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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칼럼]]無 (무)

작성자우천|작성시간04.03.31|조회수115 목록 댓글 4


[한자칼럼]무(無) 춤이 끝난 후에


갑골문(甲骨文)에 보이는 무(無)는 사람이 두 팔과 두 다리를 벌리고 서서 양손에 나뭇가지를 쥐고 흔들며 춤을 추고 있는 모습을 본뜬 글자로 본래의 의미는 ‘춤추다(舞)’이다.
금문(金文)과 소전(小篆)을 거치는 동안 본래의 모습을 유추하기 어렵게 변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고대인들이 축제의식을 행할 때 양손에 소나무나 측백나무 가지를 들고 모닥불 주위를 돌며 춤을 추다가 의식이 끝날 무렵 나뭇가지를 불 속에 던져버리면 양손에는 아무것도 없게 되고 모닥불까지 꺼지고 나면 축제의 장 또한 텅 비어 아무것도 없게 된다는 뜻에서 ‘없다’는 의미가 파생된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무(無)가 ‘없다’는 의미로 쓰이게 되자 춤을 추고 있는 동작을 강조하기 위하여 화() 대신 두 발을 뜻하는 천(舛)을 보탠 무(舞)로 본래의 ‘춤추다’는 의미를 대신하게 되었다.

설문(說文)에서는 ‘잃다’[亡也]로 풀이하였는데 망(亡)은 ‘없다’라는 뜻으로도 쓰인다.
옥편(玉篇)에서는 존재하지 않다, 텅 비어 아무것도 없다[無, 不有也, 虛無也]라고 하였다.
좌전(左傳)에 이르기를 ‘사람이 누가 잘못이 없겠는가. 잘못을 했어도 고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큰 선(善)이 없다고 할 것이다[人誰無過, 過而能改, 善莫大也]’라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못을 인정하지 않거나 고치려 하지 않는다면 그보다 후안무치(厚顔無恥)한 일은 없을 듯하다.

논어(論語)에는 또 이런 말이 있다.
‘정치로 이끌고자 하여 형벌로 다스리게 되면 백성들은 형벌을 면하기에만 급급하여 부끄러운 것도 없게 된다[道之以政, 齊之以刑, 民免而無恥]’
정치는 바로잡는 것이라 하였다.
엄한 형벌이나 무소불위(無所不爲)의 힘만으로는 바로잡을 수 없다.

부끄러움을 알게 하려면 그래서 무엇을 바로잡겠다면 우선 자신부터 부끄러움이 없는지 따져보아야 하지 않을까?


김영기.동서대 외국어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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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최재원 | 작성시간 04.03.31 무자는 편의상"불 화"(火→불화발,점 4개)가 부수로 지정 됐지만 의미요소는 아니다,"없다"는 뜻은 모양으로 나타내기가 힘들었기 때문에 이미 만들어진 글자 가운데[무]라는 발음을 지닌 것을 택하여 빌려 쓰기로 하였다.(假借,가차)그래서 간택된 것이 바로 "춤출 무 자의 본래 글자 였다,
  • 작성자최재원 | 작성시간 04.03.31 춤(a dance)과 없다,(do not exist)가 약 1000년간 같은 글자로 쓰이다가 혼동을 피하기 위하여 舞와 無로 각각 달리 나타냈다,따라서 無자의 (불화발,점4개)는 불화(火)의 변형이 아니고 단순한 구별 부호인 셈이다,
  • 작성자행운목 | 작성시간 04.03.31 무자에 대한 새로운 견해를 공부합니다. 항상 좋은 글을 주시는 우천님과 내용 설명을 더해주시는 최재원님에게 감사드립니다..
  • 작성자우천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4.03.31 최재원님! 새로운 내용을 부언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더욱 더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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