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15일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 학자 기념일 오늘 미사의 말씀에서는 이스라엘이 하느님께 범한 반역의 역사를 꿰뜷으시는 예수님의 권위가 드러납
작성자길아녜스작성시간20.10.15조회수15 목록 댓글 02020년 10월 15일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 학자 기념일
오늘 미사의 말씀에서는 이스라엘이 하느님께 범한 반역의 역사를 꿰뜷으시는 예수님의 권위가 드러납니다.
"세상 창조 이래 쏟아진 모든 예언자의 피에 대한 책임을 이 세대가 져야 할 것이다. 아벨의 피부터, 제단과 성소 사이에서 죽어 간 즈카르야의 피에 이르기까지 ... 이 세대가 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루카 11,51)
예언자의 출현은 지금 이스라엘이 하느님에게서 멀어졌다는 증거입니다. 하느님의 뜻과 그분의 사랑에 반하는 불륜과 우상 숭배가 횡행할 때마다 하느님께서 예언자를 시켜 이스라엘을 다시 부르셨지요.
그런데 이미 다른 신에게 눈을 돌린 이스라엘은 하느님의 뜻을 헤아리기는커녕 이를 전한 예언자들을 박해하고 죽이기까지 했습니다. 하느님의 목소리인 예언자들이 겪어야 했던 고충과 위협은 이스라엘의 역사 안에 생생히 새겨져 있지요.
문제는 후대의 누구도 자신들이 선조들처럼 반역을 저지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역사가 하느님의 사람으로 평가한 예언자들을 기리며 공경하는 것으로 현재의 불의를 정당화하면서, 자신들의 구미에 맞지 않는 말씀을 들고 오는 이들을 없애버릴 궁리까지 하면서도 그렇게 여기지 않지요.
"책임"
참 무서운 말씀입니다. 역사에 물든 모든 예언자들의 피에는 하느님의 눈물이 서려 있습니다. 그러니 그 핏값이란 상상할 수 없는 가치일 겁니다.
"그 사람의 피에 대한 책임은 우리와 우리 자손들이 질 것이오."(마태 27,25)
예수님께 사형을 선고하길 주저하는 빌라도에게 군중이 "책임"을 운운하는 이 장면이 떠오릅니다. 사실 예수님께서는 이스라엘의 쌓이고 쌓인 모든 죄악을 몸소 속량하러, 말하자면 책임지러 오신 것인데, 이스라엘은 오히려 그분을 죽이면서까지 책임을 떠안겠다고 큰소리 칩니다. 그들의 완고함과 무지가 죄의 정점에 도달한 순간이지요.
제1독서에서 사도 바오로는 성부 하느님과 성자 예수님, 그리고 우리와의 관계에 대해 반복을 통해 힘 주어 서술합니다.
"그리스도 안에서"(에페 1,1.3.4.6.7.9.10)
이 말씀은 오늘의 독서 대목 중 거의 대부분의 절에 들어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 창조 이전에"(에페 1,4)서부터 "때가 찰"(에페 1,10) 때까지 구원 역사를 이끌어 오시면서 단 한순간도 예수님을 제외하지 않으셨고 앞으로도 그리 하실 것임을 사도가 강조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모든 일을 성자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십니다. 그러니 하느님 배반의 역사와 앞으로 예수님께서 걸으실 운명이 다르지 않고, 이는 예언자들의 역사와도 방향을 같이합니다. 오늘 예수님은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에게 이 역사의 민낯을 짚으신 것이지요.
우리의 '창조'부터 '부르심', '은총의 삶'과 '새 하늘과 새 땅에서 누릴 영원한 생명'까지 모든 순간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집니다. 그 사이마다 끼어든 고통과 눈물, 좌절과 실패의 순간에도 역시 마찬가지로 예수 그리스도의 삶이 담겨집니다. 우리는 단 한 순간도 이 모두를 섭리하신 성부 하느님, 이 모두를 품고 계시는 성자 예수님과 분리된 적이 없습니다.
"불행하여라."(루카 11,52)
예수님은 하느님으로부터 종교 지도자로서의 권한을 위임받은 이들이 오히려 하느님과 하느님 백성 사이를 가로막고 은총의 순행을 방해하는 현실을 안타까워하십니다. 예수님의 이 목소리에는 세상의 역사를 사랑의 섭리로 꾸려가시는 하느님의 통찰과 탄식이 겹쳐 있습니다.
오늘의 복음 대목은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이 자신들의 죄악을 들추시는 예수님께 앙심을 품고 복수하려 음모를 꾸미는 것으로 마무리됩니다. 이로써 정말 불행하게도, 반역의 역사는 다시 반복될 것입니다.
사랑하는 벗님! 우리는 우리 모두의 죄악과 어둠을 책임지신 예수님 덕분에 이 자리에 와 있습니다. 우리의 역사는 예수님 이후로 방향을 틀어 "때가 차면"(에페 1,10) 완성될 새 하늘 새 땅을 향해 나아가게 되었지요. 모든 예언자, 순교자 들의 피로 비옥해진 신앙의 역사 안에서 믿음의 자취를 남기며 살아가는 여러분을 축복합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하느님만으로 진정 행복한 신앙 여정 되시길 축원합니다. 오늘 우리가 기념하는 예수의 성녀 데레사께서 전구해 주실 겁니다.
예수의 성녀 데레사,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아멘.
♡알타반의 말씀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