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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터미널/ 김상규

작성자김양희|작성시간26.06.22|조회수4 목록 댓글 0

남부터미널

 

김상규

 

 

기억을 잃어버린 금붕어의 눈빛같이 

건초를 씹다 지친 알파카의 입술같이

떠나자, 남부터미널로 무표정한 그곳으로 

 

가볍게 흩날리는 매표소를 뒤로 하고 

어항에 둘러앉은 대합실 속 사람들

'칠레행, 칠레행 버스는 당도하지 않습니다'

 

누구나 알고 있다면 아무도 모른다는 것

슬프면 왜 우는가, 기쁘면 왜 웃는가 

오늘의 스낵코너에선 왜 표를 안 파는가 

 

멍하니 홀로 앉아 사육실이 돼보는 곳

쾌활한 기분 따위는 어울리지 않는 곳 

가보자, 남부터미널로 머그샷 속 얼굴처럼 

 

 

-《거울 속 히치하이킹》 객 동인지, 4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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