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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그레 문학회 2026년 06월 09일(화)

작성자낭만대통령|작성시간26.06.09|조회수0 목록 댓글 0

한실문예창작 방그레 문학회
(지도 교수 박덕은)

 

[투표하는 날](시) - 교정본

- 박명자

이른 아침
학교 체육실 안에 갖춰진 투표함들
누군가는 시장을
누군가는 광역시 새 얼굴 떠올리며
작은 종이 한 장을 접어 넣는다

말은 짧고
기표 도장은 작지만
그 안에는
도로 넓히고 강 살피고
웃음이 머무를 공원 그리는
긴 시간이 담겨 있다

전국 각 지역에서
저마다의 내일을 들고 와
투표함 속에 조용히 넣는다

민주주의는
한 사람의 외침이 아니라
수많은 발걸음이 모인 광장

밤이 되어 봉인된 함이 열릴 때
우리는 안다
한 표는 가벼워 보여도
하나를 움직이는 바람이
된다는 걸.



[돌아오지 못한 오빠](시) - 교정본

- 양희옥

유월은 해마다 찾아오는데
한 번 간 오빠는 돌아오지 못했다

가족 살리겠다고
인민군에 지원해 간 오빠
당신의 뜻대로 세상은 되지 않았다

전쟁의 회오리바람 속에서도
우리 가족은
굳건히 존재했는데
한 번 떠난 오빠는 소식조차 없다

시국이 잠잠해지자
행방 묘연한 오빠 찾아
전국을 뒤지던 아버지는
끝내 오빠의 행적을 모른 채
눈을 감았다

형제자매들은 멍하니
빈 하늘만 바라보며
아직도 끝나지 않은 전쟁 속에
오빠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목포 사랑](시) - 교정본

- 박연식

구름 한 점 없는 청잣빛 하늘이 이끄는 대로
목포항 가로지른다
푸른 파도가 시 쓰는 발 아래
해상케이블카에 몸을 맡기며
우리 부부는 딸의 효도 품는다

식수 귀한 고장
물지게 지던 굽은 등 부대낀 골목
그 아픔과 설움 주춧돌 밑바닥에 새겨 있다

일제에 항거하던 선구자들 목소리
그 노력 헛되지 않은 항구 도시
낭만과 예향 역사관에 한 뼘씩 가까워진다

임진왜란 전적지 유달산이 노적봉으로 둔갑
드높은 강강수월래 노랫소리 장병들의 함성으로 착각
이순신 장군의 승리로 이끈 자랑스러운 국민성

바닷가 항구에 먹거리는 날마다 푸짐하고
아구찜 먹갈치 뻘낙지 항상 풍성하고
하늘과 푸른 바닷물 마주보며 사랑 얘기 쓴다

흐르는 영산강 잔주름 여울지고
삼학도 부딪히는 포말에 물새들 평화로운 자맥질
이난영의 흘러간 노랫가락 따스하다.



[시골 밥상](시) - 교정본

- 임금남

노을빛 스멀스멀
품속 파고드는 시간
밭에서 퇴근한 어머니
아들에 뒤질세라
마음보다 발길 먼저 앞선다

텃밭 상추 뜯어
훨훨 날아가는 겉절이 버무리고
봄햇살에
파랗게 질식해 버린 시금치 무쳐
몸도 마음도 청춘 돌아오라
묵언 기도한다

대대로 이어온
이 빠진 뚝배기 된장찌개
몽글몽글 구름무늬 그리며
밥상머리 돌아
숟가락에 내려앉는다

건더기 없는 국물에는
계란 노른자와 오이꽃 한가득
바라만 봐도 배부르다

국물은 어느새 바닥나
어머니와 아들은
하늘을 통째로 삼켜 버린
어마어마한 사랑의 식탐자.



[버팀목](시) - 교정본

- 모정자

서로 서로 지키고 지켜
수년의 노화
오늘은 푸르름으로

환한 가슴으로 안고 안아
밝고 맑게
먼먼 파노라마 그리며

붉은 향 누굴 향해
넌지시 내밀어
다시 또 가슴 조인다.

 

 

[사랑·9](시) - 교정본 B안

- 이여울

그대는
몇 평의 아픔과 상처를 뛰어넘어
지평선 너머로 간 게 아니라
따스한 그날과 추억이 한 채의 집을 지은
그리움으로 더 깊이 들어왔다

망상의 방에서 집중하며 개화하는 
당신이라는 꽃은 증발하는 법 없이 수백 필지 채워졌다

가고 없는 빈자리는 어두컴컴해지는데
부르지 못한 음절 하나가
밤마다 등불처럼 켜지고
다 전하지 못한 고백은
한 번도 접히지 못한 편지처럼
밤새 가슴을 맴돌았다

서성이는 저녁의 가장자리에서 포옹과 안녕
그 마지막 풍경 맞이하지 못했지만
서로를 품었던 날들은
가장 눈부신 계절이었다

편견 없는 소리들이 소리 물고 깨어나는
비 오는 날이면
우산보다 먼저 생각나고
꽃이 피면
그 꽃의 안부부터 물었다

몸을 관통하는 높은 음역의 슬픔은
그대를 곁에서 밀어냈지만
사랑까지는 데려가지 못했다
그대가 남긴 숨결은
가슴속에 빛으로 피어나
세월로도 덮을 수 없는
몹시 뜨거운 문장이 되었다.

 

 

비안 완료
[사랑·9](시) - 교정본

- 이여울

그대는
지평선 너머로 간 게 아니라
그리움으로 더 깊이 들어왔다

부르지 못한 음절 하나가
밤마다 등불처럼 켜지고
다 전하지 못한 고백은
한 번도 접히지 못한 편지처럼
밤새 가슴을 맴돌았다

마지막 풍경 맞이하지 못했지만
서로를 품었던 날들은
가장 눈부신 계절이었다

비 오는 날이면
우산보다 먼저 생각나고
꽃이 피면
그 꽃의 안부부터 물었다

시간은 그대를 곁에서 밀어냈지만
사랑까지는 데려가지 못했다
그대가 남긴 숨결은
가슴속에 빛으로 피어나
세월로도 덮을 수 없는
몹시 뜨거운 문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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