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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박경순할머니의치매

작성자박대선|작성시간26.06.11|조회수15 목록 댓글 0

박경순할머니의치매 을 읽었다. 치매, 특히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치매에서는 단순히 기억이 "사라지는" 것뿐 아니라 기억이 왜곡되거나 재구성되는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 다만 이것은 의도적으로 새로운 기억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뇌가 부족한 기억 정보를 메우려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기억은 원래도 '재생'이 아니라 '재구성'이기 때문이다. 현대 신경과학에서는 기억을 비디오 재생처럼 저장된 내용을 그대로 꺼내는 것이 아니라, 여러 조각의 정보를 다시 조합하여 재구성하는 과정으로 본다. 그래서 건강한 사람도 기억을 잘못 연결하거나, 실제와 다른 세부사항을 덧붙이거나, 여러 사건을 하나로 합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치매가 진행되면 기억 저장 능력이 저하되고, 시간 순서 판단이 흐려지며, 현실 확인 능력이 약해진다. 그 결과 오래전 일을 최근 일처럼 말함, 다른 사람의 경험을 자신의 경험처럼 기억함, 실제 없던 내용을 사실이라고 믿음, 과거의 여러 사건을 섞어 하나의 기억으로 만듦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일부 치매나 뇌손상 환자에게서는 작화(confabulation)라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는 거짓말과 다르다. 예를 들어 "어제 회사에 다녀왔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수년 전 퇴직한 경우나 이미 사망한 배우자가 집에 있다고 믿는 경우는 환자는 속이려는 의도가 없고, 자신이 말하는 내용을 진실로 믿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사실 기억은 흐려져도 감정 기억은 비교적 오래 유지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누가 자신에게 친절했는지는 기억 못해도 편안함은 느끼고 사건은 잊어도 그때의 두려움이나 행복감은 남는다. 그래서 치매 환자 돌봄에서는 사실관계를 바로잡는 것보다 정서적 안정이 더 중요하다고 여겨진다. 치매는 단순히 기억을 지우는 병이 아니라, 기억을 저장·인출·재구성하는 과정 전체를 손상시키기 때문에 실제 기억과 재구성된 기억이 섞일 수 있다. 그래서 환자는 진심으로 사실이라고 믿지만, 객관적으로는 왜곡된 기억을 말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저자는 자신이 겪었던 내용을 자신의 환경과 치매 할머니들의 과거와 현재를 알게되면서 스스로깨우치는 과정을 가진다.

여주는 김할머니다. 그녀는 서울에 식모살이를 갔다가 한국전으로 동반피난하면서 피폭으로 주인가족이 몰살되고 금반지를 챙겨서 고향으로 오지만 가족도 생사를 알 수 없었다. 그래서 금반지를 처분하여 국밥집을 하는데 피난민이라고 동네에서 구박하는 가운데 유일하게 말을 걸어주었던 것이 박할머니였다. 그녀를 언니라고 부르며 따랐지만 박할머니의 남편과 정분이 생기고 다시 타향으로 이주하여 국밥집을 하지만 그가 처자식을 버리고 김할머니에게 오는 바람에 동거하게 된다. 하지만 행복도 잠시였고 사고로 그가 죽으면서 다시 박할머니에게 모진 폭행을 당한다. 결국 술집을 하게 되어 돈도 많이 벌었지만 세월은 이길 수없어 요양원에 입소하는데 거기서 다시 박할머니를 만나 그녀를 챙겨준다.

문제는 박할머니가 알츠하이머로 기억이 왜곡되었다는 것이다. 그녀가 자신의 돈을 훔친다는 망상에 빠져 목욕도 거부하기에 심한 냄새로 왕따를 당하고 김할머니는 용돈을 보호사에게 줘가면서 그녀를 챙기려고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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