蛤蜊(합리)는 바다에서 나는 조개의 일종인 '바지락'을 가리키는 말. 吹潮(취조)나 玄蛤(현합)이란 이름도 있다. 얼룩덜룩한 무늬 때문에 雜色蛤子(잡색합자)니 花蛤(화합)이라고도 한다. 花(꽃 화)는 알록달록한 것을 가리킬 때 곧잘 붙인다. 沙蛤(사합)이나 沙蜊(사리)도 바지락을 가리키는 말. 沙(모래 사)가 들어 있으니 모래펄에 사는 조개임을 알 수 있다.
蛤蜊는 본디 合蜊(합리)라고 썼다. 껍데기 두 쪽이 붙어 있기 때문이다. 중국 漢(한)나라 때 盧敖(노오)라는 사람은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만약 선비가 바지락 살을 먹는다면 보통 사람과 똑같이 먹는 것이고 몸이 순수하고 가볍다는 느낌이 없을 텐데 어찌 몸을 벗어나 하늘에 오르겠는가?(若士者食合之肉 與庸民同食 無精輕之驗 安能縱體而升天)' 여기 선비는 사실 神仙術(신선술), 즉 신선이 되는 방법을 익히는 方士(방사)를 가리킨다. 그래서 하늘에 오른다는 말이 적어도 盧敖에게는 비유가 아니다.
盧敖의 말을 가만히 보면 漢나라 때 사람들도 바지락을 어지간히 즐겼던 모양이다. 唐(당)나라 때 시인 皮日休(피일휴)에게 病酒(병주)라는 시가 있다. 病酒는 술을 마신 이튿날 宿醉(숙취)를 달리 이르는 말. '만사를 제쳐두고 한잔 하고 싶은데/담 밖에 바지락 사려 소리 들리네(何事晩來還欲飮 隔牆聞賣蛤聲)'. 울고 싶자 매 때린다고 이날 皮日休는 바지락 안주에 한잔 거나하게 취했을 듯하다.
출처:국제신문 글 임형석 경성대 중어중문학과 외래초빙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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