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에서 내놓은 2008년도 세계 경쟁력 연차 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교육 경쟁력은 조사 대상 55개국 가운데 35위입니다. 엄청난 교육 투자에 비해 초라하기 그지없는 성적표입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지난 7월 30일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서 공정택 후보가 뽑혔습니다. 현 정부의 교육 정책과 궤를 같이하는 공정택 교육감이 이번 선거에서 내놓은 교육 정책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교육 경쟁력 강화입니다. 그 가운데 자녀를 둔 학부모로서 눈여겨보아야 할 정책이 무엇인지를 우선 점검해 보려고 합니다. 또 바뀌는 정책에 맞춰 우리 아이를 어떻게 교육시키고, 준비시켜야 할지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해 보았으면 합니다.

첫 번째, ‘다니고 싶은 학교’ 선택 폭이 확대됩니다


● 2010학년도 학교 선택권 확대
● 다양한 기숙형 공립고 지정
(2010년 3개교 지정, 연차적 확대, 신설)
● 건학 이념에 입각한 자율형 사립고 신규 지정
● 특정 분야 전문가 양성을 위한 마이스터고 지정 운영
● 전문계고의 특성화고 전환 지속
● 국제중학교 등 특성화 중학교 확대 지정


2010학년도부터 어느 지역에서나 자신이 가고 싶은 학교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구태여 좋은 학군을 찾아 이사 갈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어떤 학교가 좋은 학교인지는 2010년부터 각 학교 홈페이지에 게시되는 학업 성취도 평가 결과를 확인하면 그 학교의 질적, 양적 수준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학교 선택권은 교육 평준화의 틀을 깨는 엄청난 잠재적 파괴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또 많은 논란 가운데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차원과 다양한 교육 수요에 부응하는 차원에서 내년 3월에 국제중학교가 개교할 예정입니다.



 

두 번째, 영재 교육 대상자를 선진국 수준(3~5%)으로 점진적 확대합니다


● 현재 5620명(0.42%) → 2010년 9,460명(0.73%)
● 초·중 수학, 과학, 정보, 예술 영역 확대 운영
● 영재 교육 등 저학년으로 확대
● 정규 교육 과정 내에서 영재 교육 실시

각 교육청 영재센터(초등) 입학 전형
1차_학교장 추천
2차_영재성 검사(2배수 선발)
3차_학문 적성 검사(정보, 수학, 과학) 및 면접
(최종 합격자는 2차 영재성 검사 30%, 3차 학문 적성 검사 60%, 면접 10% 합산하여 선발)
서울과학영재학교(서울과학고) 입학 전형
1단계_추천서, 서류(수상 실적 등), 자기소개서
2단계_영재성 검사 및 수학능력평가(5배수 600명 선발)
3단계_창의적 문제 해결력 및 종합적 사고력(일종의 논술 시험) 평가(1.5배수 180명 선발)
4단계_과제 수행 능력 평가 및 심층 면접

어떻게 대처할까?
최근 영재 교육 대상자의 폭이 점점 확대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수학만 잘하면 되었지만 최근에는 수학은 물론 창의성, 언어 통합 사고까지 뛰어나야 합니다. 영재센터를 대비하는 가장 기본적이면서 내실 있는 방법은 좋은 학원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깊이 있고 폭넓은 책 읽기를 통해 사고력과 창의력을 높이는 것입니다. 깊이 있는 독서는 사고력을 높여 줄 뿐만 아니라 교과 연계 심화 문제도 잘 해결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줍니다. 또 폭넓은 독서는 창의성을 북돋아 줄 뿐만 아니라 통합 교과형 문제를 대비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줍니다.


세 번째, 학업 성취도 평가가 확대됩니다


올해부터 학업 성취도 평가가 전체 학교로 확대되고, 2010년부터 초중고는 학업 성취도 평가 결과를 학교 홈페이지에 공개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국어, 사회, 수학, 과학, 영어 등 5개 과목의 학업 성취도 평가 결과를 ‘보통 학력 이상’‘기초 학력’‘기초 학력 미달’ 3등급으로 나눠 해당 등급의 학생 비율을 공개하는 것입니다. 다만 비율이 공개되면 학교 서열화 논란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학교 선택권을 행사하려면 먼저 해결되어야 할 사항이기도 합니다.
또 중·고교에서 5개 과목(국·수·영·사·과)을 대상으로 서술형, 논술형 평가가 확대되었습니다. 반영 비율은 50% 이상입니다. 아이들의 사고력과 문제 해결력을 신장시키기 위한 일환입니다.

어떻게 대처할까?
많은 아이들이 시험 문제를 받자마자 자신의 직관을 이용해서 각각의 문제가 어떤 유형의 문제인지를 파악하는 데 신경을 씁니다. 문제의 유형을 파악한 다음에는 유형별로 어떻게 풀 것인지 미리 정리해 놓은 해법들을 머릿속에 떠올립니다. 이렇게 문제에 맞는 풀이법이 머릿속에서 검색되고 나면 마지막으로 그 방법을 활용해서 문제를 풉니다. 특히 어려운 수학에서 이런 유형별 학습은 더 강조됩니다.
물론 유형별 학습은 나름대로 장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문제를 보는 순간 바로 어떻게 풀지를 떠올리기 때문에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이 그것입니다. 효율성에 있어서 유형별 학습은 커다란 강점을 지닙니다. 특히 시험 시간이 모자라 여유 있게 문제를 풀 시간이 없는 중학교 수학 시험 같은 경우 커다란 효력을 발휘하지요.
하지만 유형별 학습은 이런 효율성을 무색케 하는 수많은 위험 요소를 지니고 있습니다. 첫째, 아이들이 문제 유형을 파악하는 데 관심을 쏟다 보니 문제의 세부 사항을 놓치기 쉽습니다. 숫자를 잘못 보거나 계산을 잘못해서 뻔히 아는 문제도 실수로 틀리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둘째, 자기가 풀어 본 유형의 문제가 나오면 다행이지만 좀 복잡하거나 새로운 유형의 문제가 나오면 손도 댈 수가 없습니다. 셋째, 문제 유형을 파악했다 하더라도 해법을 잊어버리거나 해법이 떠오르지 않으면 그 문제를 풀 수가 없습니다. 많은 아이들이 수학 선행을 통해 반복 학습을 하는 것도 해법을 머릿속에 새기고 잊어버리지 않기 위함입니다. 문제는 이렇게 해도 여전히 틀리고, 더 이상 점수가 오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넷째, 유형을 파악한 후 해법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방식은 아이들의 사고력을 죽이는 데 결정적인 참여를 합니다. 문제를 놓고 어떻게 풀지 생각할 필요 없이 그저 머릿속에 떠오른 해법을 적용하기만 하니 당연히 사고력이 좋아질 리 없습니다. 끝으로 서술형 문제에 특히 취약합니다. 직관으로 유형을 파악하는 방법에 익숙해지면 순차적 사고를 이용해서 서술해 나가는 방식에 뇌가 적응하기 힘듭니다.


유형별 학습이 이처럼 위험성이 많다면 어떻게 공부하는 것이 좋을까요? 우선 문제를 보면 유형을 파악하는 데 신경 쓰지 말고, 그냥 문제를 한 줄 한 줄 따라 읽는 것이 중요합니다. 절대로 자신의 생각을 개입하지 않은 채 말입니다. 또 출제자가 어떤 의도로 이 문제를 만들었는지 생각하면서 말입니다. 다시 말해서 출제자가 이 문제를 만들 때 활용한 숨은 의도를 끝까지 찾아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의도를 찾는 데 집중해야지 해답을 보거나 딴 생각을 하면 안 됩니다. 이렇게 훈련하면 문제를 많이 풀지 않아도 사고력이 좋아지고, 문제 해결 능력도 월등히 향상됩니다. 서술형 대비도 저절로 됩니다.

 

네 번째, 글로벌 트렌드에 맞춰 학교 영어 교육이 강화됩니다


● 모든 초등학교에 영어 전담 교사 배치
● 2010년까지 초·중교 원어민 교사 우선 배치, 고등학교로 점진적 확대
● 영어로 진행하는 영어 수업 연차적 확대
● 읽기 중심 평가에서 듣기, 말하기, 쓰기, 읽기의 균형적 평가로 전환

어떻게 대처할까?
글로벌화가 진행되면서 영어는 가장 중요한 경쟁력 가운데 하나가 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엄마들이 하소연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아이가 영어 단어 외우는 것을 매무 싫어한다는 것입니다. 암기할 것은 암기해 주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니 영어 공부를 해도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아이 머리는 좋은 것 같은데 암기가 안 되는 것이 엄마로서는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이와 같은 문제를 겪고 있는 아이들의 대부분은 과학, 특히 실험 관찰을 유난히 좋아하는 머리 좋은 우뇌 아이들입니다. 하나같이 욕심 없고 천성적으로 한가한 것을 즐기는 게으른 아이들이지요. 욕심이 없다 보니 자기가 좋아하는 한두 가지 외에는 관심이 별로 없습니다. 또 단순 반복하는 것을 죽기보다 싫어합니다. 영어 단어 외우기를 싫어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입니다. 또 글쓰기도 무척 싫어합니다. 서술형 문제가 나와도 한 줄 이상 쓰려고 하지 않는 아이들이지요. 이러한 유형에 속하는 아이들은 우뇌형이지만 머리가 좋아서 수학을 좋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발생합니다. 아이가 수학을 좋아한다고, 또 수학을 미리 공부해야 할 것 같아서 저학년부터 이 아이들에게 수학을 과도하게 시키면 영어를 잘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 이유는 우뇌의 감이 수학 문제 푸는 데 적응이 되어 언어감이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언어감이 사라지면 글을 읽어도 저자의 의도를 잘 찾아내지 못합니다. 책을 많이 읽는다 해도 언어감이 살아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아이들이 영어, 수학을 다 잘하게 될까요? 먼저 등학교 저학년 때는 영어에 더 치중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고학년이 되면 수학에 투자하는 것이지요. 어릴 때는 우뇌를 많이 쓰기 때문에 우뇌의 감으로 공부해도 괜찮은 영어에 강점을 보이는데 이 강점을 최대한 활용하게 하면 영어 단어를 포함해서 단순 암기도 잘하게 됩니다. 또 비록 아이가 단순 암기를 싫어한다 해도 일단 한번 억지로라도 외우게 해서 일정한 고비를 넘기도록 하면 그 다음부터는 잘하게 됩니다. 이렇게 영어를 공부하다가 자연스럽게 좌뇌를 많이 쓰기 시작하는 고학년 때부터 수학 공부를 하는 것이 두뇌 발달 차원에서도 바람직합니다. 이미 영어보다 수학을 먼저 시작했다면 수학을 감으로 공부하지 않도록 훈련해야 합니다. 수학 문제를 많이 풀도록 하는 데 치중하지 말고 수학, 과학 서적을 반드시 읽도록 하여 아이가 사고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