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씨앗향기!
* 컵라면 먹는 남자*
이른 새벽,
집 앞 편의점 건너편에
한 남자가 앉아 있다.
뜨거운 라면 하나를 앞에 두고,
밤을 다 지나온 사람처럼
조용히 젓가락을 든다.
문득 궁금해진다.
그는 밤새 무엇을 견뎌냈을까.
어떤 무게를 가슴에 안고
이 새벽까지 걸어왔을까.
라면에서 피어오르는 김은
허기를 채우는 온기이기도 하지만,
어쩌면
다시 살아보려는 마음의 숨결인지도 모른다.
누구에게나 그런 날이 있다.
따뜻한 식탁 대신
편의점 불빛 아래서
스스로를 위로해야 하는 날.
누군가의 말 한마디보다
뜨거운 국물 한 모금이
더 큰 힘이 되는 날.
그를 바라보다가
나는 슬픔보다
한 사람의 용기를 본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오늘을 살아내고,
다시 내일을 향해 나아가려는
조용한 의지를 본다.
그래서 마음속으로
그에게 말을 건넨다.
괜찮습니다.
오늘도 잘 버티셨습니다.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그의 하루에도
따뜻한 빛 하나 머물기를.
그리고 내 가슴에 밀려온 눈물도
슬픔을 넘어
사람을 향한 믿음이 되기를.
2026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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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았습니다.
5월 초부터 이어진 감기로 몸도 마음도 지쳐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몸을 추스르고 새벽 축구를 하러 나가는 길이었습니다.
집 앞 편의점 앞에 한 중년의 남자가 앉아 컵라면을 먹고 있었습니다.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인데도 이상하게 발걸음이 멈추어지고
마음이 모여졌습니다.
왠지 모르게 가슴이 짠해졌습니다.
괜히 눈물이 납니다.
컵라면 하나.
그 새벽의 허기를 달래기 위한 한 끼였을까?
아니면 긴 밤을 견뎌낸 위로였을까?
그의 사정을 알지 못하면서도 한참 동안 눈길을 거둘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 저마다의 컵라면 하나를 붙들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아닐까.
누군가는 관계의 아픔을,
누군가는 삶의 무게를,
누군가는 외로움과 고독을 안고 하루하루를 버텨냅니다.
겉으로는 아무 일 없는 듯 살아가지만,
사실은 뜨거운 국물 한 모금처럼 작은 위로 하나로 오늘을 견디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오늘 새벽, 그 남자를 바라보며 그 순간 하나님께서 제게 들려주시는 음성 같았습니다.
"너도 수고했다. 그리고 저 사람도 참 애썼다."
그 남자를 위한 기도가 되었고,
동시에 지쳐 있던 제 자신을 향한 위로가 되었습니다.
오늘도 각자의 자리에서 삶을 견디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주님의 따뜻한 숨결이 머물기를 기도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