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절
몇일 있으면 ‘개천절’을 맞이하게 된다.대다수 한국인들은 개천절에 대해 “기원전 2333년 10월 3일 단군왕검이 고조선을 건국한 날”로 이해하고 있다.그러면 기원전 2333년이란 연도는 어떻게 나온 것이고,10월 3일이란 날짜는 어떻게 도출된 것일까.흔히 ‘한민족의 반만년 유구한 역사’의 근거가 되는 기원전 2333년 고조선 개국은 객관적 근거가 있는 것일까?
단기 연대의 시작을 언제로 잡을 것인가의 문제는 『삼국유사』에서 단군이 나라를 세운 때가 중국 첫 임금인 요(堯)임금이 즉위한 해보다 50년 뒤와 같다고 한 문장에서 시작한다.
일연은 삼국유사에서 “단군왕검은 당고(唐高·唐堯=요임금.일연은 고려 정종의 이름 堯를 피휘해 高를 썼다)가 즉위한 지 50년 되는 경인년에 평양성에 도읍을 정하고 조선이라고 불렀다”라고 기술하면서 부기로 “당고(당요)가 즉위한 원년이 무진년이니,50년은 경인년이 아니라 정사년 이므로 아마 사실이 아닌 듯 하다”고 자신의 생각을 적었다.
문제는 요임금 즉위연도가 무진년인지 여부를 따지는 데 있는게 아니라 요임금 자체가 전설상의 인물이어서 실존 여부를 제대로 알 수 없다는 데 있다.당연히 요임금이 왕위에 오른 연대도 알 수 없고,자연스레 단군이 나라를 세운 연대도 정확이 알 수 없다.
현재 기원전 2333년을 단군 개국연도로 보는 것은 조선시대 사서인 『동국통감(東國通鑑)』에 따른 것인데.요임금을 실존 인물로 보고 요임금의 개국연도를 적시한 중국학자의 의견을 받아들이면서 구체적인 고조선 개국연도를 도출시켰다.요임금의 존재를 믿었던 송나라 때 학자 소강절(邵康節)이 요임금의 개국시기를 기원전 2357년(갑진년)으로 추정했고,이 추정을 사마광이 『자치통감(資治通鑑)』에서 인용하기도 했는데 이 요임금 기원전 2357년 개국설을 동국통감이 수용한 것이다.이는 일연이 추정한 요임금 무진년 개국설과는 차이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서거정 등이 주도해 저술한 『동국통감(東國通鑑)』에서 단군왕검의 고조선 개국연도를 요임금 개국시기인 기원전 2357년보다 25년 뒤진 기원전2333년으로 잡았다.“요임금 개국 50년 뒤에 고조선을 열었다”는 일연의 설명과 달리 25년 뒤로 산정한 것은 『삼국유사』가 아니라 고려시대 『제왕운기』에서 “무진년에 단군이 나라를 세웠다”는 설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즉 요임금 개국년을 소강절의 갑진년설로 받아들이고,단군의 개국연도는 『제왕운기』에 나온 무진년설을 받아들여 요임금 25년(기원전 2333년) 무진년에 고조선이 건국한 것으로 추정한 것이다.만약 일연처럼 요임금 50년을 정사년으로 보고 그 때 고조선이 개국했다고 본다면 기원전 2284년이 단기 기원으로 도출된다고 한다.
한마디로 전통시대 요임금을 실존 인물로 봤다고 치더라도 요임금 즉위년을 갑진년으로 볼지,무진년으로 볼지 의견통일이 이뤄지지 않았었고 단군이 고조선을 건국한 해도 경인년,무진년,경사년 등으로 설명이 제각각 이었던 것이다.
다시 말해 이설과 저설에서 하나씩 따온 『동국통감』의 추정연대(기원전2333년)는 『동국통감』에서만 상정해본 것으로 구체적인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다.자연스래 『동국통감』 연대를 기준으로 단군개국 연대를 추정하는 것 또한 의미가 없다고 한다고 송호정 한국교원대 교수는 지적한다.이는 또 기원전 2333년이란 연대가 한국사에서 보통 청동기 시대의 시작을 기원전 15∼13세기로 보는 학계 다수설에 부합하지 않는 문제도 발생한다.
개국연대가 불명확한 만큼 10월 3일이란 날짜가 도출된 것도 자의적이다.개천절이 10월3일로 정해진 것은 대종교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종교에선 ‘개천’의 본래 뜻이 단군조선의 건국일 이라기 보다는 단군이 천신인 환인의 뜻을 받아 “처음으로 하늘문을 열고” 태백산 신단수 아래로 내려와 홍익인간과 이화세계의 대업을 시작한 기원전2457년(上元 甲子年) 음력 10월3일로 본다고 한다.
개천절이 명절로 자리잡는데도 대종교가 큰 역할을 했는데 1900년 1월 15일 나철을 중심으로 대종교가 창설되면서 개천절을 경축일로 정하고 매년 행사를 거행했다고 한다.역사학자 이이화씨에 따르면 10월 3일을 개천절로 정한 것은 당시 대종교 창시에 가담했던 구한말 학자 김윤식의 생일에 맞춘 것이라는 설도 있다고 전해진다.
개천절을 맞아 개천절과 관련된 기본 사실들에 대해 한번 정리해봤다.단군이 고조선을 건국했다는 연대가 꼭 기원전2333년 10월 3일이 아니라고 해서 개천절의 의미가 사라지는 것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면서...
<펌>
<참고한 책>
송호정, 단군,만들어진 신화, 산처럼 2007
일연, 삼국유사, 김원중 옮김, 을유문화사 2002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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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겁난당 작성시간 10.10.03 고조선의 건국은 국사 교과서 조차 bc2000-1500년이라 기술하고 있는데 이건 몇년전 자료인듯 하군요~신용하 교수의 고조선 국가형성의 사회사란 책을 보면 고조선의 건국은 bc2333년보다 훨씬 오래전이라고 합니다. 그 증거로 북한에서 bc3000년경의 청동기 유물들이 다수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북한에서 발견되었다고 못믿는다고 하기 보다는 진지하게 연구해야 할 것입니다. 남한도 bc2000년 경의 청동기시대 유적에서 그 시대 숯이 발견되는 등 많은 유물.유적이 발견됩니다. 이제 고고학적 성과도 인정하며 연구해야 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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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배달국인 작성시간 10.10.04 단군을 신화로 보는 송호정의 쓰레기 같은 반론답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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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호루스 작성시간 10.10.04 고조선의 중심을 한반도로 보면 윗 글과 같은 결론이 도출되지요. 하지만 고조선의 발상지와 중심지를 만주로 보면 윗 글의 결론을 도출하기 힘듭니다. 왜냐하면 지금 만주지방에 발굴되는 유적들을 보면 기원전 15세기, 기원전 17세기를 넘는 청동기 시대 유적들이 대거 출토되고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