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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흥도일기

[영흥도 세월]제주도 2026여름일기 13. 노년에 인생의 친구를 두게되다

작성자황순재|작성시간26.06.19|조회수131 목록 댓글 1


아직은 길게 남았다 여겨지는 여생이라는 과정에서, 지금 현재 헤쳐나가야 할 중요과제는 역시 어서빨리 첫번째 책을 출간하는 일이고, 두번째는 현재 살고있는 집으로부터의 탈출입니다. 이 두 가지를 해결하고나면 그냥저냥 나머지 인생길이 그런대로 평탄할 것 같습니다. 한달 단위로 제주도에 머물다가 다시 서울로 가게되는 전경일작가와 며칠 전 긴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전경일작가는 무려 45권의 책을 출간했고 현재 다빈치출판사를 경영하면서 다른 작가들의 책출간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소설과 에세이, 자기개발서 등을 넘나들며 다작을 했고 곧 새로운 책출간을 앞두고 있는 그가 제 인생에 우연히 불쑥 들어왔습니다. 귀중한 조언자 친구같은 위치로 저는 그의 말들에 열심히 귀기울이고 있습니다.



일전에 일기에 언급했던, 거의 의식을 잃어가는 치매노인의 효녀딸들의 감동스토리를 올린 적이 있었는데, 그녀들이 제가 꾸역꾸역 관리하고 있는 건물의 방 하나로 들어왔던 것을 계기로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전경일 작가는 바로 치매노인의 맏사위! 딸들이 조를 이뤄 한달씩 노모간병을 하는데 5월과 6월에 걸쳐 한달 간이 맏이의 차례였나 봅니다. 전작가는 혼자 고생하는 아내의 조력자로 함께 제주도에 머물며 시간나는대로 근처 카페에서 글을 쓰고 있던 참이었습니다.

저는 그의 범상치않은 외모와 지적인 말투에서 어디 대학 교수인가?하는 느낌으로 이것저것 질문하다가 그의 정체를 알게 되었고, 그는 초기 저를 시골부지랭이 초로의 여인으로 여기다 차츰 저의 정체를 알게 되면서 우월감의 눈빛에서 친근과 감탄의 눈빛으로 차츰 변화를 보이고 있습니다.

다시 서울로 올라가기 하루 전, 우리는 길고도 심오한 대화를 즐겁게 나누었습니다. 다작의 작가로써 어떻게 책을 써야하는지 이 세계의 대선배로써 그의 조언들은 제게 피가 되고 살이 됩니다. 그의 아내도 인간승리 측면에서 열심히 살아온 멋지고 조신한 여인이기에 함께 이야기나누면서 장단을 맞춥니다.



제가 기획하고 있는 책의 방향들은 국내에서 거의 취급되지 않은 토픽들이라 신선하다고 합니다. 암튼 그의 격려와 응원 덕에 저는 날개를 달지 않을까하는 기분도 듭니다. 날개를 단다는 것은 책이 많이 팔리고, 그로 인해 돈도 많이 벌고, 유명세를 얻는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그런 것들이 따라오면 좋겠지만 그런 목적으로 글쓸 나이는 아닙니다. 저에게 주어진 삶의 의미를 풀어내는 작업이라 결과에 연연하지 않을 것은 저의 담담함이기도 합니다.

이 시기에 우연하게도 다가온 이 기회를 잘 살려야 되겠습니다. 베스트셀러 경험이 어떤 것인지 잘 알고있는 전작가의 말처럼 글에도 힘빼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평소의 삶의 자세 축적을 반영하는 것이 글쓰기 이기에 이런 축적의 내공이 부족할 때는 글에 힘이 들어가므로 그걸 독자들도 훤히 알고 느끼는 듯 합니다. 그것이 아직은 어떤 것인지 잘 모르지만 원래 의도한대로 실천해가는 것! 그것이 그에게서 받은 핵심의 조언입니다.

금요일, 센터 사정상 (마라톤대회를 한다는데 태균이 마라톤이 가능하지 않아서) 태균이를 보낼 수가 없는데다가, 도예선생까지 사정상 수업을 못한다하니 잘 되었다싶어 목요일 오후 녀석들 데리고 협재 쪽 금강산콘도에 3박4일 예정으로 왔습니다. 숨통이 트이는 것 같습니다. 현재 집에서 산다는 것은 혹독한 고통을 넘어 질식할 것 같은 느낌입니다.

며칠 제주도에 비가 오니 여기저기 새는 것은 더 심해졌고 집안에서 물떨어지는 것은 그냥 감수해야 될 뿐! 그걸 주인과 의논한다는 것은 갈등 증폭만 될 뿐, 해결점이 아닙니다. 못되고 비상식적인 사람들입니다. 가장 괴로운 사실은 천정 위 득실대는 쥐들때문에 너무 괴롭습니다. 지붕 어딘가 구멍이 있을 듯 한데 쥐약을 놓자니 그들이 사체가 되서 우리 머리 위에 있을 것이라는 상상만으로도 꺼림직해서 그냥 그들과 동거하고 있습니다.



이런 열악한 집을 버리고 며칠 떠나있으려니 속이 시원합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한 두달만 고생하면 이사나올 수 있습니다. 날림이라도 나의 집을 구축해갈 것이니 조금만 버티면 됩니다. 나의 공간이 주어지지 않는 것을 넘어서 사는 것 자체를 고통으로 만드는 영혼의 파괴같은 상황은 그저 때를 기다리며 준비해나가는 게 맞습니다.

생선회 사다가 콘도에서 신나게 저녁도 먹고, 아침에는 고등어조림까지 해서 외식하지 않고도 집에서처럼 해먹을 수 있게 필요한 것은 다 바리바리 준비해가지고 왔습니다. 휴식의 시간, 최대한 무리하지 않으면서 제주도 서쪽 여행을 즐길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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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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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여에 | 작성시간 26.06.19 전작가와 복된 인연으로 맺어졌음 좋겠습니다.
    특별한 경력의 적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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