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로 보는 문화] 使嗾(시킬 사/부추길 주)
남을 시켜 무엇을 하게 한다는 뜻으로 敎唆와 같은 말
"때리는 시어미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는 속담이 있다.
겉으로는 위해 주는 척하지만 속으로 해칠 생각을 하는 사람이 제일 밉다는 말이다. 어찌 보면 表裏不同(표리부동)한 인간을 비난하는 것 같지만,실은 교묘하게 범죄나 악행을 使嗾하는 것을 비난하는 것이다.
모든 범죄에는 행위자가 있고 그 범죄의 동기가 있기 마련이다.
또한 단독범인 경우도 있고 공동정범인 경우도 있으며,스스로의 판단과 충동에 의해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도 있고 타인의 使嗾를 받아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우리는 그 사회적 파급효과가 큰 사건일 경우,그 배후세력을 철저히 색출하라고 요구하게 되는 것이다.
범죄의 동기 역시 복잡한 인간사만큼이나 다양해서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거대한 세력이 엄청난 이권을 노려 범행을 하기도 하고,혹은 시기나 질투,또는 癡情(치정)처럼 지극히 사소하고도 개인적인 이유로 범행을 저지르기도 한다.
그런데 배후세력이 거대할 경우,이들은 스스로 그 범행을 자행하기보다는 피해자와 별 연관이 없는 사람을 금품으로 매수하거나 甘言利說(감언이설)로 꾀어 범행을 저지르게 한다. 使嗾라는 말의 뜻이 그러하다.
使는 누구로 하여금 어떤 행동을 하도록 한다는 뜻이고 嗾는 부추긴다는 뜻이니,使嗾란 특정인 또는 특정 집단을 뒤에서 조종해서 어떤 행동을 하게 한다는 뜻이다.
법률적으로는 흔히 敎唆라는 말을 쓰는데,敎는 '하여금'이라는 훈을 가지고 있고 이는 '~로 하여금 ~하게 하다'라는 뜻이며,唆(사)는 '부추기다'는 뜻이니 결국 使嗾나 敎唆나 같은 단어가 되는 셈이다.
使와 敎 사이의 뉘앙스의 차이가 있다면,使는 강제적으로 부려서 시킨다는 뜻이 강한 반면,敎에 '가르치다'라는 훈이 있는 것으로 짐작되듯 敎는 구체적인 방법을 일러 주어서 어떤 행동을 하도록 한다는 의미가 강하다.
唆와 嗾 사이에는 뚜렷한 차이가 보이지 않는다.
다소 추상적인 使嗾보다는 구체적인 敎唆라는 말이 보다 법률적인 용어라고 할 만하다.
옛날의 벼슬이름을 보면 牧使(목사) 觀察使(관찰사) 水軍統制使(수군통제사)처럼 使가 들어가는 예가 많은데,이때의 使는 '벼슬이름'이란 뜻이다.
임금이 자기 대신 외국에 보내는 사람을 使臣(사신)이라 하는 것처럼,자신을 대신해서 백성을 다스리기 때문에 지방관에게 '시킨다'는 뜻의 使를 붙였던 것이다.
출처:부산일보 글.김성진·부산대 한문학과 교수 sjofkim@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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