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7시가 좀 못 되어 저절로 잠자리에서 일어나 내 나름의 아침 일과를 시작하려 할 때 장 목사에게서 전화가 왔다. 지금 내가 처한 상황에서 아침 일찍 걸려오는 전화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알기에 침착하게 전화를 받았다. 바로 조금 전 07시 경 이순초 권사의 소천 소식이다. 잠시 일손을 내려놓은 채 벽 중앙에 걸려 있는 십자가를 바라보면서 마음을 정리했다. 사실 내 의지로 내 마음을 정리하고 뭑고 할 것도 없다. 그냥 "네~ 아버지!"하고 답하면 될 뿐이다. 사실 나는 어제 그녀의 병실에서 그녀가 입이 바짝 말라 혀가 안으로 말린 채로 산소마스크를 쓰고 호흡을 거칠게 몰아쉬는 장면을 목도하고 왔기에 내 마음 속 한 편으로는 그녀를 지금의 고통에서 벗어나도록 어서 빨리 아버지의 집으로 불러주시기를 기도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순초 권사는 나와 동갑내기로 행복교회가 순례자교회 이름으로 개척할 때부터 함께 교회를 섬겨온 가정이었다. 교회가 파주 금촌에서 일산으로 옮기려는 과정에서 그녀는 남편과 함께 교회를 옮겼으나 자녀들은 그대로 제자리를 지키도록 배려하였고, 그 후로도 왕래는 계속되어 가족과도 같은 교제권 안에 있었다. 특히 그 자녀인 송지영 집사가 교회의 버팀목으로 자리를 잡고, 송준우 목사가 사역자로 성장하게 되면서 우리의 관계는 내가 은퇴하여 원로 목사로 자리하고 있는 지금에까지 육적인 면에서만이 아니라 영적인 면에서 서로가 결을 같이하며 아름다운 동행으로 이어져 왔다. 이러한 아름다운 동행 관계는 그 누구보다도 어머니이자 아내로서의 그녀가 신뢰의 바탕 위에서 주도적으로 이끌어 왔다. 그리고 후임인 장 목사가 내 교우를 돌보듯이 섬김을 이어 온 넉넉함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장례식장은 명지병원으로 하였고 행복교회 입장에서는 저녁 7:30에 문상하기로 했다. 지금은 집에서 쉬면서 주변 정리를 하고, 이순초 권사와의 지난 날들을 잠시 회고해보며 책상 앞에 앉아 있다. 일기예보에서 오늘 하루종일 비가 온다고 하였으나, 지금은 그쳤고 하늘은 잿빛 하늘로 우중충하다. Gloomy Saturday의 분위기가 절로 연출되고 있다. The way to going home~
행복교회 교우들은 저녁 8시에 장례식장에 도착해 유가족들과 함께 우리끼리의 천국환송 예배를 드렸다. 송정웅 장로님 앞에 서서 위로의 인사를 하며 손을 잡았을 때 입을 벌려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몰라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며 눈물이 났다. 그리고 이 포옹의 눈물은 송준우 목사와 아들 송어진에 이르기까지 3대에 이어지는 사랑과 위로의 눈물이었다. 장옥희 사모에게 이번에 설은주 교수의 샬롬에서 새로 출판한 M. Basilean Schlink의 <나의 어둠 속에 빛을 비추소서> 가나안 메시지 책을 손에 쥐어 주었다.
송지영 집사와 송준우 목사는 나의 자녀와 다름 없다. 그래서 그의 부모들과 같은 마음을 품을 수 있는지 모른다. 지훈과 원지는 오후에 일찍 다녀갔고, 나단은 내일 저녁에나 들리게 된다고 하였다. 내일 입관예배는 10시 그리고 발인은 모레 07시에 출발하여 춘천경춘공원에 매장된다고 하였다. 내일 입관예배는 주일예배와 겹쳐 참석하지 못하나 발인예배는 장지에까지 참석할 의향을 마음에 담아 두었다. 가족과 같은 이들의 슬픔에 끝까지 함께 하고 싶기 때문이다. 특히 이제 홀로된 송 장로님에게 마음이 쓰이는 건 인지상정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