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이야기]健忘症(건망증)
健 굳셀 건[난이도]고등용 [한자검정]5급(쓰기:4급) [자원]형성문자
忘 잊을 망[난이도]중학용 [한자검정]3급(쓰기:2급) [자원]형성문자
症 증세 증[난이도]고등용 [한자검정]준3급(쓰기:1급) [자원]형성문자
잘 기억하지 못하거나 잊어버리는 정도가 심한 기억장애
황제(黃帝)가 물었다. "사람이 잘 잊어버리는 것은 어떤 기가 그렇게 만드는 것인가?" 기백(岐伯)이 대답하였다. "올라가는 기가 부족하고 내려가는 기가 남아돌면 장위(腸胃)는 실하고 심폐(心肺)는 허하게 됩니다. 허하면 영위(榮衛)의 기가 아래에 머무르고 오래되면 올라가야 할 때 올라가지 못하므로 잘 잊어버리게 됩니다."
건망증은 갑자기 그 일을 잊어버리고 아무리 생각하려 하여도 기억나지 않는 것인데 심경(心經)과 비경(脾經)에 원인이 있다. 보통 심(心)이라는 기관은 생각(思)을 주관하고 비(脾)도 생각을 주관한다. 이로 인해 생각이 지나치게 많아지면 심이 상하여 혈이 소모되고 흩어져서 신(神)이 제자리를 지키지 못하게 되고 비가 상하면 위기(胃氣)가 약해져서 그럴수록 생각이 더욱 깊어진다. 이 두 가지 때문에 사람이 갑자기 잊어버리게 되는 것이다.'동의보감'에 나오는 내용이다.
健忘(건망)이란 단순한 기억력의 저하로 잘 잊어버리는 게 아니라 비교적 중한 질병이다. 일종의 기억장애라고 할까. 健은 '굳세다''꾸준하다' '튼튼하다'는 뜻인데 여기서는 '자주, 몹시, 잘'이라는 뜻으로 쓰였다. 忘은 '잊는다' '기억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와 비슷한 忙(망)도 마음심(心)에 망할 망(亡)인데 차이가 있다. 忘은 마음에서 잊는 것이고, 忙은 바빠서 마음을 잃는 거다.
건망이라 함은 문자 그대로 잘 잊는 병이다. 옛날부터 나이가 들면 그런 일이 자주 발생하여 '열자(列子)'에 '중년병망(中年病忘)'이라 하였다. '동의보감'에는 한적하고 조용한 곳에서 편안하고 즐겁게 지내며 걱정, 근심을 끊고 여섯가지 사기(六淫)와 칠정(七情)을 멀리하면 나날이 조금씩 낫게 된다고 하였다.
요새 부쩍 손에 무엇을 들고 갔다 그냥 오는 경우가 잦다. 점심 때 식당에 갔다 웃저고리를 그대로 두고 온 적도 벌써 두어 번. 기억력이 이전만 못하다는 걸 분명히 느낀다.
근자에 남자들도 손에 가지고 다니는 게 참 많아졌다. 내 경우를 보더라도 지갑을 호주머니에 넣더라도 손에 수첩은 기본이요, 휴대폰에 필기구, 카메라, 여기에 책 한 권을 들면 손가방이 있어야 한다. 수시로 써야 하는 수첩이나 휴대전화는 가방 안에 넣어두면 불편하여 결국 손에 들어야 한다. 이 물건들을 놓고 오지는 않나 세심하게 챙기는데 요즘 두고 오는 일이 잦아지는 거다. 건망증? 가지고 다니는 게 많아서 그렇겠지….
출처:전남일보 정유철 기자의 한자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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