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14일
곡성 동악산
주중에 울린 한통의 전화.
주관하실 다큐고문님한테 일이 생겼단다.
빅딜은 아니다.
동악산은 예전에 다른 산악회에서도 리딩한 적도 있고,
나한텐 익숙한 산.
당시 무더위에서 고전했던 기억은 선명하나, 조금 체력관리만 하면 되겠지.
작년에 마침 내가 주관하기로 되어있는 운탄고도 산행을 앞두고,
팔이 부러져 리딩을 대신해주신 고마움에 대해 보답을 할 좋은 기회이기도 하고.
다시 한번 다큐고문님이 작성하신 신청페이지를 열어 숙지를 해본다.
이날도 기온은 30도를 오르내리는 듯.
조망뿐 아니라, 청류동계곡이 좋아, 여름으로 유명한 산이라,
늘 여름에 찾곤 하지만, 뒤따르는 더위에 대한 싸움이 늘 고심.
사전에 숙지한 내용과 경험을 바탕으로 동악산에 대한 안내를 하는데,
약간 오버하고 있나...
A코스 소개가 끝나기도 전에, 벌곡휴게소에 버스가 주차할 곳을 찾는다. ;;;;
순발력있게 멈추고 이후 기회를 찾는다.
날은 아직은 선선한데....
드리우는 햇살이 오늘 고전을 충분히 예상케한다.
적절하게 산행지 설명을 마치고, 들머리까지 시원~하게 숙면을 취한다.
들머리에 도착한 시간은 예정보다 약간 늦었네.
하산지점 계곡을 즐길 여유도 드릴겸. 당초보다 약간 시간을 더 얹어 하산시간을 배정하고, 산행시작.
기억에 선명한 들머리를 향해 함께 걷는다.
초기 형제봉까지의 구간을 잘 소화하면 되겠는데....
오늘은 선두에서 이끌어야 하기 때문에,
일찌감치 스틱을 부여잡고 의지하며 고도를 높인다.
늘 선두그룹을 형성하는 선배님들이 앞에서 진땀을 내고 있는 나를 배려하는 듯.
답답하시겠지만, 기색이 없다. ^^
서서히 고도를 높이면서, 자연스럽게, 평화로운 곡성의 논밭과 스카이라인이 모습을 드러낸다.
후미를 맡아준 현고문도 빠른 페이스로 내 뒤에서 따르긴 하는데, 이따금
"삼계탕을 얼마나 맛있게 드실라고, 빠르게 가세요~?"
오늘 뒷풀이는 삼계탕이란다. ㅎ
제대로 즐기기 위해 점심을 적게 먹으라는 사장님의 조언이 있었다.. ^^
충분히 조망터에서 즐길 여유를 가지면 좋겠으나,
관례상 선두팀은 그런 나이브한 걸음에 인색.
동조를 해드리기 위해, 거친 숨이 나오긴 하나, 그대로 남쪽의 최고봉인 형제봉을 향해 묵묵히 오른다.
깃대봉에서 잠시 숨을 고른다.
개념도엔 더 아래쪽으로 되어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미 고도가 500이 훌쩍 넘었다.
자. 200만 더 치고 오르자.
베낭을 메고 걸음을 시작하려는데, 늘하늘형님이 아직 준비전이라며 주변의 핀잔. ;;
"워낙 호리호리하셔서, 나무줄기에 가려 못보았네요~~"
형제봉에 가까와가면서, 보여지는 조망은 그 일품의 형세가 도드라진다.
가뿐 숨을 그 핑계로 좀 몰아쉬면서, 서서히 형제2봉에 오른다.
여기서 밥을 먹어도 되겠는데, 앞으로 2개의 유사한 봉우리가 더 있다.
형제봉에서 밥을 먹자.
변변치 않는 도시락을 내놓고,
초반에 소진한 체력을 회복하는 귀한 시간을 즐긴다.
후미도 선전을 해서, 형제2봉에서 아침을 먹는다고.
으잉? 이번엔 열무국수??
ㅎㅎ 참 다채로와~~
어? 요정님 등장?
난 주로 후미에서 전전하던 지라, 요정님의 체력에 대해 말로만 전해들었는데,
대단한 기량이네~
함께 점심시간을 같이 이어간다.
자.. 충분히 쉬었고..
이제 2부를 시작해볼까..
대장봉을 넘어, 배넘이재로.
동악산 봉우리들을 남북으로 놓고 가로지르는 배넘이재를 향하는길은 숲도 좋고, 이따금 바람도 불어주며,
길도 적당히 내리막과 평지가 순하게 이어지는 좋은길.
평지를 걷노라면, 마치 수통골 도덕봉에서 금수봉까지의 좋은 길을 연상하기도 한다.
계속 후미의 진도상황과, 마주오는 B코스의 진행상황을 청취하면서,
무난하게 산행이 진행되고 있음을 안심하며 중반을 보낸다.
좋은 길을 이어가며, 배넘이재 도착.
목을 잠시 축이고,
마지막 동악산으로의 2.2km 를 소화하기 위한 행군을 이어한다.
고도가 250정도 깎여내려와 다시 회복해야 하긴 하지만,
동악산까지의 오름은 형제봉으로의 초기 오름에 비해 경사가 완만하여,
숨을 참을만하다. 다만 누적된 피로가 서서히 느껴지면서, 발이 부뎌지긴 하네.
정상의 마지막 데크
계단 높이가 ....
"현고문이 오를수 있을까?"
늘 콤파스를 요구하는 지점에 이르면 나오는 단골 레파토리. ㅎ
오늘도 뒤에서 궁금한 소리가 들린다. ^^
사실은 기민한 잔발처리로 여느산꾼보다 쉽게 오른다는...
무전으로 상황을 알릴까 하다가, 이미 숨이 내 턱에 차서 그냥 통과.
동악산 도착.
오늘 빅딜이 마무리 되어가고 있다.
중간에 물이 부족해 고민이 있었던 요정님도 잘 진행하고 있는 듯.
지난 천성장마 코스에서 된 통 당했던 예방주사 효과가 있었는지라,
어지간한 갈증에도 이제는 내성이 생겼다.
천천히 하산길을 즐긴다.
동악산에서의 하산길은 길도 잘 정비가 되어있고,
이내 평이한 길로 도림사로 이어지는 관계로,
그간 쌓힌 근육과 관절의 피로도를 온타임으로 해소하면서,
하산의 즐거움을 만끽하기 좋았다.
후미가 동악산에 도착해서,
"악자가 음악 맞아요??"
"ㅎㅎ 그냥 외우세요~"
여름에 한바퀴도는 입장에선 나올 수 있는 의문. ㅋ
선선할 때 한번 다시 와보면 참 좋겠다.
도림사가 나오면서, 포장길로 접어들고,
그간 긴장과 피로가 일시에 해소가 된다.
"어?? 까막산님?"
그러고 보니, 아까 동악산으로 오르는데에도 조이사랑님 (대한토에선 설악산 솜다리꽃님) 도 마주치며,
반갑게 인사를 했늗데,
낯익은 얼굴이 또 보이는데..
2, 4주 쉬는 아토산 산악회 멤버들이 개별로 동악산으로 오신 모양이네.
우리산악회를 이용해 같이 해도 좋았을걸.. ㅎ
반갑게 안부를 나누고 스쳐내려간다.
때맞추어 개업을 시작하는 산수카페.
환복을 하고, 그늘에 편 자그마한 테이블에 옹기종기 앉아,
속속 복귀하는 산우들을 반가이 맞이하며, 그 순간을 즐긴다.
후미까지 안전하게 하산하고,
특별식인 삼계탕으로 소진한 체력을 회복하고,
안전하게 귀가길에 오른다.
동악산에선 음악이,
대한토에선 웃음이!!!
댓글
댓글 리스트-
답댓글 작성자동그라미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6.14 대단한 유혹이었을텐데..ㅎ
후미도 매우 빨랐던 거 같습니다. ^^ -
작성자청려장 작성시간 26.06.14 날씨가 덥다보니
가파른 오르막 치고 오르는 형제봉 코스가 만만찮더군요.
대타로 나서서 노련하게 리딩하느라 수고 많았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동그라미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6.14 답답하셨을텐데,
뒤에서 잘 인내하셨습니다. ㅎㅎ -
작성자길따라 작성시간 26.06.14 회장님 대타로 수고 많으셨군요.
더운 날씨에 오름길이 많이 힘드셨을 듯한데, 저는 바로 뒤에 있지 않았습니다.ㅎ
바로 뒤에 어느 분이 계셨었죠?ㅎㅎ -
답댓글 작성자동그라미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6.14 형님도 그렇고,
늘하늘님도 배려 많이 해주셔서,
앞에서 리딩을 그런대로 한 거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