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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과 도로 이야기

길이란 무엇인가

작성자노도로|작성시간15.05.06|조회수1,089 목록 댓글 0

 

길이란 무엇인가

 

 

                                                                                                                                                                         Ⓒ 노도로

 

의식주행의 원초적 길

길이란 사람이 걸어가거나 차를 타고 다니는 곳이다. 이것은 길 개념의 1차적 단계이다. 길은 인간의 역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야생동물의 이동로로부터 시작되어, 인류의 생존사와 함께 생성 발달되어 왔다. 인간의 생존에는 의()()()가 필수인 기본 요건인데, 시대에 따라 그 양상이 달라졌을 뿐 궁극적으로 인간의 생존 활동이란 의식과 주와의 연결 관계이다. 이 두 가지 사이를 잇는 공간적 형상이 길인 것이다.

원시인들이 입을 것[]과 먹을 것[]의 재료, 특히 먹을 물을 얻을 수 있는 곳과 주거[] 사이를 반복 왕래[]하다가 저절로 생긴 발자취의 길로부터 시작되어, 교역정복통치의 한 수단인 길을 거쳐 산업의 동맥이라 불리는 오늘날의 고속도로에 이르기까지, 땅에 만들어진 보행 또는 주행의 교통수단(시설)은 다 이런 개념의 길이다. 보통, 길이란 작은 길이나 큰 길 등 모든 길을 통틀어 말하는 범칭어이고, 도로(道路)는 사람이나 차들이 편히 다닐 수 있도록 만든 비교적 큰길이다.

 

모든 교통수단으로서의 길

지역과 지역 사이의 육상통로를 길이라 부르다가 배를 발명하여 물위를 다니게 되자 그 통로도 길이라 하여 물길, 수로(水路), 해로(海路), 항로(航路)라 한다. 일정한 궤도 위를 달리는 기차나 전차의 통로도 길이라 하여 철길, 철도(鐵道), 철로(鐵路)라 한다. 비행기가 다니는 공중의 통로도 길이라 하여 공로(空路), 항공로(航空路)라 한다. 이러한 것들은 길로써 모든 교통수단을 두루 나타내는 길 개념의 확대 적용이다.

 

행위의 규범으로서의 길

길이 단순한 통로로만 인식되었을 때, 사람들은 이 길을 통하여 입을 것과 먹을 것을 구하러 나가고 구해 돌아오는 이외의 어떤 의미나 기능도 부여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사람들 사이의 교섭이 활발해지고 정신문화가 깨우쳐지면서 동양 사람들은 길에서 철학적 의미를 찾으려 했다.

서양 사람들이 흔히 인생을 연극에 비유하여 세상을 무대로, 사람을 배우로 관념하는데 대해서, 동양인들은 인생을 여행에 비유하여 세상을 여관으로, 사람을 나그네로, 인생살이를 길가는 것으로 관념 하는 일이 많았다. 그래서 유교불교도교 등 동양적인 사상에서 그 이념을 길[]로 비유하고, 사람이 마땅히 취해야 할 심성(心性)이나 행위를 도의(道義)니 도덕(道德)이니 하여 길로써 표현했다.

 

수단이나 방법으로서의 길

시대는 정신계몽을 중시하던 유심적(唯心的)인 중세기를 넘어서서 경제를 중시하는 물질만능의 근대 산업사회로 접어들면서 길에 대한 인식에도 커다란 변혁을 가져왔다. 그 직접적 계기를 이룬 산업혁명은 대량생산 체제로 바꾸면서, 관념과 도의를 중시하던 사고를 과학과 경제를 중시하는 사고로 전환시켰다. 여기서 길은 수단과 방법의 뜻으로도 쓰이게 되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할 때의 길은 곧 수단이나 방법을 의미한다.

 

실체적이고 관념적인 길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길이라고 하는 것은 통행수단의 실체인 육상교통수단만이 아니라 관념적인 통로를 포함하여 모든 통행수단을 두루 지칭한다. 그리고 교통수단을 넘어서서 심성이나 행위의 당위적 규범, 어떤 문제에 대한 수단이나 방법까지도 길이란 말로 표현하게 되었다.

 

무엇이 길인가?

사람이 무엇인지 몰라도 사람은 살아가듯이, 길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사람들은 길과 함께 살아 왔다. 그러나 길을 만드는 우리들은 길이 무엇인지, 무엇이 길인지를 한 번쯤 음미해 보는 것도 뜻이 있으리라.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실체적인 길은 - 필자가 지금까지 터득하고 느낀 바로는 - 길의 원래 목적대로 가장 빠르게 이동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공간적 조건이 허락하는 한 거리가 가장 가까워야 하고 시간이 가장 적게 걸려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안전한 길이어야 한다. 이동과 접근에 있어서의 움직임이 안전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움직임에 있어서의 안전성을 제공해야 할 뿐만 아니라 최근에 깊게 인식되고 있듯이 튼튼하여야 한다. 또한 짜증나고 싫증나는 길이 아닌, 즐길 수 있는 길이어야 한다. 그러한 길이 참길인 것이다. 참길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드는 돈(투자비만을 고려한 경제성)만을 따질 것이 아니라 기본 원칙에 충실한 시행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길 만드는 사람들이 길에 대한 전문가적 철학을 가져야 한다.

사람이 나아가야 할 관념적인 길은, 박영호가 지은 다석 류영모의 생각과 믿음’(문화일보, 1995)에서 살펴보면, 참나를 아는 것이다. 참나가 얼()이요, ()이요, ()이므로 무엇보다 먼저 수령(受靈)견성(見性)각도(覺道)를 하여야 한다. 불생불멸의 영원한 생명을 예수는 ()의 나라 하고, 석가는 ()의 나라 하고, 공자는 ()의 나라 하고, 노자는 ()의 나라고 하였다. 이 영원한 생명인 참나는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 구경(究竟)에서는 예수석가공자노자의 생각이 일치하기 때문에 나름대로의 믿음 속에서 참나를 찾아가는 길이 참길인 것이다. 그리고 참나를 찾아감과 아울러 사랑과 자비와 인()을 베풀며 자연과 함께 함으로써 우리의 길, 나라의 길, 이 세상의 길을 참된 길로 만들어 갈 수 있는 것이다.

우리 길 만드는 사람들은 참길을 만들어 다른 이들에게 주는 것이 사랑이요 자비다. 그리고 인생길을 걸어가는 동안에 가끔씩은 자기 살아가는 길을 생각하며 참길을 찾아가는 것이 현실에서 영원한 생명을 찾아가는 길이다.

- 출처 : <길·안전·환경>(노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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