苦草(고초) - 고추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불과 400년 전 苦草(매울 고/풀 초) 가을이 되면 고추가 빨갛게 익는다. 빨간 고추는 건조되어 김치를 담그는 데 중요한 재료가 된다. 고추는 원래 한자말인 苦草에서 온 말이다. 苦 자는 보통 '괴롭다는 뜻으로 쓰이고, 맛으로는 '쓰다', 혹은 '맵다'로 쓰인다. 맵다고 할 때는 라면 이름에도 있듯이 辛(신) 자를 쓰기도 하지만, 苦 자에는 '쓰다'는 뜻과 '맵다'는 뜻이 함께 있다. 苦草는 '매운 풀'이라는 의미가 된다. 苦草를 苦椒(고초)라 표기하기도 했다. 이 때 椒는 산초를 뜻한다. 고추가 들어가는 김치야말로 우리 음식의 대명사로 여겨지지만 사실은 고추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얼마되지 않는다. 기록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있지만, 남아메리카가 원산인 고추가 포르투칼과 일본을 경유하여 우리나라로 들어온 것은 17세기 초엽이다. 담배가 들어온 것도 이 시점이다. 고추가 김치에 들어간 것은 18세기 들어서서의 일이다. 김치에 고추를 넣기 전에는 젖갈도 넣지 않았다. 고추가 젖갈의 비린내를 덮어주고, 또한 젖갈의 산패도 막아주므로 고추와 함께 젖갈도 김치에 들어가게 되었다. 고추 덕분에 김치가 식물성과 동물성을 겸한 영양가 높은 식품이 될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고추의 역사가 400년, 고추가 들어간 김치의 역사는 300년밖에 안되었음을 생각하면 우리 민족의 고추에 대한 애정은 고추의 빛깔이나 맛처럼 강력하고 화끈하게 일어났음을 알 수 있다. 고추가 일본을 거쳐 들어왔는데도 일본사람들은 고추를 잘 먹지 않는다. 일설에는 고추가 몹시 매운 毒草(독초)이기 때문에 일인들이 조선사람들을 골리기 위해 조선에 전했는데 체질의 차이에 의해 오히려 조선사람들이 고추를 즐겨 먹게 되었다고 한다. 고추는 음식으로만 쓰이는 게 아니라, 나쁜 기운을 물리치는 용도로도 많이 쓰인다. 그 대표적인 것이 아들 낳았을 때 치는 금줄이다. 고추의 붉은 빛깔과 매운 맛이 나쁜 기운을 물리치는 구실을 한다고 보는 것이다. 그 외에도 전쟁할 때에는 고추가루폭탄으로 쓰이기도 하였다. 〈名句 한 구절 배우기〉 人莫不飮食也 鮮能知味也〈中庸〉 (인막불음식야 선능지미야) 사람이 음식을 먹지 않는 사람이 없으나, 그 맛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드물다. (해설) 음식을 먹으면서 맛을 모르고 먹는 사람이야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깊은 맛을 제대로 음미하면서 먹는 사람은 드물다. 채소 한 잎에도 깊은 맛의 세계가 있음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우리 인생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누구나 살아가는 인생이지만 그 의미를 느끼면서 사는 사람은 드물다.============================================ ▷◁ 대구지하철 희생자를 추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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