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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칼럼 ]啐啄同時(줄탁동시)

작성자于天|작성시간09.01.12|조회수449 목록 댓글 1

 

 

[세상만사]啐啄同時(줄탁동시)

 

 

며칠 전에 지인과 함께 어느 사무실을 방문한 적이 있다. 만남을 앞두고 벽에 걸린 액자를 무심코 바라봤다. 서체는 특이했지만 뒷부분 '동시'(同時)라는 글자는 금방 읽을 수 있었다. 앞 글자와 그 뜻이 궁금했는데 지인이 사무실 주인에게 물어본 덕분에 오래전 기억을 되찾을 수 있었다.

'줄탁동시(啄同時)'. 병아리가 부화하기 위해 알을 깨고 나오려고 쪼는 것을 '줄', 밖에 있던 닭이 응답해 밖에서 쪼아주는 것을 '탁'이라 한다. 이것이 동시에 이뤄져야 병아리가 온전하게 세상 빛을 보게 된다는 말이다.

익히 들었던 성어지만 기억이 새롭게 다가왔다. 후일 자료를 찾아보니 중국 송대 선종의 대표적인 불교서적인 '벽암록'에 나오는 '화두 공안'이라고 한다. 화두 공안이란 깨달음을 얻기 위한 큰 질문이나 수수께끼 정도로 이해하면 무리가 없을 것 같다.

새해 벽두부터 머리 아픈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시선이 오래 머물렀던 '줄'이라는 글자의 뜻이 새로워서 함께 의미를 되새겨 보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세상의 여러 문제를 극복하고 해결하는 방법은 다양하겠지만 자신의 의지와 노력이 우선돼야만 뜻을 이룰 수 있다는 삶의 평범하고 중요한 진리를 병아리의 부화에서도 알 수 있다는 것이 아닌가.

다들 피부로 느끼다시피 삶과 생존에 압박을 받는 세월이다. 세상 원망도 할 법하다. 하지만 어쩌랴. 남의 일도 아니고 자신의 일이라면 자신이 먼저 팔을 걷어붙이고 살 길을 찾을 수밖에 없지 않은가. '탁'을 애타게 기다리지만 '줄'이 앞서야 줄탁동시의 결실을 맛볼 수 있으니 말이다.

1970년대 새마을 운동의 큰 정신이 바로 근면, 자조, 협동이요, 그 중에서도 버릴 수 없는 정신이 자조(自助) 정신이 아닌가. 영국 전기문학가 새뮤얼 스마일스의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는 격언은 다들 아는 것이지만 요즘 시절 절박함을 해결하는 열쇠로 보인다.

 

필자도 매우 어려운 시절을 보낼 때 상기 격언을 변형해서 외우곤 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놈(?)만 돕고 진짜 내 편은 나뿐이다!" 다들 풀어야 할 숙제가 많은 세월인데 옛글은 새삼스레 우리를 다시 일깨운다.

 

출처:부산일보 글 박청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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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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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논에스트 | 작성시간 09.01.13 오래 전에 JP가 줄탁이라는 말을 해서 언론에 그 의미가 화제가 된 적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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