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시) ㅡ 교정본
ㅡ양회락
초대장 받고 온 것도
그렇다고 누가 버린 것도 아니다
손끝에서 태어나
눈총 속에 산다
빗자루 끝에서 밀려나고
젖은 걸레에 씻겨 나가도
억울하다고 말하지 않는다
사라짐은 머묾이고
머묾 또한 떠남의 다른 이름일 뿐
쓸어낸다고 없어지는 게 아니다
잠시 보이지 않는 곳으로 옮겨갈 뿐
비어 있는 방 한 칸에도
햇살 한 줄 비켜들면
다시 보이는 쪽으로 걸어나와
허공 가득 서 있는 이들과 말 없는 친구가 된다.
[보랏빛 답장](시) ㅡ교정본
ㅡ 양회락
아내가 가을볕에 말린
주름진 햇살을 달여
유리병 속에
차곡차곡 눌러 담았다
대추 몇 알이
누님의 창가에 건너가던 날
현관문 손잡이에는
보랏빛 하나 걸려 있었다
붉음이 떠난 자리로
정이 대신 와 앉았다
세상은 바람결마저 거칠어
강물도 제 길 가다 목 마른 날이 많지만
어떤 마음은 건너간
자리마다 돌아온 자리가 더 깊다
저녁 식탁에 앉아
한 알씩 입에 넣을 때마다
멀리 다녀온 바람이
마른 목울대 적셨다
대추 한 봉지 그 작은 사랑이
식어가는 저녁을 천천히 데우고 있다.
[능소화](시조) ㅡ교정본
- 강덕순(배려짱)
담장 위 뻗어나가 햇살결 품어 안고
주홍등 주렁주렁 밝히니 푸른 하늘
그대로 골목 골골이 너울너울 번진다
입가에 밝은 미소 번져도 가슴속은
새까만 숫뎅이를 품었다 나도 몰라
그 누가 내 마음 알까 저 별들은 알 거야
긴 세월 그리움이 꽃으로 피어난다
드높은 담장 너머 까치발 치켜세워
행여나 사랑하는 님 보는 날도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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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소화/원본/시조/배려짱
담장위 뻗어나가
햇살을 품어안고
주홍등 주렁주렁
등밝혀 푸른하늘
고운향 골목 골골이
너울너울 번진다
입가에 밝은미소
번져도 내마음은
새까만 숫댕이를
품었다 나도 몰라
그누가 내마음알까
저별들은 알꺼야
긴세월 그리움이
꽃으로 피어난다
드높은 담장넘어
까치발 치켜세워
행여나 사랑하는 님
영원토록 못잊어
제목:
보랏빛 답장
ㅡ원본
ㅡ양회락
아내가 가을볕에 말린 주름진 햇살을 달여
유리병 속에
차곡차곡 눌러 담았다
대추 몇 알이
누님의 창가에 건너가던 날
현관문 손잡이에는
보랏빛 하나 걸려 있었다
붉음 것이 떠난 자리로
정이 와 앉았다
세상은 바람결마저 거칠어
강물도 제 길을 가다 목 마른 날이 많지만
어떤 마음은 건너간
자리마다 돌아온 자리가 더 깊다
저녁 식탁에 앉아 한 알씩 입에 넣을 때마다
멀리 다녀온 바람이 마른 목울대를 적셨다
블루베리 한 봉지
그 작은 사랑은 식어가는 저녁을 천천히 데우고 있다.
제목:먼지.ㅡ원본
ㅡ양회락
초대장 받고 온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누가 버린 것도 아니다
사람의 손끝에서 태어나 눈총 속에 살았다
나는
빗자루 끝에서 밀려나고
젖은 걸레에 씻겨 나가도
억울하다고 말하지 않는다
사라짐 머묾이고
머묾 또한 떠남의 다른 이름인 것을
쓸어낸다고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잠시 보이지 않는 곳으로 옮겨갈 뿐
비어 있는 방 한 칸에도 햇살 한 줄 비켜들면
나는 다시 보이는 쪽으로 걸어나와
공중 가득 서 있는 손님들과 말 없는 친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