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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목사 칼럼

[Mail Column]후회 없는 인생을 살기 위해 내가 해야 할 일

작성자조목사|작성시간13.07.06|조회수333 목록 댓글 0

 

                   "후회 없는 인생을 살기 위해 내가 해야 할 일은 내가 살아가는 이유, 내 존재 이유를 아는 것입니다."

 

 

 

 

 

사람마다 자신의 인생 경험을 통해 뜻을 세우고 나름대로 좌우명(motto)을 갖게 됩니다.

그게 내게 있어서는 '후회없는 인생을 살자!'입니다. 인생에서 가장 큰 고통이 후회임을 깨우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실 이런 황당한 말이 어디 있겠습니까?! 어떻게 모순과 실수 투성이의 인생이 결코 후회 없는 인생을 만들어

갈 수 있겠느냐 이 말입니다. 어림 반푼 없는 이야기입니다. 그렇기에 역설적으로 더욱 이 말을 마음에 담는 듯합니다.

그래서 지금의 내게 생활철학을 물어보면, '즐겁게 사는 것' 이라고 말합니다. 순간 순간을, 고난의 순간마저도...

 

토요일 오후, 말기암이 너무 늦게 발견돼 의학적으로 손 한 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고통 중에 있는 이웃 형제에게 병문안

가기 위해 무슨 말로 위로해야 할까 하고 이리저리 생각을 다듬으며 고민하고 있던 중, 그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심한 당뇨로 30중반의 젊은 나이에 다리 한 쪽과 양쪽 시력을 잃고 신장 투석까지 받으며 3중고를 치르고 있는 그에게 요즘

어떻게 지내냐고 묻자 전자책(시각장애인용)을 통해 역사 소설을 비롯한 역사 자료 읽기에 빠져 있다고 응답합니다.

 

그가 요즘 읽고 있는 것으로, 나는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우리나라 역사의 비화(秘話)에 대한 장황한 설명을 듣자 이상하게

은근히 맘이 꼬였습니다. 아니, 멀쩡한 나는 전혀 접해보지도 않은 역사 서적들을 삼중고의 고통을 겪고 있는 그가 이 더

여름에 병원 침대에서 독서삼매에 빠져 있다니... 그러면서 목사인 나를 가르치고 있는 것입니다. 자존심도 상하고 부끄

운 마음도 있었습니다. 갑자기 볼멘 소리로 엉뚱한 시비를 걸었습니다.

 

"야~ 나는 그런 역사에 별 관심이 없다. 나는 지나간 역사보다 지금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니까."

"아니, 목사님.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과거의 역사가 없이는 오늘의 현재가 없는 것 아닙니까?! 목사님이라면 당연히

사 의식이 있어야지요."

"역사 의식? 그래, 그거 필요하지. 그런데 그 역사 의식이 어떻다는 거냐고?! 그게 지금의 나와 무슨 상관있는데?..."

"아니 왜 상관없어요?! 역사 의식이 있어야 국가 의식도 분명한 거지요. 목사님, 대한민국 국민이시잖아요." 

"야~ 대한민국이 지금 너에게 해준 것이 무엇 있는데? 너같이 이렇게 병상에서 외롭게 지내는 사람 누가 신경이나 쓰냐?!"

 

자주 그를 돌아보지 못해 미안한 마음을 마치 그의 입장을 대변하듯 나의 조국 대한민국을 향해 나는 이런 식으로 엉뚱하게

푸념하고 있었습니다. 내가 우리나라에 대해 어떤 피해의식을 갖고 있는 게 아닌 데도 말입니다. 그러나 그는 나의 의도와

는 전혀 반대의 반향을 보였습니다. 자신의 편에 서있는 것처럼 말하고 있는 나를 무색케 하며, 그가 오히려 상기된 목소리

로 나를 향해 따르르~ 말을 날렸습니다.

 

"목사님, 지금 그 생각을 바꾸셔야 해요. 제가 기초생활대상자, 중증 장애인으로 국가에서 지원해주지 않는다면 저는 벌써

죽고 없어졌을 거에요. 지금 제가 병원에서 지낼 수 있는 이 모든 것이 바로 국민이 낸 세금을 통해 국가로부터 제가 혜택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요. 물론 목사님이 내시는 세금도 포함해서 말이죠. 그러니 대한민국이 얼마나 좋은 나라입니까. 그러기

에 우리나라가 잘 살아야 그 복지혜택으로 저같은 사람이 살아남을 수 있는 거라고요. 목사님이 낸 세금 덕에 제가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 거라니까요."

 

갑작스런 그의 역공에 잠시 할 말을 잃었습니다. 그리고 잠시 다른 생각으로, 내가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 세금을 내

고는 있었던가 하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아마 종교인이라 내가 목사가 된 후로 지금까지 세금을 낸 적이 없었던 것 같습

니다. 그러나 나는 그에게 내가 성직자 기준에 속하여 세금을 내지 않으므로 네게 돌아간 내 몫의 혜택은 없노라는 말은 끝

까지 입을 다물었습니다. 그리고 얼른 화제를 돌렸습니다.

 

"야~ 선아. 그건 그렇고 나 조금 있으면 말기암 환자에게 병문안 가야 하는데 가서 무슨 말을 해줘야 하니? 그게 고민이다."

"즐겁게 살라고 그러세요." 

"야~ 지금 목숨이 경각에 있는 사람에게 무슨 즐겁게 살라고 말하라는 거냐?!"

"아니, 그러면 어떻게 살아야하는데요? 슬프게, 비통하게, 침울하게 우거지 상을 하며 죽는 날을 기다리는 건가요? 그분 믿

음 있으시다면서요. 천국의 소망이 있잖아요. 그런데 뭘 그러세요."

"야~ 너와는 입장이 조금 다르잖니. 너는 그래도 살 날이 더 오래라고 생각하잖니."

"목사님, 사람의 생사가 하나님 손에 있다면서요. 저 역시 그래요. 살았다고 하지만 실은 죽은 목숨이에요. 오늘 밤에라도 데

려가시면 꼼짝 없이 가야하는 거라구요. 지금 제가 겪고 있는 고통을 목사님이 너무 잘 아시잖아요."

"그러면 어떻게 즐겁게 지내라는 거냐?"

"저와는 달리 시각이나 모든  활동기능은 정상일 테니 콤퓨터도 인터넷도 뭐든 할 수 있는 것은 하라고 그러세요. 그렇게라

도 즐겨야지요. 날 보라고 그러세요. 그러니 아무튼 죽음을 생각하기보다 지금 살아 있는 것에 감사하며 순간순간 즐거운

것들을 찾아보라고 그러세요."

 

주일 저녁 편안한 마음으로 어제의 일을 경과보고 하듯 이번에는 내가 먼저 그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어제 병문안 가서 네가 말한 대로 말해줬다. 너가 겪고 있는 고통에 대해 대단하게 생각하며 네 말에 어느 정도 고개를 끄덕

였다. 그런데 문제는 그에게 주어진 시간을, 즐거운 일을 찾아 해볼만한 기력이 없고, 그럴만한 마음의 의지도 없었다는 거

다. 그러니 어쩌겠니... 그래도 끝까지 소망 중에 거하며 하나님께 도움을 청하도록 함께 기도하고 돌아왔다. 너무 뻔한 스토

리지만 다른 방도는 없었다."

"목사님이 할만큼 하신 거지요 뭐."

"그래. 내 입장을 이해해주니 고맙다. 그리고 지금 내가 네게 고백할 게 있다. 넌 지금 네가 의료혜택의 수혜자로서 내가 낸

세금도 몫을 해줬기 때문이라고 말했지만, 나는 지금 성직자 입장에서 세금을 내지 않고 있으니 네게 돌아가는 혜택의 내

몫은 없는 거다. 그러니 실제 난 너에게 아무 도움도 주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아닙니다. 목사님은 더 큰 몫을 감당하고 계신데요 뭐."

"아니 그게 뭔데?"

"저를 위해 기도해주시고 계시잖아요. 그것처럼 큰 일은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래. 그렇구나. 그런 점에서라면 나도 네가 존재하는 이유로서 한 몫을 담당하는 편이로구나. 아니, 네가 존재하는 이유이

기 전에 너로 인해 내가 존재하는 이유를 찾는 것이니까. 그만 전화 끊는다..."

 

후회 없는 인생을 살기 위해 내가 해야 할 일은 내가 살아가는 이유, 내 존재 이유를 아는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그리스도의 사랑입니다. 그 사랑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내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는 것입니다.

 

 

                                                                                Abraham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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