러나 본다’는 식의 우리 속담과 유사하다.

정부의 대북정책이 오락가락한다. 못마땅함이야 누군들 감출 수 없을 게다. 그렇다고 해서 전직 대통령인 DJ가 이를 정면으로 통박하고 나서는 것은 무리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남북관계를 의도적으로 파탄내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 연합 결성’이라는 제안까지 했고, 급기야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이 여보란 듯이 뭉쳤다. 전직 대통령의 현실정치 개입이 이 정도면 정말 문제다. 대북정책에 관한 한 햇볕이 유일한 방안이라고는 내세울 수는 없다. 현 정부로서는 조정이 필요한 대목이 분명히 있다는 점을 살펴야 한다.

이런 DJ를 “정신병자” “북한으로 보내라”며 판에 뛰어드는 YS도 문제다. 정치를 업으로 삼아온 이들은 나이 80을 넘기고서도 정치판이 그리운 모양이다. 두 사람의 행태가 먹을거리만 생기면 식지가 꿈틀거렸다는 자공의 경우와 너무 흡사하다. 그래도 국에 손만 담가라. 솥까지 엎을까 걱정이다.

출처:중앙일보 글 유광종 국제부문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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