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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흥도일기

[영흥도 세월]제주도 2026여름일기 11. 일몰이 가장 아름다운 계절

작성자황순재|작성시간26.06.12|조회수138 목록 댓글 2

문득 되돌아보면서 가장 아름다운 계절이 언제인지를 스스로에게 물어본다면 여름을 전후로 한 초여름과 늦여름이 아닐까 합니다. 땅 아래 깊숙한 곳까지 달궈져서 대기열과 지열이 동시에 극대화되는 한여름은 사실 좋아하기가 어렵습니다. 지열온도가 아직은 덜 달궈진 이 시기, 낮의 뜨거움만 잠시 견디면 아침 저녁 기분좋게 선선한 기운도 너무 좋고, 무엇보다 이 시기의 일몰장면은 최고의 선물입니다.

아직은 걸음동작을 아껴야 될 때라서 조심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자니 저녁 전 걷기코스는 신천목장 올레길과 수산한못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수산한못을 좋아하는 것은 태균이도 엄마만큼이나 커서 매일 가게 됩니다. 다리가 나으면 굳이 다소 먼거리인지라 오게되는 횟수가 급격히 줄을 터라 이 시기의 수산한못의 일몰장면을 마음껏 즐기고 있습니다.



그 동안 어찌 도시에 살았나싶을 정도로 한적하고 잔잔한 제주도 변방에서의 일상이 참으로 제 생에 귀한 선물인 듯 합니다. 6바퀴돌기를 다 채운 후 한적하게 앉아있는 태균이, 그 옆을 무심히 지나치며 한없이 돌고있는 준이. 이제 그만 집에 가서 밥먹자!라는 엄마의 외침에 준이를 단속해서 데리고 오는 태균이, 우리의 비슷비슷한 하루의 일상을 오늘 툭하고 터뜨린 연꽃 하나가 지켜봐줍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장소에 사람 하나없고, 택배차량 한 대 지나간 것이 전부인 한적함의 극치이니, 제주도 변방에 산다는 것은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자연 속 삶입니다. 저만큼이나 제주도 자연 속의 삶을 태균이도 제법 즐기는 티가 납니다.

골절이 많이 나았지만 아직 3주는 더 조심하라는 의사의 조언을 끝으로 서귀포의료원 방문은 마감해도 될 듯 합니다. 3주 후에 다시 오라고 하지만 이제 병원진료는 마감해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직은 뭔가 묵직하고 불편한 느낌이 강하지만 그래도 일상생활 속 잡일들을 해나가는데 많이 수월해졌습니다. 20여일 걷기운동도 못하니 뭔가 정신도 시들해지는 듯 합니다.

그래도 이번 부상의 가장 큰 효과는 태균이의 타인인식에의 성장을 확인하는 기회가 된 것! 엄마의 부상을 인지하고 아픔을 공감하며, 그리고 활동제한에의 불가피성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과거와 확실히 다릅니다. 이 정도의 인식개선을 지켜본 것만으로도 불편을 감수할 이유가 생겼습니다. 조금씩이라도 자꾸 성장해가니 그 또한 제주도 생활의 보람입니다.

비록 준이 샤워독립은 요원하기는 해도 태균이로 하여금 준이의 샤워를 도와주는 훈련도 같이하고 있는데 이게 더 빠를 듯 합니다. 저처럼 행동이 빠르고, 잠시도 가만있지 않으며, 해야할 일은 후다닥 해치우는 행동특성은 점점 엄마화 되어가고 있습니다. 아직은 엄마라는 존재가 가장 비중이 큰 모델이라 엄마의 심기를 거스리는 일은 최소화하고 뭔가 엄마에게 미안한 언사를 했다면 사과하는 것도 잊지않습니다.

수요일, 카페오픈 준비를 하면서 1년 묵혀둔 슬러쉬기계를 닦고나서 테스트로 돌려보았더니, 슬러쉬를 달라고 떼를 습니다. 아직은 먹으면 안된다하는데도 급한 마음으로 엄마를 재촉했던 일이 못내 마음에 걸렸는지 표현도 없이 신천목장 쪽으로 한바퀴 돌고와서는 두 손을 빌며 미안하다고 사과합니다. 이 장면을 보니 제법 뇌의 보상체계가 가동되는 듯 해서 반갑기 그지없습니다.

이렇게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태균이 서서히 인간적 기능을 회복해가고 있으니 그 또한 아름다운 일입니다. 아름다운 제주도에서의 삶이 아름답게 결실을 향해 가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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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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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여에 | 작성시간 26.06.12 태균씨의 발전이 무척 기쁩니다. 모든 거북이들의 희망이기도 하니요. 골절이 순조롭게 낫고 있어 반가운 소식이고요. 책 출간, 집 짓기등 큰 일도 참 많습니다. 순조롭게 진행되기를요.👩‍❤️‍👨🙏‼️
  • 작성자헌이마미 | 작성시간 26.06.14 대표님 안녕하세요
    글 잘읽고있습니다~ 수상한못은 지금6월이 가장 예쁠때였네요^^
    사진으로나마 그리움을 달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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