臘八(납팔)은 '음력 섣달 초여드레'라는 뜻. 臘은 臘享(납향)이라는 제사 이름이니 보통 '납향 랍'이라 푼다. 섣달 초여드레는 불교에서 佛成道日(불성도일), 즉 釋迦牟尼(석가모니)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은 날이라고 크게 기린다. 臘八은 옛날 중국에서 큰 명절. 죽을 쑤어 먹는 풍속이 있었다. 중국 淸(청)나라 때 책인 淸嘉錄(청가록)에 李福(이복)의 臘八粥(납팔죽)이란 시가 실려 있다. '섣달 여드레 먹는 죽은 인도에서 전해졌다네/일곱 가지 좋은 재료 조화로우니 온갖 맛과 향이 스며들었네(臘月八日粥 傳自梵王國 七寶美調和 五味香 摻入)'. 죽을 먹는 풍습이 梵王國(범왕국), 즉 인도에서 왔다 한다.
臘八粥은 줄여서 臘粥(납죽)이라고도 하고 일곱 가지 재료를 넣어 온갖 맛이 나는 죽이라고 七寶五味粥(칠보오미죽)이라고도 한다. 쌀이야 기본으로 들어가고 팥 대추 밤 개암 땅콩 잣 蓮子(연자) 胡桃(호두) 桃仁(도인) 杏仁(행인) 등등 스무 가지도 넘는다. 잘 한다는 집에서는 獅子(사자)모양을 만들어 죽 그릇마다 올린다. 씨를 빼고 구운 대추로 몸통, 반으로 쪼갠 胡桃로 머리, 桃仁으로 다리, 杏仁으로 꼬리를 만든 獅子이다.
우리는 臘八을 크게 쇠지 않고 冬至(동지)를 크게 쇤다. 죽도 우리는 동지팥죽을 쑤어먹는다. 중국 항저우(杭州·항주)의 오래된 절 天寧寺(천녕사)에선 臘粥을 福壽粥(복수죽) 또는 福德粥(복덕죽)이라 부르며 함께 나누었다. 臘粥은 여럿이 함께 복을 누리자는 뜻. 날짜는 달라도 뜻은 한결같다.
출처:국제신문 글 임형석 경성대 중어중문과 외래초빙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