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칼럼] 역(逆) '맞이하다'에서 '거스르다'로
갑골문(甲骨文)에 보이는 역(逆)은 대체로 두 가지 형태로 되어 있다.
하나는 대(大)를 거꾸로 뒤집어 놓은 듯한 사람의 머리와 다리가 도치(倒置)된 모습과 발을 나타내는 지(止)를 위아래로 나란히 그려놓은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위의 형태에다 길을 뜻하는 척( )을 보태어 그린 것이다.
이 두 형태를 종합해 보면 길 위에서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 모습을 나타내고자 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따라서 역(逆)의 본래 의미는 ‘맞이하다’이다.
설문해자(說文解字)에서도 ‘맞이하다[迎也]’라 했고 상서(尙書)에서도 ‘남문 밖에서 자쇠(子釗)를 맞이하였다[逆子釗于南門之外]’라고 했다.
누군가를 맞이하기 위해 서로 마주보고 걸으면 마치 아래로 흘러 내려오는 물줄기를 향해 배를 저어 올라가는 형국[逆水行舟]처럼 한 사람은 걸어오는 사람과 반대 방향으로 걸어가기 마련이다.
이로부터 역(逆)은 본래의미인 ‘맞이하다’에서 오늘날 쓰이고 있는 대부분의 파생의미가 생겨나게 되었다.
거꾸로 흐르는 것을 역류(逆流), 거꾸로 나아가거나 행동하는 것을 역행(逆行), 용의 목에 거꾸로 난 비늘을 역린(逆鱗)이라 한다.
또 명령, 지시, 가르침 따위를 거스르는 행위를 가리키는데 반역(叛逆), 역모(逆謀), 역명(逆命) 등과 같이 쓰이고, 부모의 뜻을 거스른 불효자를 역자(逆子)라 한다.
맹자(孟子)는 ‘하늘에 순응하는 자는 살고 하늘을 거스르는 자는 망한다[順天者存, 逆天者亡]’고 했다.
사기(史記)에는 이런 말이 있다.
‘충언(忠言)은 귀에 거슬리나 행동에는 이롭고, 독약은 입에 쓰나 병에는 이롭다[忠言逆耳利於行, 毒藥苦口利於病]’
요즘 같아선 귀에 거슬린다고 정녕 거스르지 말아야 할 것을 거스른 것은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 볼 때다.
김영기.동서대 외국어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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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최재원 작성시간 04.04.01 逆자는 해를 등지고 반대편에서 이쪽으로 오는 사람의 그림자 모습을 그린 것이다,즉 서있는 사람의 모습인 大가 거꾸로 된 것과 길을 가다.라는 뜻인"책밭침"이 합쳐진 것이다.맞이하다(receive)가 본래 의미이고 거스르다(go against)거꾸로(conversely)등으로 확대 사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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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재원 작성시간 04.04.01 맞이할 때 두 사람의 발걸음은 서로 반대 방향인 것에서 착안된 것이다, 거꾸로( )간다(책받침)하여 거슬린다 또는 배반한다는 뜻 ( )는 首를 거꾸로 한 모양으로 [거꾸로설 역]컴퓨터로 설명을 드릴려고 하니 컴에 나와 있지 않는 자가 있습니다.자전을 찿아 보시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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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수호천사 작성시간 04.04.01 최재원님의 자세한 해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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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lapaz(김평화) 작성시간 11.09.15 자세히 이해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