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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흥도일기

[영흥도 세월]제주도 2026여름일기 12. 나날이 깨어남

작성자황순재|작성시간26.06.13|조회수155 목록 댓글 1


집으로 돌아오는 태균이 얼굴에 화색이 만연합니다. 사고싶은 것들을 죄다 손에 넣었으니 화색이 돌만 합니다. 슈퍼에 가서 공책과 사인펜 세트사고 그리고 휴대폰 캘린더에서 찾아난 아빠의 생일표시를 핑계삼아 케이크사야한다고 극구 주장해서 케이크까지 사들고 왔습니다. 생일노래도 불러야한다고 제스츄어로 모든 걸 해결합니다.



태균이 저를 닮아 문방구 욕심이 꽤 있습니다. 집에 노트와 사인펜세트가 넘치건만 또 사들고 왔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문방구 욕심은 많았지만 맘대로 살 수는 없는 형편이라 늘 아쉬움만 달래야했는데, 억세게 공부 안하던 언니의 노트가 아까워 손댔다가 무자비한 폭행을 당하기도 했던 쓰라린 기억... 부모한테 맞아본 적은 없는데 성질사나운 5살 위 언니의 막무가내 폭행은 저의 어린시절 상처 중의 상처였습니다.

문방구하면 그 쓰라린 기억부터 스쳐지나갑니다. 제가 친정형제들 연락을 끊다시피하고 사는 이유는 여러가지이지만 아픈 기억들이 많습니다. 한번은 낚시대로 맞아서 얼굴이 그야말로 시퍼렇게 되서 학교엘 간 적도 있었습니다. 불행하게도 그 때가 학급반장이라 늘 주목을 받아야하는 위치에 있었는데 얼굴이 그 모양이었으니...

이제와서 미안하다고 하지만 아픈 기억은 오래가는 법입니다. 친정아버지의 하염없는 셋째딸에 대한 편애가 맏이를 더 자극했는지 모르겠으나 암튼 정말 저와는 180도 다른 형제였던 것만은 틀림없습니다. 아직도 버리지 못한 저의 문방구에 대한 사랑... 아무 것도 모를 것같은 태균이가 은근히 문방구사랑을 재현합니다.

길게 걷고싶어도 할 수가 없으니 겨우 민속촌걷기로 달래봅니다. 마침 얼갈이김치도 잔뜩했으니 제가 만든 김치팬이 되어버린 민속촌카페 사장님 내외에게 김치도 가져다 줄 겸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다 민속촌을 길게 걸어봅니다. 엄마의 무릎을 연실 쓰다듬어 주는 태균이, 엄마의 부상을 걱정하고 위로할 줄도 알게된 태균이가 고마울 뿐! 다만 운동이 부족하니 살이 더 찌는 것 같아 한 걱정됩니다.

새로산 노트를 가져와 오늘부터 여기에 쓰겠노라고 합니다.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것은 바로 저의 피입니다. 태균이 새것 아주 좋아합니다. 새 것이라면 거부부터 하고보는 태균아빠와는 딴판입니다. 이건 DNA문제보다는 엄마와 밀접하게 붙어서 산 세월이 길다보니 자연스럽게 배어진 환경영향같습니다. 새 옷, 새 신발, 새로운 음식, 새로운 곳에의 여행 등등 태균이 너무 좋아합니다. 엄마가 그렇듯이...

휴대폰 캘린더에서 아빠이름 적힌 생일표시를 보고는 파티해야 한다고 극구주장하는 폼새도 웃기면서 애교로 봐주게 됩니다. 최고로 작은 케익을 샀지만 웃음만은 풍성한 졸지의 날짜지난 생일파티였습니다! 떡볶이를 해주었더니 준이 먹는 속도가 너무 느려 태균이 케익에의 유혹을 서둘러 펼치느라 준이 표정도 가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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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여에 | 작성시간 26.06.14 아빠님 생신이 유월이네요.
    태균씨는 천상 학자 스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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