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비고

낯설기 문학회 2026년 06월 22일(월)

작성자낭만대통령|작성시간26.06.22|조회수0 목록 댓글 0

 

한실문예창작 낯설기 문학회
(지도 교수 박덕은)


[한복·37](시) - 교정본

- 이서현

노을 번지는 논두렁길 따라
굽은 어깨 위 지게 하나
산과 들의 하루를 짊어진 고단함
땀방울과 함께 실려 있다

들녘에
자식들의 소망 심어놓고
힘들다는 말 없이
햇살의 향기 일렁이는
황금 들판의 꿈 꾸었다

서산의 뭉게구름 천천히 물들어도
아버지 사랑은 저물 줄 모르고
높고 너른 등 뒤에는
늘 활짝 웃는 소금꽃이 피어 있었다

하얀 무명 한복에
스며든 흙
수묵화 되어

세월 길어 올리던
아버지의 강가에
가장 아름다운 노래와 시로 흐르고 있다.



[머뭇거린 자리](시) - 교정본

- 윤석채

상현달 하나 비스듬히 걸려 있다
금 간 듯한 불빛 아래
문득 너의 얼굴이 떠오른다
편의점에서 
식어 가는 어묵 국물 나눠 먹던 밤
짧은 김 사이로 번지던 웃음에
우리는 오래 함께할 수 있을 거라 믿었다

너는 새벽 첫차 타야 했고
나는 공장 야간 등 아래
기름 묻은 장갑을 오래 벗지 못했다

퇴근 막차가 끊긴 거리엔
식은 국밥 내음과
늦은 배달 오토바이 소리만 떠돌았다
삶은 마음보다 먼저 닳아 갔고
우리는 서로의 하루 끝에서
조금씩 늦어지고 있었다

내일을 버티는 일이 더 급했던 시간
우리의 사랑은
해질녘 갯벌에 고인 물처럼 
끝내 바다로 돌아가지 못했고
다 채우지 못한 마음은
가슴 한 구석에서 마르지 않았다

불 꺼진 창가에 기대어
너를 생각한다
반쯤 사라진 저 달처럼
끝내 놓지 못한 마음이
어둠 속에서 천천히 번져 간다

너는 어느새
그리움의 얼굴로 찾아와
해진 마음 위를
조용히 쓰다듬고 간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