善哉(선재)는 '착하구나!' 또는 '좋구나!'라는 뜻. 善哉는 산스크리트 말 사두(Sadhu)를 옮긴 말이다. 善哉는 본디 부처님이 제자들을 칭찬하는 말이라 佛經(불경)에 자주 나온다. 感歎(감탄)의 느낌이 있는데 哉가 이런 느낌을 표현하는 성분이다. 哉와 같은 말을 語助辭(어조사)라 한다. '말을 돕는 말'이란 뜻. 요즘으로 치면 ', . ? !' 같은 문장부호와 뉘앙스를 겸한다.
善哉는 우리가 흔히 먹는 '단팥죽'의 본래 이름이기도 하다. 단팥죽을 일본 서쪽 사람들은 젠자이(善哉) 일본 동쪽 사람들은 시루코(汁粉·즙분)라 부른다. 무로마치(室町·실정) 막부 때 잇큐(一休·일휴) 스님이 처음 단팥죽을 맛보고 '善哉'라고 외친 일을 契機(계기)로 생겼다는 말이 있다. 또한 이즈모 다이샤(出雲大社·출운대사)에서 신에게 바치던 팥떡 이름에서 나왔다는 말도 있다.
부산에서 단팥죽이라면 작년에 문을 닫은 高麗堂(고려당)이 얼른 떠오른다. 까만 바탕, 독특한 글씨의 看板(간판)도 좋았지만 특히 단팥죽이 맛있었다. 시절 따라 입맛은 변하는 법이고, 내 가게가 아닌 바에 그 가게의 興亡(흥망)이 吾不關焉(오불관언)이지 싶기도 하다.
부산이 장차 文化(문화)를 팔아서 먹고 살려면 이는 작은 일이 아닌 성 싶다. 부산의 현대는 開港(개항)에서 시작했고 식민지와 6·25 등을 고스란히 겪었다. 高麗堂 단팥죽은 부산 현대사를 고스란히 담은 風物(풍물)의 하나였다. 그 가치를 미처 지키지 못한 일은 晩時之歎(만시지탄)이다. 다만 미래의 거울이 되길 바란다.
출처:국제신문 글 임형석 경성대 중어중문학과 외래초빙강사
| ||||||||
다음검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