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득한 옛날, 황하를 다스리던 신 하백은 강물이 넘실거리며 끝없이 펼쳐진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며 무척 흡족해했다.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크고
위대한 존재라고 믿었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자신의 품 안에 있는 듯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하백은 동쪽으로 여행을 떠났다.
그리고 마침내 거대한 바다를 만났다.
끝이 보이지 않는 바다였다.
하백은 그 광활함 앞에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자신이 그토록 크다고 믿었던 황하는, 바다 앞에서는 작은 물줄기에 지나지 않았다.
그 순간, 그의 자만심은 산산이 부서졌다.
하백은 부끄러워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는 바다의 신 ‘약’에게 조용히 말했다.
“내가 당신을 만나지 못했다면
어찌 되었겠습니까.
나는 아마 평생 스스로가 가장 크고 대단한 존재라고 착각하며 살았을 것입니다.
이제야 내 생각과 시야가 얼마나 좁았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당신을 만나지 못했다면 나는 영원히 세상의 웃음거리가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그 말을 들은 약은
하백에게 조용히 이야기했다.
“세상에는 사람의 눈과 마음을
가두는 세 가지 그물이 있네.”
첫째는 공간의 그물일세.
우물 안 개구리에게는
바다를 설명할 수 없네.
왜냐하면 그 개구리는 자신이 사는 작은 우물이라는 공간 안에 갇혀 있기 때문이지.
둘째는 시간의 그물일세.
여름 한 철 살다 사라지는 곤충에게는 겨울의 얼음을 설명할 수 없네.
자신이 경험한 계절만 세상의
전부라고 믿기 때문이네.
셋째는 지식의 그물일세.
자신의 지식이 최고라고 믿는 사람에게는 더 넓은 세상을 보여줄 수 없네.
이미 스스로 만든 생각의 틀
안에 갇혀 있기 때문이지.
참으로 깊은 이야기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자신도 모르게
작은 우물 하나씩을 품고 산다.
자기가 살아온 환경, 경험,
나이, 직업, 학력, 신념….
그 안에서 보고 듣고 판단하며, 그것이 세상의 전부인 듯 착각할 때가 많다.
그러나 세상은
내가 아는 것보다 훨씬 넓고,
사람의 삶은
내가 경험한 것보다 훨씬 깊다.
그래서 때로는 낯선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하고,
내 생각과 다른 의견도 한 번쯤은
품어볼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내 안의 우물이 조금씩 넓어진다.
결국 사람을 성장시키는 것은
‘내가 얼마나 많이 아느냐’가 아니라,
‘내가 얼마나 더
배우려 하느냐’인지도 모른다.
나이가 들수록 더 위험한 것은 무지가 아니라 “나는 이미 다 안다”는 마음이다.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끊임없이
새로운 바다를 만나야 한다.
그래야 겸손해질 수 있고,
그래야 더 큰 사람이 될 수 있다.
오늘도 혹시 내 생각만
옳다고 고집하고 있지는 않은지,
내가 서 있는 작은 우물을 세상의
전부라고 착각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았으면 좋겠다.
세상은 넓고,
배울 것은 아직도 많다.
끝까지 배우려는 사람만이 늙지 않고, 끝까지 마음을 여는 사람만이 더
큰 세상을 품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