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칼럼] 비(匪) 날지 못하는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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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전(小篆)에 이르러 처음 보이는 비(匪)는 회의(會意) 겸 형성자(形聲字)이다. 회의의 근거는 대바구니를 나타내는 방(匪에서 非 없는 부분)과 날개가 물에 젖어 날지 못하는 새를 의미하는 비(非)의 결합으로 새가 대바구니안에 갇혀 날지 못해 퍼덕거리는 모습이라는 것이다. 설문해자(說文解字)에서는 대바구니와 흡사한 그릇이라고 풀이하였다. 파생의미가 득세하자 죽(竹)을 위에 보탠 비(*)로 본래의 의미를 나타내었다. 시경(詩經)에 '닭이 우는 것이 아니라 쉬파리 소리가 아니요[匪鷄則鳴, 蒼蠅之聲]'라고 한 것이 좋은 예이다. 정상적인 생각과 이치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을 가리킬 때 쓴다. 국력에 걸맞은 당당한 외침과 주장이라면 때를 만나 창공으로 비상하는 상서로운 용의 울음이어야지, 조롱 속에 갇힌 채 날지 못해 퍼덕거리는 닭의 비명처럼 들려서야 되겠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