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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빛 아침편지

퇴장요금

작성자파랑새|작성시간26.06.07|조회수68 목록 댓글 0

1930년대초 미국은 대공황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있었다.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고 공장과 은행은 하나둘 문을 닫았다.
하루를 버티기조차 막막했던 시절, 한 극장이 내건 '무료입장' 광고는 사람들에게 작은 희망이자 탈출구였다.

지친 몸과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스크린 속 세상에서 웃음과 눈물을 빌려오는 일은 그들에게 큰 위안이었다.

하지만 영화가 끝난 뒤 출구 앞에서 관객들은 충격
을 받았다. 문 앞에 서 있던 장정들이 돈을 내라며 가로막은 것이다.
“무료입장이라 하지 않았느냐”는 항의에 그들은 태연하게 대답했다. “맞습니다. 입장료는 받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금 내는 것은 '퇴장요금'입니다.”
(국민일보 인용)


이 이야기는 우스갯소리처럼 들리지만 사실 우리 인생의 축소판이기도 하다.
인생의 시작은 누구에게나 주어진 무료입장과 같다. 누구도 태어나는 순간 값을 치르지 않는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 우리는 살아온 날들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된다. 그것이 퇴장요금이다.

세월은 반드시 계산서를 내민다.
무절제한 삶은 병과 후회로 돌아오고, 탐욕과 이기심은 외로움과 고립이라는 값비싼 퇴장요금을 청구한다.
반대로 성실하게 땀 흘려 살아온 사람은 퇴장의 순간 값진 보상으로 환대받는다. 그것은 존경일 수도 있고,
사랑하는 이들의 눈물일 수도 있으며, 자신이 걸어온 길에 대한 소박한 만족일 수도 있다.

삶의 시작이 주어진 축복이라면 마무리는 스스로 책임져야 할 선택이다.
우리 모두 언젠가 인생의 극장을 나서야 한다.
그 순간 내야 할 퇴장요금이 두려운 빚이 아니라, 기꺼이 감사의 헌금이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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