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직업이 있을까요
돈을 벌기 위해서는
하수구에 손을 넣어야 하고
때로 무릎 꿇고 굴욕을
입안으로 욱여넣어야 하니까요
하지만 베네치아 코데카*를 아세요
하늘 아래 가장 아름다운 직업
밤이면 미로를 가는 사람에게
온몸으로 등불이 되어 주는
이태리말로 반딧불
걸어 다니는 가로등이랍니다
오선지 흐르는 물위에
악보처럼 리듬을 타고
곤돌라를 젓는 곤돌리에들
황홀한 슬픔으로 미로에서 반짝거리는
개똥벌레 코데카들로
베네치아는 한 편의 아름다운 교향시
하늘 아래 아름다운 직업이 있는
물의 도시가 있다네요
*코데가(codega) - 반딧불, 개똥벌레.
밤길의 등불을 대신 들어 주는, 베네치아에만 있는 직업
ㅡ 문정희 시집 <작가의 사랑> 민음사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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