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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자가 창조한다

작성자정달솔|작성시간26.06.14|조회수79 목록 댓글 0

꿈꾸는 자가 창조한다

저자 박경리  출판 다산책방  2025.2.6. 132쪽 e북 

『꿈꾸는 자가 창조한다』는 1980년 박경리 님이 서울 정릉에서 원주 단구동으로 이사한 후 썼던 산문들을 모은 책이다. 당시 『토지』 집필에 몰두하는 틈틈히 쓰여진 수상록들이다.

대표작 대하소설 『토지』는 한말→식민지까지 민족사 변천을 그린 한국 문학의 걸작으로, 26(1968~1994)년만에 완성한 이 소설을 통해 한국 문학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문호시다.

원주의 13년간 박경리는 그 생명들을 있게 한 자연의 질서에 감격하며 그 감동을 고스란히 글로 옮겨 담았다. 뜰앞에서 시야에 가득한 치악산 품안의 자연에게 귀의할 수밖에 없다.

“문학은 내부에서 터져 나오는 것, 불러들여서 하는 게 아니다” “원주로 올라온 이유 중의 하나는 나만의 시간과 공간에서 남은 생애의 불길을 태워보겠다는 내 문학적 소망이었다.” 

그가 원주로 내려온 이유는 또 있다. 사위 김지하가 유신 체제하에서 반공법 위반으로 구속되어 원주교도소에 수감되자 옥바라지하는 딸을 위해 딸과 손자가 있는 원주로 온 것이다.

이 책에는 손주들을 위해 집 안마당에 손수 연못 겸 풀장을 만드는 일화도 소개되어 있다. 어찌나 그 일이 즐거웠던지 아침 일찍이 시작해서 해 저무는지도 모를 정도였다고 적었다.

“생명은 아픔이요, 사랑이다. 아픔과 사랑이 사라지는 세상, 나는 인간에 대하여 혐오를 느낄 때가 많다. 아픔과 사랑이 없을 때 생명은 존재할 수 없고 생존도 확신이 없지 않을까.”

들고양이라 하여 책임을 지지 않았다. 다만 이 세상에 생을 받은 모든 것(생물)의 가장 큰 슬픔이 배고픔이고, 배고픔은 목숨을 부지할 수 없기 때문에, 밥을 주는 이유는 그것뿐이다.

궁극적으로 부패물은 어떠한 것이든, 우리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든, 자연에 환원되어 다음 생명을 위한 거름이 되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부패는 쓰레기 아닌 거름이 되어야 한다.

"알고 있다"는 말은 착각, 와전, 잘못된 보고. 그런 식으로 번의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한 일종의 둔사遁辭이다. 고무줄 같은 언사에 너무 오래 길든 결과를 우리는 이말에서 느낀다.

"...같아요" "알고 있다" 하는 말은 분명한 의지의 표현이 아니다. 두 말은 긍정과 부정의 양면을 갖고 있어 애매모호한 말이다. 호도糊塗에 익숙한 관리자의 호신책이 숨어 든 언어다.

의사부재意思不在의 "같다" 라는 말이 만연되면 그 사회는 침묵의 늪이 되고, 사람다운 사람 대접을 받지 못한다. 자기 이익을 좇는 사람들은 책임지는 의사표현을 조심하기 때문이다.

…날로 산적되어 엄청난 쓰레기로 변하는 비생명체는 땅의 숨통을 막아가는 중이다. 땅은 신음하며 쓰레기를 감당하고 인간은 그 쓰레기 위에 좌정해 있다면 전율을 느낄 것이다.-59

…씨앗 뿌린 밭에는 싹이 트고, 봄맞이 준비는 식물도, 나도 끝을 낸 셈이며 여름맞이 시작한 나는 비 탓으로 원고를 쓰고, 저녁엔 끊어다 놓은 광목으로 작업복이나 만들어야겠다.-82

…예술하는 사람이 그 소재에 대하여 무관심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시인이나 작가가 언어에 민감한 것은 사실인데, 그렇다고 일반인은 언어에 둔감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124

책에 소개되는 산문은 모두 18편이다. 본대로 느낀대로 쓰신 수필형식의 산문들은 작가 내면을 들여다 보는 느낌이다. 2013년의 원주에 체류할 때 가 본 단구동 자택이 생각난다.

한 분야만 파고들어서 부분밖에 볼 수 없는 무식한 전문가들이 많다. 생명 원천인 흙, 날갯죽지 하나로 자신의 삶 전체를 구현하는 새, 그들이 어찌 높이 나는 도요새를 알까보냐?

꿈꾸는 자는 창조하고 수를 세는 자는 재화를 쌓는다. 재화를 쌓는 자는 창조와 인연이 없다. 다만 창조의 불씨를 받아야 할 사람이다. 생명의 불씨를 가꾸는 사람일 뿐인 것이다.

읽은이 : 정

작설차 두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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