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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통건축

숨은 한국 건축의 미 /서까래/주련/그랭이/머름

작성자최덕성|작성시간08.05.05|조회수833 목록 댓글 0

숨은 한국 건축의 미

 

서까래

 

최근 호남 지방을 강타한 눈 폭탄 세례로 비닐하우스와 공장이 주저앉는 사태가 발생했다.

낡고 오래된 민가 지붕도 내려 앉아 사람이 다치는 사고가 났고 TV 화면에는 지붕의 눈을 치우는 광경이 비춰졌다.

 

목수가 지붕을 짤 때는 그 지방의 강우량이나 바람, 그리고 겨울철의  강설량을 감안해서 지붕 경사도인 '물매'를 잡고 서까래의 굵기와 서까래 간격을 정한다. 또 보통 웬만한 양반집 한옥에서는 다섯 치 내외 굵기의 서까래를 한 자 간격으로 촘촘하게 걸게 되는데  이렇게 해야 큰 눈비나 바람에도 끄떡없이 버틸 수 있다.

 

서까래는 '서까래'를 뜻하는 "셔"가 원래의 형태라고 한다.

여기에 가르다를 뜻하는 동사 '갈다'의 어간 갈 에 명사를 만드는 접미사 애 가 통합된 가래가 붙어서 합성어가 되면서 그 가운데 사이시옷이 들어가면서 셧가래로 된 것이라고 한다. 여기에 음운변화가 일어나서 서까래가 된 것으로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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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까래-장연과 단연의 굴절에서 아름다운 지붕곡이 나타난다.  ⓒ 삼척동자

 

서까래는 지붕을 만드는 가장 중요한 부재인데 그 쓰임과 위치에 따라 여러 가지로 분류된다.

주심도리 두개와 종도리 하나로 구성되는 가장 간단한 모양의 지붕은  종도리에서 주심도리까지 하나의 서까래로 걸지만 집의 규모가 커지게 되면  처마도리와 종도리 사이에 중도리가  더 얹혀지면서 중도리와 종도리까지는 짧은 서까래가 걸리는데 이를 단연(短椽)이라 하고 중도리에서 주심도리에 걸리는 서까래는 처마의 깊이 때문에 긴 서까래가 걸리는데 이를 장연(長椽)이라고 한다.

 

또 지붕 중간에는  서까래가 나란히 걸리지만 추녀를 중심으로 양쪽으로는 부채살처럼 방사선으로 서까래가 걸리기도 한다. 이를 부채살모양이라고 하여 선자연(扇子椽)이라고 한다. 서까래를 모두 평행하게 건 것을 평연(平椽) 또는 나란히 서까래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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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기연-합각의 아름다움이 돋보인다.  ⓒ 삼척동자

 

겹처마인 경우에는 서까래 끝에 사각형 단면의 짧은 서까래가 하나 더 올라가는데 이것을 부연(浮椽 또는 婦椽) 이라고 한다. 서까래와 부연은 모두 말구쪽으로 갈수록 밑 부분의 살을 걷어내 약간 휘어 올라간 모양으로 만든다. 이렇게 하면 날씬하고 힘 있게 날아 올라가는 모양을 내는 효과가 있다.

 

한옥에 쓰이는 서까래는 보통 원형단면이고 부연은 사각형단면인데 고대건축에서는 일본과 같이 각형단면의 서까래도 존재했었다. 현존하는 한옥 중에는 운현궁 옆의 덕성여대 대문 지붕에서 각형서까래를 사용한 예를 볼 수 있다. 또 맞배지붕이나 합각지붕의 박공부분에는 부연과 똑같이 생기고 길이는 훨씬 짧은 서까래가 걸리는데 이를 목기연이라고 한다. 목기연위에는 박공부분의 너새기와를 얹게 된다.

 

대들보를 수평기준선으로 보았을 때, 서까래 각도를 얼마로 잡을 것이냐는 한옥에서 매우 중요하다. 삼량집에서는 긴 서까래 하나만 걸어도 되지만 오량집에서는 긴 서까래와 짧은 서까래가 유기적으로 걸려야 기와 잇는 지붕의 '물매곡선'이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기능적으로 비나 눈이 잘 흘러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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굵고 촘촘한 배치가 큰 눈비를 지탱한다. ⓒ 삼척동자

 

긴 서까래가 완만하게 걸리는데 비해 짧은 서까래는 훨씬 강하게 올라선다.

지붕의 경사도를 물매라고 한다. 물매를 주는 기준을 '자꺽음장예'라고 하는데 자꺽음장예란 삼각형 밑변 한자에 대해 높이를 몇 치로 할 것이냐를 정한다.

 

이때 빗변을 그으면 직각삼각형이 완성되는데 그 빗변의 각도에 따라 서까래 경사도가 설정된다. 삼각형 높이를 세 치로 잡았으면 '세치 자꺽음장예'라 하고 네 치면 '네 치 자꺽음장예'라 부른다. 이에 따라 물매 경사가 결정된다.

긴 서까래가 네 치 물매라면  짧은 서까래는 여섯 치 물매로 할지  일곱 치 물매로 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또 긴 서까래를 너무 강한 물매로 걸면  서까래 끝이 처져 집을 그만큼 가리고, 너무 약하게 걸면 서까래 끝이 들리는 경향이 있으므로 부연이 있는 겹처마 집인지 서까래만 있는 홑처마 집인지에 따라 차이를 두기도 한다.

기둥이나 대들보가 한옥의 큰 부재여서 흔히 서까래는 하찮은 것으로 취급되기 쉬운데 서까래야 말로 한옥의 기능과 멋을 살리는 요체가 아닌가 한다.

 

주련

 

고대광실은 아닐지라도 웬만한 한옥 기둥에는 주련이 걸린다.
 
주련이란 기둥이나 벽에 세로로 써서 붙이는 글씨로 기둥(柱)에 시구를 연하여 걸었다는 뜻에서
주련이라 부른다.
대개는 얇은 송판에  종이 빛을 나타내는 흰 회칠을 한 다음 청색 글씨나 먹글씨를 쓰기도 하고
돋을새김으로 새김질을 하는 경우도 있다.
드릎나무는 바탕이  까만색인 질 좋은 가구재인데  그 드릎나무 판에 흰 글씨를 쓰기도 했다.
 
주련은 경치 좋은 곳에 세운 누사(樓)나 여타의 다락집, 불교의 법당 등에도 건다.
살림집 안채에서는 안마당을 향한 기둥에 주련을 거는데, 생기복덕(生氣福德)을 소원하는 내용이나
덕담(德談)의 글귀 또는 아이들의 인격함양을 위한 좌우명이나, 수신하고 제가하는데 좋은 시를 걸기도
한다. 사랑채의 기둥에는 오언이나 칠언의 유명한 시나 자작한 작품을 써서 걸기도 한다.
 
사랑채에 오가는 많은 시인묵객중에 글을 잘 쓰는 이들에게 부탁해서 그 글과 글씨를 주련에 담아 걸기도
했는데 그런 경우에는 글 쓴 이를 밝혀서 후대에 누가 쓴 글인 줄을 알게 했다.
 
주련을 가훈처럼 자녀들에게 훈계나 살아가면서 갖추어야 할 덕목으로 삼기도 했다.
우리 집은 이런 생각을 갖고 사는 집이라는 것을 대외에 공표하는 의미도 있어서 그 주련을  보고
자란 자녀들이 된 행동을 하지 못했다.
 
절집 주련과 관련해서는 "월인천강"이란 글에서 전등사 대웅전 주련을 소개한 적이 있다.
대개는 불경에 나오는 글을 주련으로 썼다.
 
                                           불심보편시방중(佛心普遍十方中)


                                           월인천강일체동(月印千江一切同)

 

민가에서 쓴 주련으로 대표적인 것은 퇴계로 남산 한옥 마을 입구에 자리한 한국의 집에서 볼 수 있다.
한국의집은 조선시대 집현전 학자인 박팽년의 사저가 있던 곳으로 중요무형문화재 대목장 신응수선생
이 경복궁의 자경전을 본떠 지난 1980년 건축하여 다음해 1981년에 개장하였다.
주요시설은 주 건물인 해린관과 문향루, 녹음전, 청우정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한국의 집 해린관의 주련 해설을 덧붙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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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마당 우로부터
明月滿席凉露濕(명월만석양노습)
밝은 달이 좌석에 환하게 비치어 이슬이 촉촉히 젖어 시원하고,

碧天如水降河遙(벽천여수강하요)
푸른 하늘은 물처럼 맑은데 은하수가 아득히 내리는 것 같네.
 
簾紋坐對中宵月(염문좌대중소월)
발무늬에 앉아서 밤중에 떠있는 달빛을 바라본다.

 

硯綠飛來幾處峰(연록비래기처봉)
벼루홈에는 몇군데의 산봉우리가 비쳐온다.

 

胸中自足인온味(흉중자족인온미)
마음속에는 온화한 정신으로 가득차 있는다.

 

海內只思타落人(해내지사타락인)
세상에 다만 높은 뜻을 가진 사람이 그립구나

 

風雨天從秋後壁(풍우천종추후벽)
바람불고 비오던 하늘은 가을들어 새파랗게 보이고


悲嗔眼到酒中靑(비진안도주중청)
슬픈 일 화나는 일은 술을 마시고 나니 다 없어진다.


<姜瑋(1820∼1884) 秋琴>

萬國梯航馳玉帛(만국제항치옥백)
여러 나라에서는 사절들이 모여들어 예물을 교환하고 모든 집안에서는 음악소리 울려 퍼진다.


< 張 寧 >

視履祥其旋元吉(시이상기선원길)
하는 행위가 선하게 가지는 사람에게는 바로 행복의 운이 찾아 올 것이요


淸明在躬氣志如神(청명재궁기지여신)
청명한 정신을 몸에 지니니 마음의 힘이 신비성을 지닌다.

 

大河喬嶽蓄洩雲雨(대하교악축설운우)
강물가 큰 산에서는 구름과 비는 쌓여다가 흩어지고


渾金撲玉輝映山川(혼금박옥휘영산천)
매장된 금과 옥의 광채는 산과 물에 비쳐온다.

 

水流花開得大自在(수류화개득대자재)
물이 흐르고 꽃이 피는데 대자연을 볼 수 있으며


風淸月郞是上乘禪(풍청월랑시상승선)
맑은 바람 밝은 달이 최고의 선의 경지다.

 

綠陰如水鶯聲滑(녹음여수앵성활)
녹음은 물빛처럼 짙은데 꾀꼬리소리 그 사이로 미끄러져 흐르고


芳草和烟燕影疎(방초화연연영소)
방초연기가 어렸는데 제비의 그림자는 듬성등성 스쳐 지나간다.


<申緯(1769∼1847) 紫가>

膝上古琴經찬後(슬상고금경찬후)
무릅위에 거문고는 불로 굽어 만든 것이요


匣中秋水發石刑新(갑중추수발석형신)
갑 안에 넣어 둔 칼은 시퍼렇게 날이 서 있다.


<姜瑋(1820∼1884) 秋琴>

翰墨香帖蘭臭味(한묵향첩란취미)
붓과 먹에서 우러나는 향기는 난초의 냄새와 통하고


茶梅影초月精神(다매영초월정신)
차(茶木)와 매화의 그림자는 달의 정신이 보인다.


<申緯(1769∼1847) 자서>

花間擊馬春風遠(화간격마춘풍원)
꽃사이에 말을 매어 놓으니 봄바람이 멀리서 불어오고


酒後登樓好月來(주후등루호월래)
술을 마시고 누각에 올라가니 밝은 달이 찾아온다.

 

한옥은 집만을 지칭하지 않는다.

집과 함게 마당이며 장독 담장 굴뚝 그리고  정원에 심는 나무 하나하나며 괴석 연못까지도 전체가 어울려

사람사는 공간으로서의 한옥을 말한다. 거기에 기둥이나 대청 처마 밑에 거는  편액, 기둥에 거는

주련이며, 방안의 그림 심지어는 도배까지도 모두 격식에 맞춰야 했다.  한옥의 멋은 이들이 다함께

조화롭게 어울리는 데서 나온다.

 

“水流花開得大自在 風淸月朗是上乘禪” (수류화개득대자재 풍청월랑시상승선)

물 흐르고 꽃이 피니 대자연을 볼 수 있고, 바람 맑고 달 밝으니 최고의 선(禪)의 경지이네.

 

그랭이

 

설날 아침 한복을 입었다.

오랜만에 입어보는 한복은 고향의 품속 같다.

넉넉한 품새며 오방색의 조화며 바람에 펄럭이는 고름과 묵직한 느낌의 마고자 호박단추가 정겹다.

 

한복을 입으면서 느끼는 감탄이 또 하나 있다.

댓님과 허리띠가 그것이다.

요즘 개량한복이야 다르지만 전통한복은 댓님도 허리띠도 붙들어 매는 아무런 장치가 없다.

 

그냥 발목과 허리에 알맞은 크기의 띠로 둘러매고 만다.

단추로 고정하는 일도 없고 허리띠 고리 같은 것도 없다.

서양 사람의 눈으로 본다면 지극히 불안한 매무새가 아닐 수 없다.

 

한복에서 댓님이나 허리띠만 둘러 맬 뿐 붙들어 고정시키는 장치가 따로 없듯이 

한옥에서 집을 대지에 고정시켜 주는 역할을 하는  주춧돌에 기둥을 얹는 방식에서도 그 고정 장치가 따로 없다.

아주 옛날에는 굴주(堀柱)라고 해서 땅을 파고기둥을 묻기도 했다.

 

주춧돌은  화강석을 다듬어 쓰지만 시골집은 대부분  산에서 나는 알맞은 크기의 자연석을 쓴다.

산돌이므로  면이 고르지 못하고 높이도 일정하지 않다. 수십 개의 초석에 기둥을 세우려면 초석마다의 높이를 감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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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수가 기둥을 주춧돌에 맞춰 그랭이한다.

 

이런 자연석 주춧돌을 호박돌이라 하고  이 호박돌을 이용한 주춧돌을  덤벙주초 라고 부른다. 높이가 일정하지 않은 주춧돌에 기둥을 키 맞추어 세우는데 제멋대로 생긴 자연석 위에 기둥을 세우는 독특한 방식이 그랭이법(혹자는 그렝이라고도 쓴다)이다. 그랭이는 주초석 위에 똑바로 선 기둥을 그 상태로 유지되도록 기둥 밑면을 주춧돌 표면의 굴곡 높낮이에 맞춰 일치화 시키는 작업이다.

 

그랭이는 덤벙주초는 물론 주좌 면을 고르게 다듬은 가공초석이라 해도 반드시 거쳐야 하는 작업이다.

초석 면이 아무리 고르게 다듬어지고 초석을 정밀하게 설치했다 할지라도 약간은 기울게 마련이다.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로 약간만 기운 초석이라 할지라도 기둥을 세우면 기둥머리에서는 많은 오차가 생긴다.

그래서 가공초석에 놓이는 기둥이라도 그랭이질을 하게 마련이다.

 

그랭이질을 위해서는 그랭이칼이 필요하다. 그랭이칼은 마치 콤파스처럼 생겼는데 한쪽 발은 먹을 찍어 선을 그릴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 그랭이칼의 다른 한쪽 발을 초석에 대고 초석 높낮이에 따라 기둥을 한바퀴 돌면 기둥 면에 초석의 요철에 따른 선이 그어진다.

 

이 선을 그랭이 선이라고 하는데 그랭이 선이 그려진 기둥을 뉘어 놓고 그랭이 선에 따라 기둥 밑면을 톱과 끌로 따낸다. 그런 후에 다시 기둥을 세우면 초석과 기둥이 밀착하게 된다.

그러므로 그랭이란 두 부재가 만날 때 어느 한 부재의 모양에 따라 다른 한 부재의 면을 가공해 주는 것을 지칭하는 한옥건축의 기법을 말한다.

 

그래서 그랭이 작업은 기둥에서만 생기는 것이 아니라 여러 곳에서 쓰인다. 예를 들면 배흘림기둥에 문설주(또는 벽선)를 세우는데 배흘림기둥이 곡선형태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문설주 면과 맞지 않는다. 그러나 문설주는 문짝을 달아야 하기 때문에 수직으로 세워야 한다. 그래서 기둥과 만나는 면을 기둥의 곡선에 따라 벽선을 가공해 준다. 이때 필요한 것이 그랭이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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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랭이질 후 수평 수직을 맞춰 기둥을 세운다.

 

그 밖에 도리위에 추녀를 앉힐 때도 추녀가 도리위에 안정적으로 얹힐 수 있게 도리 면에 따라 추녀 밑면을 그랭이질 해 얹는다. 그랭이가 잘되어 기둥을 세우면 기둥하나만 서 있어도 넘어지지 않는다. 신기하게도 목수들은 그 위를 걸어 다니면서 창방 등의 인방재를 조립한다.

 

현대식 서양건축 기법은 기초가 벽체나 기둥을 꼭꼭 잡아매어 절대로 떨어지지 못하도록 하지만 우리는 주춧돌 위에 기둥을 올려 세우는 일로 끝이다. 현대 서구 건축가들은 이렇게 잡아매지 않는 점을 이해하지 못한다.

고대 이집트나 그리스 로마 석조 건축물도 다 주초 위에 기둥을 그냥 올려 세웠는데도 그 기법을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간혹 외국에서도 우리 한옥을 짓는 일이 있는데 그럴 경우 우리의 기법을 이해하려하지 않고 현대식 공법에 따라 기둥을 고정시키라는 주문을 해서 건축허가 당국자와 승강이를 벌이는 일이 있다 한다.

신 영훈 선생님의 '우리한옥"을 보면 1967년 멕시코시 차풀테백 공원 안에 '한국정'을 세울 때도 그랬고 파리의 고암(이응로 화백)서방을 지을 때 있었던 일화가 소개되어 있다.

 

한복의 댓님과 허리띠 그리고 한옥 기둥의 그랭이에서  들어나지 않는 묘한 우리만의  멋을 발견하게 된다.

 

머름

 

머름은 창 밑의 하인방과 문 지방 사이에 있는 일종의 장식틀을 이른다.

문지방이라는 이름에서 짐작이 가듯이 창문 밑 기둥과 기둥사이에 자리한다.

한자로는 멀 원(遠) 소리 음(音)을 이두식으로 표기해 쓴다.


 

한옥의 그윽한 멋스러움은 머름을 어떻게 꾸미는냐에서 더하고 덜하기도 하다.

주인이 창문을 열고 머름위에 팔을 얹은체 처마 밑에 비껴 핀 매화꽃을 바라보거나  비 온 후 먼산 봉우리에 머문 구름 한자락에 시름을 달래기도 한다.

 

머름은 문 아래 쪽에 하인방 위로 머름 중방을 걸쳐 대고 설치한다.

머름은 보통 머름대 머름동자 머름청판을 써서 만든다.때로는 동자나 청판 대신 통판을 쓰거나 그도 아니면 흙으로 발라 마감하기도 하는데 격식을 갖춘 머름에 대하여 통머름, 흙(토)머름, 딱지머름 혹은 쪽머름 등으로 불리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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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한옥마을 머름

 

통머름은 머름동자를 쓰지 아니하고 길다란 판장 하나로 대신하는 머름이고 흙머름은 판장 대신 흙을 바른 머름을 말한다.  또 딱지머름 혹은 쪽머름은 전면(밖앗쪽)으로만 머름동자 모양을 내고 방 안쪽으로는 널을 끼우거나 흙벽을 친 머름을 말한다. 해방 전후, 서울 북촌의 집장사가 지은 한옥중에 쪽머름으로 겉모양을 낸 한옥들이 있었다.

 

머름동자와 머름대를 갖춘 보통 머름은 장식적인 멋을 풍기지만 그만큼 시공이 까다롭고 일손이 많이 가기때문에 통머름이나 흙머름 아니면 쪽머름으로 머름 구색을 갖춘 여염집이 많았고 그보다 격식이 못한 살림집에서는 머름을 두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머름은 기둥 사이에  인방재를 위아래로 보내고 인방재 사이에 군데군데 짧은 기둥목을 세운 다음 기둥목 사이에 얇은 청판을 끼워 박는 것이 보통이다. 밑에 걸친 인방재를 머름하방이라 하고 위쪽에 걸친 인방재를 머름상방이라고 한다.

보다 멋을 내기 위해 머름 상방 하방과 머름동자에 쌍사라고 해소 두 줄을 새겨 넣기도 하고 드물게는 상하 2단으로 꾸민 겹머름을 만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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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덕궁 희우정 머름

 

머름상방을 특히 머름대라고 부르고 머름상방과 머름하방 사이에 끼워 넣는 목기둥을 머름동자 또는 솟을동자라고 부른다. 머름동자 중에서 양쪽 기둥에 붙는 약간 넓게 만든 머름동자를 어미동자라고 한다. 그리고 머름동자 사이에 끼워 넣는 얇은 판재를 머름청판이라고 한다.  머름청판에도 멋을 더하기 위해 안상을 새겨 넣기도 한다.

 

머름은 보통 30~45cm 높이로 만들어진다.

이 높이는 사람이 방에 앉아서 팔을 걸쳤을 때 가장 편한 높이이다.

머름은 심리적으로도 안정감을 주며 머름대 상단의 높이는 방안에 앉은 사람의 어깨 밑을 가리는 차단벽으로서 프라이버시를 보장하는 역할을 했다.

 

옛적에 한국사람은 4척이면 작은 키에 속하고 6척이면 큰키라 하면서 5척을 평균신장으로 보았다.

한국인의 평균신장 5척(영조척 32.21x5=161.05 약 161cm)의 수평기준선이 머름대 상단에 해당한다.

마당에 선사람의 눈높이 수평을 기준으로 건물의 상부와 하부로 구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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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름틀 짜기

 

머름대 높이에 따라 문갑의 높이가 정해지고 비례적으로 다른가구의 높이가 정해진다.

이처럼 한옥의 규격은 거기에 사는 우리의 몸과 직결되어 있다.

우리 몸과 맞는 조화로운 크기로 인간 삶의 터전으로서 살림살이의 크기도 정해졌다.

 

우리네 살림집은 앉기도 하고 서서 움직이기도 한다.

주로 앉아서 생활하는 공간과 서서 활동하는 공간은 사람 몸을 고려해서 천장 높이를 달리해 주어야 합리적이다. 아파트를 보라. 방과 거실과 주방의 천장 높이는 모두 똑 같다. 공기의 순환이 원활하지 못하고 정체될 수 밖에 없다.

 

한옥은 앉아서 생활하는 방의 높이와 서서 움직이는 일이 많은 대청의 천장 높이를 달리한다.

따뜻한 기운의 온돌이 있는가 하면 찬 기운의 대청마루가 있어서 음과 양이 조화를 이루고 공기의 순환이 저절로 이루어진다.

 

한옥에는 참으로 조상의 지혜가  곳곳에 서려있지 아니한가?

 

 

 

 

글쓴이: 삼척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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