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칼럼] 야(夜) 사람과 달, 그리고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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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문(金文)에 보이는 야(夜)는 사람, 달, 그리고 사람의 그림자 등 세 부분으로 이루어진 회의(會意)에 속하는 글자였다. 사람이 서 있는 모습(大), 왼쪽에는 사람의 그림자, 오른쪽에는 달(月)이 그려져 있다. 예서(隸書)에 이르러 오늘날과 같은 형태가 갖추어졌다. 이러한 우주의 원리를 고대인들이 알았다면 아마도 야(夜)의 표현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람이 빠진 밤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결국 야(夜)는 태양빛이 미치지 않는 시간, 달에 의한 사람의 그림자를 빌려 표현한 인간중심의 창작물인 셈이다. 권하여 대작(對酌)할 이 없을 때는 그림자도, 달도 사람이 되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자 열대야(熱帶夜)를 피해 나온 인파와 야행(夜行)에 몸을 가누지 못하는 일부 젊은이들로 행락지 마다 불야성(不夜城)이다. 문단속은 하고 나왔는지. 밤에 문을 닫지 않아도[夜不閉戶] 걱정없이 살아갈 수 있었던 때가 그립다. 짧은 여름 밤, 달이 지면 그나마도 개꿈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