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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칼럼]]敗(패)

작성자于天|작성시간04.11.04|조회수168 목록 댓글 0

 

[한자 칼럼] 敗(패)  귀중한 것을 훼손하다

갑골문에 나타난 패(敗)의 원형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큰 솥(鼎)의 형상과 손에 막대기를 들고 있는 모습이 좌우로 결합한 형태이고, 다른 하나는 조개껍데기(貝殼)의 형상과 역시 손에 막대기를 들고 있는 모습이 좌우로 결합한 형태이다.

갑골문의 두 형태는 금문에 이르러 왼쪽 부분이 패(貝)가 아래위로 중첩된 하나의 형태로 통일되었는데, 이는 패(貝)의 중첩을 통하여 '귀중하다'는 의미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소전(小篆)에 이르러 하나로 줄어 오늘날과 같이 되었다.

청동으로 만들어진 솥은 왕공귀족(王公貴族)만이 소유할 수 있는 특별하고 귀중한 물건이었으며 조개껍데기 또한 화폐로 쓰여 경제적 가치를 표시하던 중요한 물건이었다.

솥과 조개껍데기가 손에 막대기를 들고 있는 모습과 결합한 것은 막대기로 귀중한 물건을 파괴하는 '훼손하다'는 의미를 나타내려 한 것으로 보인다.

패(敗)의 본래 의미는 '훼손(毁損)하다'이다.

설문해자(說文解字)에서도 '훼손하는 것[敗, 毁也]'이라 하였다.

상서(尙書)는 '남을 업신여기며 스스로 어진 체하며 도를 어기고 덕을 훼손하고 있다[侮慢自賢, 反道敗德]'라고 하였다.

사물의 기능이나 형태가 훼손되는 '쇠락(衰落)하다'라는 의미가 파생되어 낙엽을 패엽(敗葉)이라고도 한다.

또 물리적, 화학적 성질이 훼손되는 '부패(腐敗)'하다는 의미도 파생되었다.

전쟁이나 일 따위가 바라던 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지다' '실패하다'는 의미도 파생되어 패배(敗北) 승패(勝敗) 패소(敗訴) 등과 같이 쓰인다.

순자(荀子)는 '법이 훼손되면 나라가 혼란해진다[法敗則國亂]'고 하였다.

요즘은 정작 훼손되어서는 안 되는 가장 귀중한 것이 무엇인지 혼란스럽다.

김영기.동서대 중국어전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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