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인봉 입구 나무데크에는 등산객들로 많이 분주하다. 다른 날 보다 늦은 오전 10시에 모임시간이 예정되었고, 또 일요일이라 워킹하는 사람들이 많다. 예년보다 일찍 더워진 날씨를 걱정하였지만, 하늘은 흐리고 약간 서늘한 기온에 마음이 안심이 된다.
한국등산학교 산장을 지나 석굴암 방향으로 접어드니 사람들이 없어, 오르는 길이 고즈넉하기도 하고,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과 함께 나의 거친 숨소리만 들려 즐겁다.
중간쉼터에 도착하니 지인 선배님 팀이 휴식하고 있다. 몇 년 전 심장마비로 저승을 갔다가 돌아오신 선배님이, 열심히 재활하여 다시 등반을 하시는 것을 보니 반갑고, 그 열정과 강인함이 놀랍다.
대략 17년전 경에 등반을 배웠던 적벽산악회 송대장님은 이곳 쉼터에서 휴식을 하지 않고 꼭 푸른샘까지 올라가서 휴식을 하였기에, 나도 한동안 그렇게 했었는데, 언젠가부터 이제는 이곳에서 휴식을 하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다.
중앙벽에 도착하니 다른팀들이 설우길과 현암길을 등반중이다.
하늘길과 푸른길이 비어 있는데, 하늘길을 등반하기로 하였다.
푸른길은 나에게는 억지 인공 등반을 해야만 하는 길이라 좀처럼 가게 되지 않는다. 그래도 푸른길만 남았다면 줄은 걸어 주는 것이 공지한 대장의 책무라 생각된다.
원래 하늘길 1피치는 좀더 좌측에서 시작하여 우상 사선으로 오르는 길인데, 지금은 그렇게 등반하는 사람들은 없고, 현암길 1피치나 설우길1피치를 이용하여 등반한다. 나는 쉬운 현암길 1피치를 주로 이용한다.
손잡이가 좋은 홀드들이 있고 크랙도 양호하다.
상단부에 중소형 캠을 하나치면 마음이 편하다.
세컨인 영희님에게 로프를 반자 접어 한동더 달고 오라고 하여 탑로핑 로프를 설치하기로 하였다. 팀원이 7명이나 되어 뒤의 분들은 탑로핑하면서 기다리게 하기 위해서이다.
원래 하늘길 2피치 출발은 우측 사선크랙을 올라간후 다시 좌로 트레버스 해서 진행하는 길인데 몇 년전에 직상하는 볼트들이 생겼다.
직상하는 길은 현암길 변형길로 잘못 알고 있기도 했고, 까칠해 보여서 한번도 가보지 않았었는데, 오늘은 우측에 사람들도 많아서 직상해서 가보기로 했다.
직상길은 까칠하지만 인공등반이 가능한 볼트거리이다.
기존의 하늘길과 만난 후에는 새로운 볼트도 얼마전에 한 개 더 추가 되어 있어 심적 부담이 줄어 들었다.
좌측끝의 크랙을 따라 오르면서 중소형캠 2개 정도 설치하면 안전하다.
우측의 고정체인 고리를 지난후 우측 아래로 내려서서 확보점이 있는데, 우측 위에 새로운 확보점이 최근에 하나 더 추가 되어 있다. 과거 2016년 이전에 하늘길 확보점이 있던곳 근처로 다시 올라간 것이다. 우상 밴드를 따라 올라 새로운 확보점에 확보하였다.
달그님은 하늘길을 처음 등반한다고 하시는데, 좌측 끝에 있는 크랙으로 등반하지 않고 중간의 작은 크랙으로 등반하려 하여, 좌측크랙으로 옮겨서 등반하라고 알려 주었다. 가끔 초보 선등자도 크랙을 잘못 올라 난감해 하는 경우를 본적 있다.
새로운 확보점이 위로 올려져 설치되어 있어 3피치 첫 볼트 까지 캠을 치지 않고 올라도 되어 마음이 많이 편하다. 초반부 크랙은 양호하다.
하늘길 3피치는 1~2볼트 사이의 거리가 멀고 중간에 Wide 뻥크랙이 있어서 선등자들이 많이 추락하는 구간이다. 선인파 방대장님은 스태밍으로 잘도 오르시지만, 오래전 스태밍으로 한번 추락한 이후부터 나는 스태밍은 하지 않는다
추락없이 무사히 확보점에 도달했다.
3볼트 이후 크랙상단부 핑거 크랙에 얼마전까지 있던 고정캠이 없어져서 새로 캠을 설치하느라 조금 긴장 되었다. 소형캠을 설치하면 된다.
게다가 빗방울까지 살짝 살짝 내려서 좀더 긴장이 되었다.
갑자기 빗방울이 두두둑 떨어진다. 일기예보에는 저녁때나 비가 온다고 했는데, 하늘에 먹구름이 몰려오며 빗방울이 떨어진다.
3구인 달그님이 무전기로 “대장님 비가 오는데 탈출해야 되는 것 아닌지요” 라고 물어온다. 나는 일단 줄이 걸려 있으니 3피치까지는 등반하자고 무전기로 말 하였다.
영희님은 약한 빗방을 맞으면서 쉬지도 않고 잘도 올라 오신다.
비도 살살 와서 마음이 급해져 시간을 줄이려고, 올려진 로프를 아래로 내려서 4번째 등반자에게 확보하게 하였다. 3피치가 길어서 시간이 많이 소요될 듯하여 2명을 한번에 빌레이 볼 생각이다. 전에도 시간 절약을 위해서 그렇게 한적이 있었다.
달그님도 처음 하늘길을 등반한다고 하시는데 잘도 올라오신다.
국화님은 요즘 인공외벽에서 열등하고 계셔서 몸이 가볍게 오르신다.
하강하여 1피점에 도달하니 이제는 비가 그쳤다.
우측의 설우길 2피치를 등반하기로 했다.
2번째 볼트를 지나 오르는 길에서 추락을 하였다.
이전에 몇 번이나 갔던 길인데 어떻게 리딩을 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고, 추락하니 자신감도 떨어지고, 비가와서 바위가 미끄러워서 그럴거라고 전가를 하면서 억지 등반을 하였다.
설우길은 3구까지만 등반한다고 하여 다른분들은 먼저 하강하였다.
세컨인 영희님이 등반후 설우길2피점에서 땅까지 먼저 하강시키고, 3구인 달그님 빌레이를 내가 보았다.
로프가 짧은 경우가 있기도 하고, 사용한 로프가 내 로프가 아니라서 길이가 어떤 줄도 모르고, 영희님이 하강하면서 중간자 표시를 찿지 못하여, 달그님도 먼저 하강시키고 내가 마지막에 하강하였다.
아니나 다를까 중간자 표시가 안보여서 정확한 반자위치도 모르게 대충 반절접어서 하강하였고, 설우길 2피치를 60미터 로프 접어서 반자로 하강하는데 두 개 로프 끝을 맞추어도 몇 미터가 부족하여, 푸른길 첫 볼트를 이용하여 볼트 하강을 하였다. 하강하며 로프 끝을 맞추는 요령도 알아두어야 해서 하강 후 팀원들에게 알려 주었다.
먼저 하강하시어 배낭을 싸진 분들은 먼저 내려가시라고 하고, 남은 영희님, 달그님, 무파님과 내가 가지고온 시원한 맥주로 갈증을 달랬다. 역시 등반후 마시는 맥주 맛이 이 세상 최고의 맛이다.
석굴암으로 바로 내려가는 길이 생겨서 많이 편하다.
아침에 올라올 때부터 많이 궁금했었던 꽃이 궁금하여 사진 찍어 찿아 보니 조록싸리 꽃이라고 한다. 지금 한창 많이 피어 있다.
한국등산학교 옆 화장실 지나는 길에 나무에 달려있는 열매도 올라갈 때부터 궁금했었는데 찿아 보니 가래나무 열매라고 한다. 여러 개가 달려있는 것이 특이하다.
지난번 조은님 추천으로 갔던 산두부 집에 도착하니 먼저 하산하신님들이 주문해 주셔서 이미 음식이 나와 있다.
오늘도 안전등반을 함께한 님들과 맛있고 즐거운 뒷풀이 시간을 보냈다.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미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6.09 흐리고 바람불어 덥지 않아서 등반하기 딱 좋은 날씨였습니다.
안전등반 함께하신 영희님, 달그님, 국화님, 한세계님, 무파님, 고나님 모두들 수고 많으셨고, 함께 등반 해서 즐거웠습니다.
고맙습니다~^^ -
작성자국화 작성시간 26.06.09 대장님 좋은날 좋은분들과 멋진길
안전하게 잘다녀왓습니다.
선등 감사드리며 함등한 모든분
고맙습니다.^*^ -
작성자영희 작성시간 26.06.09 미산대장님 하늘길 설우길 열어주셔서
좋은분들과 즐거운 등반 했네요 ^^
수고하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