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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歲時記]蜻蛉(청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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蜻蛉(청령)은 하늘을 나는 昆蟲(곤충)인 '잠자리'의 한자말. 봄부터 나타나지만 늦여름부터 가을까지가 제철이다. 잠자리는 앞으로만 나아갈 뿐 뒤로 물러서지 않고 잘 난다. 蝴蝶(호접), 즉 나비만 하더라도 날갯짓이 가벼워 바람에 휩쓸리기 십상인데 말이다. 옛날 일본의 武士(무사)들은 그래서 잠자리 무늬를 갑옷이나 무기에 새겼다. 잠자리가 나는 법이 죽을지언정 싸움에서 물러나지 않는 臨戰無退(임전무퇴)의 미덕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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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이 빨간 고추잠자리. 흔히 고추잠자리라 부르는 배만 빨간 녀석은 고추좀잠자리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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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리는 이제 일본말로 톰보(トンボ)라 하지만 옛날에는 아키츠(秋津·추진)라 했다. 섬나라 일본을 아키츠시마(秋津島·추진도), 즉 잠자리 섬이라고 부르기도 했다니 이유가 궁금하다. 섬이 잠자리 몸통처럼 길어서 잠자리 섬이라 부른 것이 아니다. 백제계 일본 임금인 神武天皇(신무천황)이 '일본은 잠자리 한 쌍이 交尾(교미)하는 모양'이라 말한 데서 유래했단다. 잠자리는 서로 꼬리를 붙이고 얼싸안아 環(고리 환) 모양을 이룬다. 環은 玉環(옥환), 즉 옥고리이다. 옛사람들이 영원한 생명의 상징이라 여긴 것이다. 神武天皇은 일본이 영원한 생명의 나라이길 바란 것이리라.
悠悠自適(유유자적)한 것처럼 보이는 잠자리도 幼蟲(유충), 즉 애벌레 시절이 있다. 잠자리의 애벌레는 水
(수채)라 한다. 글자 그대로 '물 전갈'이란 뜻이고 우리말로 '학배기'라 한다.
올챙이가 학배기의 먹이이지만 개구리는 도리어 잠자리를 잡아먹는다. 저들은 엎치락뒤치락 생명의 고리를 질기게 잇고 있지만, 사람이라면 서로 살릴 궁리를 하는 것이 제대로 된 도리일 테다. 출처:국제신문 글 임형석 경성대 중어중문학과 외래초빙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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