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앙을 복으로 바꾸는 지혜

작성자해피 Banker|작성시간26.05.07|조회수1 목록 댓글 0

[금강경] 재앙을 복으로 바꾸는 지혜

​“수보리여, 선남자 선여인이 이 경을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면서도 남에게 천대를 받는다면, 이 사람은 전생의 죄업으로 악도에 떨어질 터이나, 금생에 남의 천대를 받음으로써 전생의 죄업이 소멸되고 반드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것이다.”
(금강경 제16 능정업장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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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경을 수지독송(受持讀誦)하면 그 공덕이 한량없다 하였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어떠합니까? 경전을 읽고 바르게 살고자 정진하는데도 사람들에게 손가락질을 당하거나 억울한 비난을 받고, 심지어 경제적·육체적 타격을 입기도 합니다.

부처님 말씀대로 수행하였음에도 왜 공덕은 드러나지 않고, 오히려 재앙이 닥치는 것일까요?
이는 앞뒤가 맞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금강경은 이 모순처럼 보이는 현실 속에 깊은 이치가 담겨 있음을 일깨워 줍니다.

불교에는 이를 설명하는 '중죄경수(重罪輕受)'라는 말이 있습니다. 무거운 죄업을 가볍게 받는다는 뜻입니다.
과거세에 지은 업보로는 본래 지옥이나 악도에 떨어져야 마땅하지만, 바른 법을 만나 수지독송한 공덕으로 현실의 가벼운 천대와 비난으로 대폭 감면된다는 것입니다.

법륜스님께서는 이 대목을 해설하시며 "1억 원의 빚을 세 대의 뺨으로 탕감받는 것"에 비유하시어 그 이치를 명쾌하게 풀어주십니다.

남에게 1억 원을 빌렸으나 부도가 나서 갚을 길이 막막해졌을 때, 채권자가 찾아와 천만 원당 뺨 한 대씩만 맞고 끝내자 제안한다면 어떻겠습니까. 세 대쯤 맞고 나서 채권자가 돌아가려 한다면, 나머지 일곱 대를 더 때려달라고 쫓아갈 것입니다.
이때 뺨을 맞는 것은 고통이 아니라 구원입니다. 돈을 잃는 것, 비난을 받는 것, 억울한 일을 당하는 것이 때로는 삶을 짓누르던 거대한 빚을 털어내는 '복'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바라는 대로 이루어지는 것만이 복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지은 업(業)이 이자에 이자를 더해 돌아온다면, 우리는 영원히 그 무게를 감당하지 못할 것입니다. 불보살께 기도한다 하여 그 원력으로 업이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당장 감당할 힘이 없기에, 감당할 때까지 뒤로 미루어주는 방편일 뿐입니다

그러나 참된 수행을 통해 마음의 힘이 생겨 감당할 자격이 갖추어지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피할 수 없는 과보라면 이자까지 쳐서 나중에 받느니 지금 앞당겨 받는 것이 훨씬 지혜롭습니다. 수행자는 피할 수 없는 과보를 원망하기보다,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업장 소멸의 인연으로 삼습니다.

수행을 시작할 때 유독 고난이 몰려오는 듯 보이는 것도 바로 이 업장 소멸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리석은 눈에는 수행으로 인해 재앙이 생긴 것처럼 보이지만, 깨어있는 눈으로 보면 남아있던 인연의 빚을 빠르게 청산해 나가는 은혜로운 과정입니다.

세상의 잣대로는 명백한 재앙일지라도, 그것이 나를 정화하는 과정임을 깨닫는 순간 능정업장분(能淨業障分)의 참뜻이 삶 속에 구현됩니다.
재앙마저도 한량없는 가피임을 아는 사람을 누가 감히 괴롭힐 수 있겠습니까. 억울한 일을 당해도 원망하지 않고 빚을 갚는 홀가분함으로 기뻐할 수 있다면, 세상 어떤 풍파 앞에서도 두려움이 없을 것입니다.
이 무애(無礙)의 경지가 바로 금강경이 가리키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 최상의 깨달음으로 나아가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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