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返朴歸眞(반박귀진)
返: 돌이킬 반, 朴: 순박할 박, 歸: 돌아올 귀, 眞: 참진
순박했던대로 되돌아가 참된 것을 회복한다
"좀 더 가까이 다가오라." 제 선왕(齊 宣王)이 처사(處士) 안촉(安爥)에게 말했다. 그러자 안촉은 이렇게 말했다. "왕께서 이리오시오." 순간 선왕은 얼굴을 찌뿌렸다. 신하들이 얼른 안촉에게 말했다.
"임금은 인군(人君)이요, 처사는 신하인데 임금이 '가까이 다가오라'고 할 때 처사가 '임금이 이쪽으로'라고 하는 게 옳은 일이요?" "내가 임금에게 다가가면 권세를 쫓는 비열한 자가 되지만 임금이 내게로 오면 훌륭한 인재를 가까이 하는 분이 되는 것입니다. 나를 권세에 아첨하는 사람으로 만드는 것보다는 임금이 훌륭한 사람을 우대하는 분이 되는 쪽이 더 좋지요."
선왕은 큰소리로 물었다. "군주가 귀한가, 현사(賢士)가 귀한가?" "당연히 현사가 귀합니다. 군주는 귀하지 않지요." "그 이유를 설명해 주시오."
안촉은 이렇게 설명했다. "진나라가 제나라를 공격했을 때 '유하계(柳下季, 춘추시대 노나라의 현인)의 무덤 오십 보 이내에서 땔나무를 하는 자는 사형을 처한다'는 포고령과 '제나라 왕의 수급을 얻는 자는 일만 호의 읍에 봉하고 상금 천일(千鎰)을 주겠다'는 포고령을 내렸습니다. 이 점을 보더라도 살아있는 임금의 머리는 죽은 현사의 무덤에도 미치지 못하는 셈입니다." 선왕은 아무 말을 하지 않았지만 여전히 불쾌한 표정을 풀지 않았다. 안촉은 다시 현사가 군주보다 왜 더 귀한지 상세히 설명하기 시작했다. 다 듣고 선왕은 활짝 웃으며 말했다.
"아아 어떻게 군자를 깔볼 수 있겠습니까? 나는 현사를 경시하는 과실을 저질렀습니다. 지금 군자의 말을 듣고 소인의 행실을 듣을 수 있었습니다. 부디 제자로 삼아주시오. 또 선생이 나와 교제를 해주신다면 최고의 요리를 올리고 외출할 때 반드시 수레를 준비하고 가족의 의복은 좋은 것으로 해드리겠습니다."
안촉은 그 제안을 거절하며 머리를 깊숙이 숙여 인사를 하고 귀향했다. 향리에 정착하여 산에서 나온 그대로의 원옥의 입장에 돌아가 그는 한 평생 치욕을 모르고 지낼 수 있었다(知足矣, 歸眞返樸, 則終身不辱也).
'전국책' 제책에 나온다. 여기서 返朴歸眞(반박귀진)이라는 말이 나왔다. 원래 순박했던 대로 되돌아가서 참된 것을 회복한다는 뜻이다. 소박과 진실로 돌아간다는 의미다. 참된 것을 회복하면 욕보는 일이 없다.
출처:전남일보 정유철 기자의 한자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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