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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이야기][배우] 알랭 들롱: 소름끼치는 강렬한, 참혹한 아름다움의 교과서

작성자신애마 천국|작성시간10.11.10|조회수7,398 목록 댓글 5

 

 

영화 '태양은 가득히'에서 화면을 가득 채우는 푸른 바다와 작열하는 태양, 망망대해를 떠다니는 요트. 그리고 웃통을 벗은 채 요트를 조종하는 남자. 남자의 미모 하나로 세계를 뒤흔들었던 이 영화의 주인공 알랭 들롱은 현존하는 20세기 미남의 정석이자 레전드로 꼽히는 인물이다. 한국에서도 아버지들이 젊었을 때 아랑 드롱 닮은 미남이었다는 근거없는 자랑(실제로 90%는 구라다)에도 자주 등장해 익숙해진 이름 알랭 들롱. 알랭 들롱 닮았다는 말을 훈장처럼 여기게 만들면서 50~80년대까지 미남 배우라는 타이틀의 상징이 된 알랭 들롱은 1935년 11월 8일 프랑스 소(Thor) 지방에서 태어났다.

 

알랭 들롱의 자세한 개인사는 비밀에 싸여있는데 아마 워낙 삶에 어둡고 굴곡진 측면이 많아서인듯 하다. 그의 아버지는 작은 영화관을 경영했고 어머니는 약제사로 분위기 있는 미인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두 사람은 알랭이 4살 때 이혼해 각자의 길을 갔고 알랭은 외조부모의 집에 맡겨졌다. 굴곡 많은 그의 인생과 어두운 인생사를 암시라도 하듯 그의 어린 시절 놀이터는 교도소 앞마당이었고 놀이 친구들은 간수의 자식들로, 몇년 후 길러주던 외조부모가 죽자(살해당했다는 말도...) 알랭은 생모에게 돌아가야했는데 이 때부터 어린 시절은 평탄치 못하게 흘러가기 시작한다.

 

 

  

 

 알랭은 공식적으로 1명의 여동생과 2명의 남동생을 두었는데 모두 이복/이부 형제다. 알랭은 돼지고기 전문 도축장에서 일하는 남자와 재혼한 어머니에게 돌아가 계부와 함께 살게 되지만 어머니가 계부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이부 동생 에디트(edit)만을 귀여워하자 따돌림당한다는 생각에 친부에게 가려고 했지만 친아버지도 재혼해 두 아들을 두고 있었기 때문에 알랭은 자신이 돌아갈 곳이 없다고 느꼈다. 이러한 가정불화로 인한 애정 결핍 때문에 알랭은 여학생들과 자주 문제를 일으켰고 부모는 가톨릭계 수도원 학교에 넣었지만 10군데 가까이 기숙학교를 전전하고 여섯 번은 퇴학당하는 답이 없는 문제아였다. 결국 일시적으로 감화원에 보내져 14세에 철창 생활도 일찌감치 경험한 후 학업을 중단하자 계부는 그에게 도축장 일을 가르쳐 직업을 물려주려 했다. 계부의 도축장에서 일하면서도 자신이 있을 장소를 갈구하던 그는 고뇌 끝에 프랑스 외인부대에 자원하는데 미성년자인 그가 입대하려면 보호자의 승낙이 필요했다. 계부로서는 골칫덩이를 치울 기회였는지 몰라도 어머니가 조금은 걱정해주기를 기대했을 테지만, 어머니는 아들이 전쟁 중에 입대하겠다는데도 전혀 말리지 않고 순순히 계부의 말에 따라 입대에 동의했다. 결국 자신에 대한 애정이 없다고 생각한 알랭은 그 어머니에 대한 미움이 무의식 속에 뿌리 깊게 남게 되고 이는 점차 여성 불신이라는 형태로 나타나 그의 삶에 계속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렇게 예쁘고 잘 생긴 아들을 왜...)

 

 

17세에 입대한 알랭은 마르세이유에서 화물선을 타고 카빈총을 다루는 방법을 배워 낙하산 부대에 배속되어 1차 인도차이나 전쟁에 종군한다. 제대로 된 가정이나 학교 생활을 해보지 못한 그에게 군대는 처음으로 마음 붙일 수 있는 소속감을 심어주었고, 3년을 군대에서 보냈지만 그 기간 중 11개월을 영창에서 보내는 등 거친 기질을 통제하지 못해 여러 문제를 일으켰다. 1955년 휴전 조약으로 제대했을 때 알랭은 20살이었다. 미국과 멕시코를 방랑한 다음 해 귀국한 그는 몽마르트르를 비롯한 각지를 전전하다 생제르맹 데 프레에 정착하는데 이 시기 그는 뒷골목을 전전하며 짐꾼, 하역작업, 웨이터, 접시닦이 등 안 해 본 일 없이 없었다고 한다. 역시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추정만 할 수 있으나 이 시기 암흑가에 연계된 것으로 보이는데 그의 턱에 있는 칼자국이나 훗날 보디가드 살인 사건 연루 등도 이 때 몸 담은 마피아와 관련된 것으로 짐작된다.

 

 

 

인생에 전환점이 찾아온 것은 1957년이었다. 그 해 여름, 그와 가까이 지내던 여배우 브리짓 오베르는 알랭에게 칸 영화제에 참석해볼 것을 권한다. "칸 영화제에 가보는 게 어때? 당신 정도 얼굴이라면 어느 감독에게서 콜이 들어올지도 몰라." 이를 계기로 친구들과 함께 칸느를 걷던 중 그는 한 일류 에이전트의 눈에 띄인다. 칸느를 기웃거리는 동안 그의 외모는 어디서나 사람들의 눈에 띄었다. 아름다운 외모와 반항적이고 거친 분위기를 발산하는 그를 사람들은 누구나 알게 되었고. 더운 날씨 때문에 상반신 누드(...)로 해변을 걷고 있던 그에게 말을 걸어온 것은 미국 헐리우드에서 록 허드슨을 발굴한 바 있는 에이전트 헨리 윌슨이었다. "좋은 몸을 갖고 있군"이라며 스카우트된 알랭 들롱은 3일 후 로마에서 '무기여 잘 있거라'를 촬영 중인 영화 제작자 데이빗 셀즈닉의 스크린 테스트에 합격한다. 미국에서 성공을 거둘 거라는 확신이 선 셀즈닉은 영어를 습득하는 조건으로 7년 계약을 제의하지만 알랭 들롱은 거절했다. 자신은 프랑스인이기 때문에 먼저 프랑스에서 승부를 걸어보고 싶다는 것이 이유로, 거장이 신인에게 내건 파격적인 7년 계약 조건을 물리친 것은 드문 일이었다. 시몬느 시뇨레의 소개로 그녀의 전 남편 이브 알레그레 감독의 영화 '여자가 사건에 얽힐 때'에 출연해 장 폴 벨몽도와 공연하게 된다.

 

 

 

실제 삶

 

알랭 들롱의 삶에 대해서는 실제로 드러난 부분 외에는 자세히 알려진 게 없다. 아마 1960년대 후반 일어났던 보디가드 살해 사건과 알랭의 암흑가 출신 친구가 범인으로 지목되고 자신도 연루되어 암흑가와의 연계 혐의를 받았던 것처럼 밝히기 어려운 치부나 어두운 측면이 많아서일 것으로 짐작된다. 알랭 들롱은 인간성이 그렇게 좋은 편도 아니고 데뷔 전 막 살다가 얼굴 값을 해서 뜬 경우기 때문에 섬칫한 면도 없을 수 없는데, 특히 여자관계에서도 냉혹한 성격을 드러내서 출세를 위해 많은 여자들을 이용했다. 건달인 그를 발견해서 지원해 준 첫번째 여자는 샹송 가수 줄리엣 그레코였다. 프랑스의 국민 가수로 사랑받던 그녀는 알랭이 성공을 거두게 물심양면 도왔지만 알랭은 냉혹하게 그녀를 버리고 떠났고, 그레코는 배신 당했음에도 현실을 받아들여 그를 보내주었지만 다른 한 여자는 그러지 못했다. 그 여인은 바로 로미 슈나이더다.

 

 

 

'프랑스 비극의 화신'으로 불리는 로미 슈나이더는 프랑스인이 아니었다. 그녀는 1938년 9월 23년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나 양친 모두 배우였던 영향을 받아 15세인 1953년 어머니 마그다와 함께 출연한 영화로 영화계에 발 디뎠다. 그녀를 스타로 만들어준 것은 17세 때 주인공으로 연기한 영화 시씨(sissi) 3부작으로, 애칭 'sissi'로 불린 오스트리아의 유명한 황후 엘리자베트의 삶을 각색한 이 영화에서 로미 슈나이더는 어머니 마그다와 친 모녀지간으로 출연해 동화 속 공주같은 시씨를 연기하고 이 영화는 인기를 얻어 1955년부터 57년까지 3부작으로 제작되었다.(로미의 인기에 힘 입어 후편 4,5편도 기획 되었으니 로미 슈나이더가 질려서 때려치움) 섹시 여배우 열풍이 불던 시기 로미의 청순한 매력은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서독의 연인'으로 전세계에 알려져 있었다. 알랭 들롱과 만난 것은 1959년 영화 '사랑은 오직 한 길(cristine)'에서였다. 비극적 연인으로 공연한 두 사람은 실제 사랑에 빠지고 로미는 끝내 알랭을 따라 독일에서의 입지를 버리고 프랑스로 와서 두 사람의 사랑은 세기의 연애로 센세이션을 일으킨다.

 

 

그러나 세기의 연인이자 가장 어울리는 커플로 주목받던 둘의 사랑은 양립할 수 없는 두 사람의 영화 커리어를 쌓는 노력 때문에 4년만인 1963년 공식적으로 종지부를 찍었다. 둘은 이후 같은 영화에서 연인으로 출연하기도 했으나 끝나버린 사랑을 되살리지는 못했다. 알랭 들롱은 로미 슈나이더와 헤어진 다음해 다른 여자와 결혼했고 로미 슈나이더 역시 서둘러 결혼하고 아들을 낳았지만 알랭에게서 버림받은 상처는 평생 로미의 인생에 어둠을 드리운다.

 

1963년 알랭 들롱이 새로 선택한 여자는 나탈리 바르텔미였다. 모로코 카사블랑카 출신인 그녀의 본명은 프란체스카 카사노바(...)로 프랑스와 이탈리아 혼혈이었는데 알랭 들롱과 비슷한 성장과정이나 풍부한 인생 경험을 갖고 있었다. 무엇보다 그녀는 알랭의 어머니와 분위기가 상당히 비슷했다고 하는데 이에 끌렸는지 알랭은 그녀와 결혼해 1964년 첫 아들 안소니 들롱을 얻는다. 아들 출생 후 알랭은 아내와 아들을 데리고 헐리우드로 가서 몇년 간 지냈으나 당시 헐리우드는 미남보다는 거친 남자(outlaw) 스타일을 선호했기 때문에 1966년 프랑스로 귀국하지만 1967년 영화 <사무라이>에 출연을 계기로 여배우를 계속하고 싶어한 나탈리와 계속 마찰을 빚다가 결국 이혼하고 만다.

 

 

 

<아내 나탈리와. 알랭의 어머니가 나탈리와 분위기를 비롯해 상당히 닮았다고 하는데 알랭의 마더콤이 영향을 미쳤을까?>

 

  

 

 독일 출신 모델이자 가수인 니코와의 관계도 유명했다. 이는 약혼녀 로미 슈나이더가 버젓이 존재했을 때로, 니코와의 사랑이 없는 일시적인 열정은 곧 끝나고 니코는 알랭의 아들을 낳았다. 알랭은 아버지가 되기를 거부하고 아이를 인정하지 않았으나 보헤미안 적 삶을 추구하던 니코는 아들 크리스티앙 아론(Ari)을 알랭의 생모에게 맡기고 떠났다. 격분한 알랭이 어머니에게 자신과 아리 중 하나를 택하라고 요구하자 그녀는 아리를 택했고, 그 후 알랭은 아리는 물론 어머니조차 죽기 전까지 거의 만나지 않았는데 사랑받지 못한 유년기의 상처를 극복하지 못한 것 같다. 어머니는 알랭의 팔에 안겨 죽었다는데 크리스티앙은 알랭의 생모가 키웠기 때문에 들롱이라는 성을 쓰지만 알랭 들롱은 여전히 이 아이를 친자식으로 인지하지 않고 있다. 남자는 사랑하지 않는 여자가 낳은 자식에게서는 애정을 못 느낀다는데 알랭 들롱 같은 타입은 더 심한가 보다. 그 밖에도 미레이유 다르크 등 많은 여인들을 거친 알랭 들롱은 1987년 독일계 모델 나탈리 반 브레멘과의 사이에서 딸 안눈치카와 아들 알랭-파비앙을 얻었으나 2002년 그녀가 다른 남자가 생기면서(그간의 벌일 수 있으나 늙은이가 젊은 애랑 결혼한 부작용이지 뭐) 헤어져 2주일에 한번 주말을 같이 보내는 신세가 되었다. (크리스티앙은 저 나이 되도록 인정 안 하고 늘그막에 얻은 두 아이들을 끔찍하게 아낀다는데...) 외에도 브리짓 바르도, 미레이유 다르크, 마리안느 페이스풀 등 수많은 여인을 거쳤다.

 

 

 

 

브리짓 바르도. 하긴 브리짓 바르도가 알랭 들롱을 가만 뒀을 것 같지 않다-.-

 

 

알랭 들롱의 딸과 막내 아들. 알랭을 닮아서 아들에게서 훈남 센서가 감지됨.

 

 

 

 

알랭 들롱을 아는 사람이나 사귀었던 여자들은 그를 두고 '두번 일하기는 싫은 사람'이라고 평한다고 한다. 곱상한 외모와 반대로 뒷골목 출신이라 조폭과 관련되었던 적도 있다고(다는 아니지만) 털어놓았고 기본적인 법도 안 지킨 적도 많다고 인정했으며 세금 많이 나와서 내기 싫다고 국적 바꿔 내뺀 것 때문에 진탕 욕 먹은 사람이기도 하다. 실생활에서도 교양이나 상식 따위완 거리가 멀었다고(......) 거기다 갱 출신답게 냉혹하고 인간불신적인 면이 강한데다 어머니의 애정 결핍으로 인한 마더 컴플렉스와 여성 불신으로 점철된 사람이니 같이 하기 쉬운 사람은 아니었을 게 확실하다. 찌질한 놈들이 '나 나쁜 남자야'라며 허세부리는 것과 달리 삶 자체에서 '뭔가 가까이했다간 인생 조지게 할 놈'이라는 포스가 팍팍 풍기는 전형적인 '나쁜 남자' 분위기인데 여자들이 흔히 품는 환상인 '내가 사랑해주면 바뀔 것' '내가 사랑으로 개과천선시킬 것'이라는 생각은 아예 하지도 말자. 남자는 죽어도 안 바뀐다. 나탈리 들롱 정도를 빼면(이 여자는 오히려 알랭의 네임 밸류를 이용해먹은 케이스랄까) 줄리엣 그레코를 비롯해서 알랭 들롱의 여자들은 다 저 인간한테 반해서 바꿔보겠다고 덤볐다가 튕겨져 나간 것이다.-_-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죽는 날까지 알랭을 사랑했다. 청순미로 이름 높았던 로미는 알랭 들롱과 헤어진 상처에 더해 인기마저 떨어지는 심한 타격을 입었다. 이는 청순미를 버리고 팜므 파탈적이고 비극적인 매력을 가진 여배우로 재기하는 계기가 되었지만 알랭 들롱과 헤어진 상처를 극복하지 못한 채 서두른 두 번의 결혼은 모두 파경을 맞았다. 설상가상으로 로미의 인생에서 가장 큰 비극은 1981년 14세 된 아들 다비드의 죽음이었다. 아들을 데리고 친정집에 갔을 때, 열쇠가 없어 철문을 넘어 집안으로 들어가려던 아들이 실수로 떨어져 뾰족한 철문에 찔려 사망한 것이다. 하필 자신의 눈앞에서 아들의 죽음을 목격한 로미는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1982년, 900만 프랑의 세금을 체납한 그녀를 혈안이 되서 잡으러 다니던 국세청 직원에 의해 시체로 발견되었다. 곁에는 수면제와 위스키 잔이 놓여있었다. 사인은 심장마비로 알려졌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자살 가능성을 의심하지 않고 있다. 그만큼 로미는 삶에 지쳐 있었던 것이다. 알랭과 헤어진 후 그녀는 '지나간 사랑은 중요치 않다'고 쿨한 자세를 유지했지만 알랭에게 그들의 사랑이 지나간 과거로서만 존재한 반면 로미 슈나이더에게는 그렇지 못했던 것 같다. 사망하기 얼마 전 한 인터뷰에서 '내 삶은 그(알랭)를 잊지 못해 추락했다'고 넋두리를 늘어놓았다던 그녀는 실상 알랭 들롱에게서 벗어나지 못하고 평생 불행했던 것이다. 헤어진 후에도 여자를 놓아주지 않고 인생마저 망가뜨린 알랭 들롱의 마력에 가까운 매력. 로미 슈나이더의 장례식에서 추도사를 읽었던 옛 연인, 그녀의 삶을 망가뜨린 장본인 알랭 들롱은 추도사를 읽으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다른 사진 다 필요없고 뻑 가게 만든 사진 한장. 카리스마 작살이다.>

 

 

<꽃보다 아름다워>

 

 

 

 

미모

 

이런 섬뜩하고 냉혹한 일면에도 그의 미모나 상반되는 매력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뒷골목 건달 신세일 때도 식당에 가면 그의 얼굴에 반해서 음식값을 받지 않았다거나, 쇼윈도 밖에서 멋진 양복을 구경하는데 양복점 주인이 그를 보고 쫓아나와 옷 좀 입어달라고 양복을 선물했다는 에피소드는 이미 유명한 얘기. 그의 배우로서의 치명적 단점이 사진발을 정말 안 받는 거라고 할 정도로, 세기의 미녀라는 엘리자베스 테일러와 더불어 좌우 얼굴이 완벽하게 들어맞는다는 그의 미모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사진보다 영상을 봐야하고, 영상보다 실물을 봐야한다는 말이 있다. 얼굴의 조화 뿐 아니라 이목구비 자체도 뜯어보면 예술이라 특히 '태양은 가득히'에서의 집요할 정도로 쫓아다니는 카메라 워크가 비추는 반라의 몸매(이 때문에 감독하고 요상한 소문도........ㅋㅋ)와 강렬하고 사악하면서도 애수 띤 눈빛, 화면을 가득 채운 그의 푸른 눈동자는 스크린 안인데도 마치 바로 앞에서 빤히 쳐다보는 것처럼 가슴을 뛰게 해서 수많은 이들의 숨을 멈추게 했고 '눈이 사람잡는다'고 표현될 정도였다. 때문에 다른 영화에서도 역할은 다르지만 꼭 알랭의 눈만 클로즈업해서 한가득 비춰주는 장면이 꼭 등장하는 것도 우연은 아닐 것이다. 

 

 

 

그저 미남이라는 말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천사같은 얼굴과 상반되는 시니컬하고 냉혹한 분위기가 어우러진 그의 매력은 밑바닥이나 암흑가 인생을 연기할 때 가장 실감나게 다가오는데 <로마인 이야기>의 작가 시오노 나나미는 <남자들에게-우아한 식사법> 편에서 알랭 들롱에 대해 이렇게 평한다.

 

"알랭 들롱은 미남이다. 그러나 그 미는 하층계급 남자의 것이다. 기품이랄까 품위랄까 그런 것과는 관계없는 미남이다. 확실히 매력은 있다… 알랭 들롱은 스타가 되기에 마땅한 눈매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왠지 풍기는 분위기가 천하다. 그런 만큼 밑바닥 인생을 연기하면 그의 매력이 살아난다. <태양은 가득히>에서의 알랭 들롱은 정말 좋았다.”

 

시오노 나나미는 특유의 자만심과 평가하는 어조로 알랭 들롱의 매력을 분석해놓은 것처럼 얘기하지만 사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시오노 나나미의 말이 그다지 좋게 들리지 않는 이유는 '고상하거나 기품이 없는 천한 분위기라 밑바닥 인생을 연기할 때 가장 잘 어울린다'라는 말에는 꼴에 귀족주의가 쩌는 이 할망구의 버릇같은 거만함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맞는 말을 귀족주의에 젖어 비꼬아 표현해놨다고 보이는데 그가 하층민이나 암흑가 역할을 주로 한 것은 그가 얼굴 때문에 그저 그런 배우로 전락하는 일을 경계해서 스스로 자청한 일이다. 시오노 나나미가 간과한 것 중 첫째는 그가 겪어온 삶의 굴곡이 그대로 묻어나 '참혹한 아름다움'을 창조해내기 때문에 더 어울린다는 것이 알랭 들롱의 매력이고 그것이 알랭을 범죄 전문배우 대배우로 성장하게 했다는 점을 시오노 나나미는 보지도 않은 것이다.

 

할망구가 간과한 두번째가 이런 '천한' 알랭 들롱에게 가장 열광한 나라는 이 우익 할망구의 조국 일본이고, 알랭 들롱 따라한다고 원숭이들이 트렌치 코트에 선글라스, 담배 물고 설치고 알랭 들롱 관련 상품이 제일 많이 팔린 '고상하지 못한 나라'라는 점이다. 셋째는 할망구 거울 좀 봐! 생긴 게 멀쩡하면서 천한 매력 운운하면 말이나 않지, 완전 천민 그 자체로 생긴 주제에 어따 대고 천박한 매력이래? 귀족주의 척에 역사가 흉내내면서(그러나 정작 진짜 역사가들은 상대 안 해줘서 일본의 역사 교수들은 시오노 나나미가 온다는 말에 초대를 거절하고, 한국에서는 로마인 이야기를 주제로 레포트 써서 교수 뒷목 잡게 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공주병도 답이 없는 게 양놈들한테 동양 여자의 신비 컨셉 하나로 꼬시고 다니고선 주제 파악이 안 되서 요시다 미야코하고 쌍으로 자기가 진짜 잘나고 고상한 줄 아나벼?

 

 

<미친 우익 할망구>

 

 

완전 '다양한 얼굴'을 소유한 남자

 

 

<어딘가 제임스 딘과 베르너 슈라이어를 닮았다.>

 

 

 

<영화 '형사'에서 콜먼 형사를 연기한 알랭 들롱의 비열한 미소. 썩소가 아니다.>

 

조각같이 아름답고 로맨틱한 외모에도 불구하고 그는 멜로물은 거의 찍지 않았다. 그는 얼굴 때문에 '그저 그런 배우'로 전락할 것을 일찍부터 경계해 어둡고 거친 영화에 주로 출연했는데 어둡고 거친 삶을 반영하듯 그의 얼음같은 분위기를 최대한 살려내는 작품을 선택했다. 그가 주로 연기한 배역은 암살자, 청부업자, 갱, 브로커, 범죄자 등 어둡고 냉혈한 캐릭터로 늘 선과 악이 모호하게 공존하는, 즉 정의로운 역할이어야 하는데 전혀 착한 놈 같지 않은 그런 역할들이다. (영화 '형사'에서 알랭 들롱은 형사로 나오는데 범인들 줘패고 카트린 드뇌브가 정보원 일 제대로 못 했다고 뺨 후려치거나 비열한 미소 등 이 놈이 더 악당 같음;) 한국에서도 미남의 대명사로 알려져 방한했을 때 꽤 나이가 있었는데도 광채가 나서 지나가던 천경자 화백? 그 사람이 우연히 보고 한시간 동안 서서 계속 구경했다고 한다. 아버지들이 '나 젊었을 땐 알랭 들롱 닮았다'는 말로 순진한 자식들에게 사기를 쳐서 나중에 알랭 들롱의 존재를 안 자식들이 이 사람아 코털이 닮았겠다!!며 아버지를 사기꾼으로 몰아간 경험 있는 사람이 꽤 될 것이다. 한국에서는 모든 아버지들의 '젊었을 적의 나'라는 알랭 들롱(집집마다 알랭 들롱이 한 명씩...)ㅋㅋㅋㅋㅋㅋㅋ그런데 그 미모에도 불구하고 영화 속의 이런 냉혹한 모습은 실제 알랭 들롱의 모습과 상당히 똑같다고 한다.

 

 사람이 어떻게 저렇게 생길 수 있나 하는 의문과 더불어 차가움 속의 끈적이는 관능, 냉혹하면서도 퇴폐미까지 풍기는 외모와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빨아들일 듯한 흡입력을 가진 눈빛, 트렌치 코트와 중절모가 어울리는 우수어린 분위기, 아름다우면서도 부드러움보다는 냉소적이고 묘한 슬픔까지 느껴지는 위험스러운 매력. 천사적 아름다움과 악마적 분위기가 공존하는 20세기의 대표 미남 알랭 들롱. 하지만 그를 아는 사람들은 알랭이 저런 냉혹한 역할들을 뛰어나게 연기하고 빛을 발한 건 그 캐릭터와 성격이 똑같기 때문이고 '태양은 가득히'를 비롯한 영화 속에서의 차갑고 냉혈한적인 모습이 그의 실제 성격이라고 말한다. 그 말을 증명하듯, 늙으면 살아온 인생이 얼굴에 드러난다는 말이 사실인지 미노년으로 중후하고 온화한 분위기를 풍기는 여타 남자 배우들과 달리 거친 삶을 살아온 알랭 들롱은 여전히 소년 같으면서도 조금은 비열한 인상을 풍긴다. 사생활에 있어서는 비밀도 많고 어두운 측면도 많다는 알랭 들롱이지만 외모에 가려 연기가 묻히는 타입도 아니기에 더 대단한 사람. 그 소름끼치게 강렬한 느낌. 남녀 불문 아무리 잘 생겼다고 날뛰어봤자 과연 저렇게 생긴 생명체가 100년 이내엔 나올까 싶다.

 

 

<로미 슈나이더와 연기 장면 모음. 로미가 알랭을 못 잊은 이유를 좀은 알 것 같다.>

 

참고로 순정만화에서 튀어나온 외모 뿐 아니라 목소리마저 죽였으니, 본인이 반한 건 정작 알랭 들롱의 얼굴이 아닌 목소리였다.

알랭 들롱은 여가수 달리다(Dalida)와 듀엣으로  "Paroles Paroles"라는 곡에서 나레이션을 맡았는데

 

듣다가 숨넘어가는 줄 알았다..........ㅜㅠ

 

가사마저 여자를 유혹하는 내용이라 신이 내려준 저 얼굴에 저런 목소리로 꼬시면............ 신이 공평하다는 말은 신은 죽었다로 바뀌어야 한다(.........)  

 

 

달리다와는 친구 사이였지만 달리다 역시 로미 슈나이더와 비슷한 삶을 살았다. 사랑에 계속 실패하고 연인을 잃는 일이 되풀이되자 달리다 역시 삶의 무게에 지쳐 자살.

 

 

이런 표정으로 Que tu est belle 이라고 속삭이면.........................

 

 

 

 

 *Paroles, Paroles *

C’est ?trange,
Je n’sais pas ce qui m’arrive ce soir,
Je te regarde comme pour la premi?re fois.

Encore des mots
Toujours les mots les m?mes mots


Je n’sais plus comme te dire,


Rien que des mots


Mais tu es cette belle histoire d’amour
Que je ne cesserai jamais de lire.

Des mots faciles des mots fragiles
C’?tait trop beau


Tu es d’hier et de demain


Bien trop beau


De toujours ma seule v?rit?.

Mais c’est fini le temps des r?ves
Les souvenirs se fanent aussi
Quand on les oublie


Tu es comme le vent
Qui fait chanter les violons
Et emporte au loin le parfum des roses, Jenifer~(ㅎㅎ)

 


Caramels, bonbons et chocolats


Par moments, je ne te comprends pas.


Merci, pas pour moi
Mais tu peux bien les offrir ? une autre
Qui aime le vent et le parfum des roses
Moi, les mots tendres enrob?s de douceur
Se posent sur ma bouche
Mais jamais sur mon coeur

Une parole encore


Parole, parole, parole


Ecoute-moi


Parole, parole, parole


Je t’en prie


Parole, parole, parole


Je te jure


Parole, parole, parole, parole, parole
Encore des paroles que tu s?mes au vent


Voil? mon destin te parler
Te parler comme la premi?re fois.

 


Encore des mots
Toujours des mots les m?mes mots


Comme j’aimerais que tu me comprennes.


Rien que des mots


Que tu m’?coutes au moins une fois.


Des mots magiques des mots tactiques
Qui sonnent faux


Tu es mon r?ve d?fendu.


Oui, tellement faux


Mon seul tourment et mon unique esp?rance.

Rien ne t’arr?te quand tu commences
Si tu savais comme j’ai envie
D’un peu de silence


Tu es pour moi la seule musique
Qui fit danser les ?toiles sur les dunes

Caramels, bonbons et chocolats


Si tu n’existais pas d?j? je t’inventerais


Merci, pas pour moi
Mais tu peux bien les ouvrir ? une autre
Qui aime les ?toiles sur les dunes
Moi, les mots tendres enrob?s de douceur
Se posent sur ma bouche
Mais jamais sur mon coeur


Encore un mot juste une parole

 


Parole, parole, parole


Ecoute-moi

 


Parole, parole, parole


Je t’en prie

 


Parole, parole, parole


Je te jure

 


Parole, parole, parole, parole, parole
Encore des paroles que tu s?mes au vent

 


Parole, parole, parole


Que tu est belle

 


Parole, parole, parole


Que tu es belle

 


Parole, parole, parole


Que tu es belle

 


Parole, parole, parole, parole, parole
Encore des paroles que tu s?mes au vent

 

▶ 가사해석

이상해요
오늘 밤 무슨 일인지 모르겠소
난 처음인 것처럼 그대를 보고 있어요


여전히 말말,언제나 말말
같은 말들


그대에게 이젠 뭐라고 말해야할지 모르겠소.


말뿐이야

하지만 그대는 이 아름다운 사랑 얘기인 것을...
내가 결코 읽기를 멈추지 않을


쉽게 하는 말말 덧없는 말말
그건 너무 아름다웠지


그대는 어제이고 또한 내일이오


정말이지 너무 아름다웠지

언제나 변함없는 내 유일한 진실이라오


하지만 꿈 같은 시간들은 이제 끝났어
우리가 꿈꾸는 걸 잊어버릴 때
추억들도 시들어버리게 되어 있는 걸

그대는 바람같이

바이올린을 노래하게 만들어
장미의 향기를 멀리로 실어나르지, 제니퍼~(느끼해ㅋ)

 

 

카라멜과 사탕, 초코렛(처럼 달콤한 말들)


때때로 난 그대를 이해하지 못하겠소


고맙군요, 나를 위한 것은 아니겠지만
허나 당신은 바람과 장미 향기를 좋아하는

다른 여자에게 그걸 줄 수도 있겠지
부드럽게 포장된 다정한 말들이
내 입술에 머물지만

내 마음에는 결코 아닌 걸


다시 한 마디


말 말 말

내 말을 들어봐요


말, 말, 말

제발


말, 말, 말

장담하오


말, 말, 말, 말, 말
당신이 바람에 흩뿌리는 말들은 여전하군

자 이게 내 운명이 그대에게 말하는 것이오......
처음처럼 그대에게 말하는 것이라오


 

여전히 말말,

제나 같은 말들

그대가 나를 이해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말뿐이야

그대가 단 한번만이라도 내 얘기에 귀를 기울였으면 좋으련만

 

거짓처럼 들리는 황홀한 말들 전략적인 말들
그것들은 거짓인 것들

 

그대는 금지된 나의 꿈이라오

 

그래, 새빨간 거짓인 것을

단 하나의 내 고통과 내 유일한 희망


당신이 시작하면 그 무엇도 당신을 멈추게 하지 못하지

당신이 알고 있었다면

내가 잠시의 침묵이라도 원하는 것을


그대는 내게 유일한 음악이오
모래언덕에서 춤추게 만드는 음악이라오

 
카라멜, 사탕 그리고 초코렛(처럼 달콤한 말들)

그대의 존재가 이전에 없었다면 난 그대를 창조해 내었을 거요

 
고맙군요,

나를 위한 것은 아니겠지만
허나 모래언덕에 있는 별들을 좋아하는
다른 여자에게 그것을 줄 수도 있겠지
부드럽게 포장된 다정한 말들이
내 입술에 머물지만 내 마음에는 결코 아닌 걸


다시 한 마디, 단지 한 마디만

 


말, 말, 말

내 말을 들어봐요

 


말, 말, 말

제발

 


말, 말, 말

장담하오

 


말, 말, 말, 말, 말
당신이 바람에 흩뿌리는 말들은 여전하군

 


말, 말, 말

그대는 너무 아름답소!

 


말, 말, 말

그대는 너무 아름답소!

 


말, 말, 말

그대는 너무 아름답소!

 


말, 말, 말, 말, 말
당신이 바람에 흩뿌리는 말들은 여전하군

 

 

 

로미 슈나이더와 그녀의 어머니 마그다와

 

 

 

 

 

 

로미 슈나이더와의 한 때

 

 

 

알랭 들롱이 '뱀파이어와의 인터뷰'에서 브래드 피트 역을 할 뻔 했다는데 이 사진 보면 레스터가 더 어울릴 듯.

 

 

 

 

 

 

 

아내 나탈리와 아들 안소니와 함께

 

Anthony Delon

 

아들 안소니. 닮긴 했는데 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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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아비정전 | 작성시간 10.11.10 너무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알랭 드롱을 그저 곱게 자라 얼굴로 뜬 프랑스 배우쯤으로 생각했는데.... 일생을 몰래 들어다 본 느낌이네요...게다가 익히 들었던 노래의 나레이션을 알랭 드롱이 한거라는것도
    첨 알았네요...............................푹 빠져서 사진이랑 봤습니다...[태양은 가득히] 한번 더 봐야겠어요...또 다른 시선으로 영화를 보게 될 것 같네요...
  • 작성자아나별 | 작성시간 10.11.10 빨롤레빠롤레빠롤레~~~예지원씨가 생각나는 노래..ㅋ 좋네요...알랭드롱 멋지네용
  • 작성자퀸연아 | 작성시간 10.11.10 말뿐이야~~
    눈이 정말 보석을 박아 넣은것 같네요 ...에메랄드~
  • 작성자켈리킴 | 작성시간 10.11.11 잘 봤어요~ 알랭 드롱 이름만 들었는데.. 정말 잘생겼네요~!!
  • 작성자알고이씀 | 작성시간 10.11.11 남자가 봐도 멋있네요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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