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크 캠핑 2 - 미대륙횡단

작성자미쥬젬스|작성시간18.12.16|조회수3,519 목록 댓글 17

미국 대륙횡단 3031일간의 바이크 캠핑 후기입니다.

기종: 2006 Sportster XL883

총주행거리: 4562 miles (7342 km)

주행경로: St. Louis, MO – Annapolis, MD – Santa Monica, CA – Phoenix, AZ

경유 구간: 13개주 (MD, VA, WV, OH, IN, IL, MO, KS, OK, TX, NM, AZ, CA)

여행 기간: 10/13-11/13


9월부터 생각만 하고 구체적인 준비는 하지 않았다. 10월 중순에 떠나 한 달간 대륙횡단은 사계절의 지역을 걸치는 여행이라 계절별 자켓과 옷가지를 챙겨 짐을 꾸렸다. 특히 rain gear body armor를 보완해 우천시 커버업되도록 하였고 자켓과 청바지에도 보호 패드를 깔아 안전사고에 대비했다.

 

미국 대륙횡단은 크게 남북으로 6가지, 동서로 5가지 루트가 있다. Washington DC에서 Los Angeles까지의 동서 노선을 택했고 집에서 DC까지 바이크 운송을 고려하다 직접 주행해 이동하기로 했다. 미조리 St. Louis에서 출발하여 Washington DC까지 그리고 다시 DC에서 St. Louis까지는 Longliest Road인 국도 50번을 탔고, St. Louis에서 LA까지는 Route 66을 탔다. Route 66는 미국의 Mother Road로 불리며 노벨문학상 수상자 존 스타인벡의 ‘The Grpaes of Wrath(분노의 포도)’의 배경 도로이기도 하며 1930년 미국의 대공황 시대의 암울한 시대에 가뭄과 모래 폭풍을 피해 새로운 삶을 찾아 농민들이 이 길을 따라 캘리포니아로 이주했던 역사적 의미가 담긴 도로로 총 8개주(IL, MO, KS, OK, TX, NM, AZ, CA)를 걸친다. 캘리포니아 도착 후 남쪽 멕시코 국경을 따라 아리조나 Phoenix로 오는 것이 최종 목적지였다.

대륙횡단 경로: Route 8 (Washington DC->St Louis) & Route 11 (St. Louis->LA) (https://100daysofsunshine.org/2014/11/20/11-essential-american-road-trip-routes/)

 

[Day 0] 10/13 (): St. Louis, MO – Chester, IL – St. Louis, MO 250 miles

어제 사직서를 내고 오늘 바이크 친구 James C.와 오전 라이딩을 갔다. 한 동안 바이크를 타지 않은 탓에 아침에 시동이 안 걸렸다. 점퍼로 간신히 시동을 걸고 만나기로 한 장소로 달렸다. 장거리 여행 전 warming up 라이딩이었다. 이 때만 해도 대륙횡단이 실현될 지 반신반의했다.

 

[Day 1] 10/14 (): St. Louis, MO – Montgomery, IN 200 miles

숙소: Montgomery Camp Office

숙박비: $20/night w electricity, water

오전 늦게 짐꾸려 길을 나섰다. 메릴랜드로 출장간다는 말도 안되는 구실로 집을 빠져나왔다국도 50번을 따라 동쪽으로 향했다. 일리노이는 옥수수밭이 즐비한 아주 편평한 땅에 대부분 직선 도로로 라이딩은 다소 심심한 코스다. 점심을 먹으며 휴식을 취하고 일찍 캠핑을 하려 가까운 곳에 Flora에 있는 Charley Brown Park 캠핑장을 갔으나 샤워시설이 없어 발길을 돌려 한 시간을 더 달려Red Hills State Park에 도착하니 시즌 휴업이었다. 주위 몇군데를 전화하니 안 받았다. 10월 중순이면 이 곳 중서부 지역은 추워져 대부분의 주립공원 캠핑장은 시즌 휴업 상태였다. 해가 짧아 날은 저물고 바람도 쌀쌀해 졌다. 첫 날부터 숙소를 못 찾아 좀 당황스러웠다. 사설 RV 캠핑장에 전화하니 다행히 받았다. 어둠 속에 한 시간을 더 달려Montgomery에 도착하니 저녁 7시였다. 작고 아득한 캠핑장이었다. 주인이 없어 일단 먼저 사이트를 골라 텐트부터 쳤다. 오랜만에 설치하니 다소 시간이 걸렸다. 텐트와 에어베드, 침낭, 전기담요를 깔고 난 후 9시쯤 저녁을 먹으로 마을로 나가 불 켜진 식당에 들어 가니 주방은 닫았고 술만 팔았다. 주유소에서 샌드위치와 쥬스를 사서 텐트에서 끼니를 뗴웠다. 스트레치와 제자리뛰기 30분을 한 후 샤워하고 오니 밤 12시였다. 비예보가 있어 짐가방을 커버로 씌우고 텐트 안으로 들어와 첫 날 밤을 청했다.

 

[Day 2] 10/15 (): Montgomery, IN – Williamsburg, OH 160 miles

숙소: East Fork State Park

숙박비: $28/night w electricity, water

밤새 비가 내려 텐트위로 떨어지는 빗소리에 잠을 설쳤다. 8시 일어나니 비가 계속 왔다. 비 거치기를 기다리며 다시 전기담요 속으로 들어갔다. 10시쯤 비가 거쳐 조깅하러 캠핑장 밖을 30분간 뛰었다. 오는 길에 사무실에 들러 캠핑료를 지불하고 샤워 후 짐을 꾸렸다. 먹구름이 잔뜩 끼어 언제든 다시 비가 올 것 같았다. 텐트 물기를 대충 털고 장비를 모두 장착하고 추위와 비를 대비해 옷을 겹겹이 껴입고 바깥에 우비로 커버한 후 출발 전 어제 남은 샌드위치로 아침을 떼우고 출발했다. 오하이오로 넘어 오니 커버길과 업 다운이 있는 도로가 나왔다. 늦가을 바람과 추위에 몸의 온기가 서서히 빠져 나갔다. 한 시간 마다 McDonald에 들러 따뜻한 커피와 간식으로 몸을 녹인 후 다시 바람을 갈랐다. 6시쯤에 신시내티 서쪽 Indian Springs Campground에 도착하니 텐트는 받지 않는다 하여 발길을 돌려 한 시간쯤 더 달려 신시내티를 지나 FMCA Campground에 도착하니 회원제로만 운영되는 RV 사이트라 또 발길을 돌려야 했다. 7시가 넘어 날은 어두워졌다. 주변 캠핑장을 급히 찾아 전화하니 한 군데가 받았으나 곧 퇴근하여 자리를 장담 못한다했으나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30분 더 달려 그곳에 도착하니 입구를 못 찾아 한 참을 헤메다 주유소에서 길을 물어 겨우 찾아 가니 꽤 큰 주립공원 캠핑장이었다.캠핑객들이 각종 할로윈 장식과 색색별 전등을 켜 놓고 여기 저기 캠프파이어를 하며 모여 있었다. 입구 쪽에 자리를 잡고 텐트를 치고 아침에 먹다 남은 샌드위치와 집에서 가져온 과자로 저녁을 떼우고 조깅을 하러 캠핑 사무실쪽으로 뛰어 갔다. 주립공원 내 캠핑장이 여러개 분포되어 있었고 사무실까지 가는 길이 너무 어두워 가다가 돌아왔다. 샤워를 하고 싶었으나 포기해야 했다. 돌아와 11시 반에 잠자리에 들었다.

 

[Day 3] 10/16 (): Williamsburg, OH – Coolville, OH 140 miles

숙소: Carthage Gap Camp

숙박비: $35/night w electricity, water

8시쯤 일어나 공원 관리사무소까지 뛰었다. 아직 문이 닫혀 있어 되돌아 오는 길에 샤워장을 들렀다. 텐트를 걷고 짐을 꾸리고 있으니 지나가는 사람마다 한마디씩 건넸다. “Wasn’t it chilly at night?”, “Neat tent. I like your cot tent!”, “What’s the reason for riding?” 모두들 안전 운행을 기원해 주었다. 뒤이어 관리사무소 직원이 픽업을 타고 사이트 점검을 위해 지나가다 서더니 “Micheal?”라고 묻길래 아니라고 답하고 지난 밤 늦게 왔다며 캠핑료를 지불하니 춥지 않았냐며 친근하게 맞아 주었다. 모든 짐을 장착하고 11시쯤 출발했다. 30분쯤 달린 후 멕도날드에 들러 커피와 팬케이크로 아점을 먹고 다시 2시간쯤 달려 3시쯤 KFC에서 점심을 먹고 새 직장과 관련된 중요한 이메일이 와 있어 일 보러 일찍 캠핑장을 찾았다. 5시쯤 캠핑장에 도착하니 텐트는 받지 않는다고 했다. 안 좋은 경험이 있어 더 이상 텐트는 안 받기로 했다며 다른 곳을 알려 주는 와중에 안주인이 나오더니 허락해 주었다. 더 달리기 피곤했는데 고맙다며 감사에 마음을 전했다. 텐트를 쳐 놓고 조깅과 샤워를 한 후 현금 인출도 할 겸 7시쯤 저녁 먹으러 근처 주유소로 향했다. 주유소내 간이 식당에서 샐러드와 치즈마늘빵으로 저녁을 먹고 현금을 찾아 밤길을 달려 돌아왔다. 텐트안에서 노트북으로 회사일을 보고 11시에 잠들었다.       

 

[Day 4] 10/17 (): Coolville, OH – Elk Garden, WV 170 miles

숙소: Abram’s Creek Lodge

숙박비: $20/night w electricity(+$5)

8시반에 일어나 캠핑장 밖 마을을 돌며 조깅하고 샤워 후 어제 현금이 없어 못 낸 캠핑료를 지불하고 텐트로 돌아오니 10시였다. 노트북으로 회사 일 보고 12시 반에 텐트를 걷기 시작했다. 캠핑하던 아저씨 한 명이 다가와 간밤에 춥지 않았냐며 말을 건냈다. 자신도 야마하 1100 V-star를 가진 바이커라며 지금은 은퇴하고 캠핑하며 여가를 보낸다고 했다. Sturgis 얘기를 꺼내며 28년간 두 번 빼고 모두 갔다고 한다. 대단한 바이커였다. 아들이 와이오밍에 살며 자신의 두 번째 바이크 Sportster 1200를 보관하고 있어 해마다 아들과 함께 Sturgis에 간다며 여러가지를 얘기 해 줬다. 매년 8월이 되면50만명이 일주일간의 바이크축제를 위해 마을을 찾는다고 했다. 매년 OD(Overdose:약물 과복용)과 사고사로10명 안팎의 사망자가 생기기도 한단다. 그래도 본인은 아주 재밌어 하며 내년에도 이미 아들집까지 비행기표를 예약해 놓았다고 한다. 은퇴한 이 바이커, Bruce와 내년 Sturgis에서 만나기로 하며 연락처를 받았다. 얘기 나누느라 한 시간을 보내 2시쯤에야 출발했다. 30분 달린 후 멕도날드에서 점심을 커피와 맥핀으로 떼우고 캠핑장을 예약 후 3시쯤 출발했다.

 

150 마일을 해지기 전에 도착하려면 부지런히 달려야 했다. 날은 화사하고 기온도 다소 풀려 상쾌한 라이딩이었다. Appalachian 산맥을 오르는 커브와 업 다운이 끝없이 나왔다. 점점 추워지고 속도도 내질 못해 예상보다 훨씬 더 걸렸다. 해가 지고도 산 길을 한 시간 더 달려야 하는 다소 위험하고 고달픈 라이딩이었다. 추위에 방풍장갑을 끼려고 길가에 잠시 정차하려던 중 작은 자갈 노면에서 중심을 잃고 바이크를 놓쳤다. 텐트와 침낭, sissy bar 가방 무게에 혼자서는 바이크를 일으킬 수 없는 상황이었다. 뒤 이어 따라오던 차량 두 대가 즉시 정차하고 도와주러 왔고 그들과 함께 쉽게 바이크를 일으킬 수 있었다. 자칫 난감한 상황이 될 수 있었던 상황에 기꺼이 도워준 그 분들께 고마움을 표하고 30분 더 달려 마침내 캠핑장에 도착했다. 텐트사이트와 캐빈만 있는 곳으로 무척 어두웠다. 사무실에 문을 두드려 캠핑료를 지불하고 전기가 필요하다 하니 캐빈 앞에 텐트를 치고 캐빈 외벽 전기 콘센트를 써게 해 주었다. 어두운 캠핑장내 바이크를 조심 조심 몰고 캐빈을 찾아 텐트를 치고 주요소에 사온 빵과 쥬스, 사과 하나를 저녁으로 떼우고 계곡 물 소리와 몹시 부는 바람소리를 들으면 10시 반쯤 잠을 청했다. 지면이 경사져 텐트가 약간 머리쪽으로 기울어져 속이 다소 불편해 뒤척이고 있을 때 11시가 넘어 누군가 전등을 들고 텐트 주변을 서성거렸다. 라디오 소리를 줄이고 자는 척 조용히 했다. 점점 가까이 오더니 텐트를 전등으로 몇 번이고 비추었다. 그러다 캐빈으로 들어가더니 나와서 건너편 캐빈으로 들어가는 소리가 들렸다. 다시 텐트쪽으로 왔다가 텐트를 전등으로 또 비추더니 오던 길로 돌아 갔다. 야심한 밤에 누구란 말인가? 캐빈 투숙객이 잘 못 찾아 왔나 싶었다. 애써 그럴 수 있다고 위안하며 다시 잠을 청했다. 바람이 몹시 불고 산 속이라 기온이 떨어져 텐트안이 추워 잠을 못 이루고 뒤척이고 있을 무렵 누군가가 또 전등을 들고 텐트쪽으러 왔다가 캐빈 안에 들어가서 한 참을 있다가 다시 나와 되돌아 갔다. 뭐지? 12시가 넘은 시각에 몽유병환잔가? 다시 잠을 청했다.          

  

[Day 5] 10/18 (): Elk Garden, WV – Chesapeake Beach, MD 200 miles

숙소: Breezy Point Beach & Campground

숙박비: $45/night w electricity, water

간밤에 자다 깨다를 반복하던 중 그 누군가는 두 번 더 전등을 들고 나타났다 사라졌다. 편히 잘 수가 없었다. 아침은 기온이 더 떨어져 추위에 9시 반까지 전기 담요속에서 웅크리고 있었다. 조깅복으로 갈아 입고 캠핑장을 돌아 볼겸 장내를 뛰었다. 산 길을 끝까지 가니 계곡이 나왔고 가는 도중 캐빈이 군데 군데 있었다. 차가 한대도 보이지 않는 빈 캐빈이었다. 간밤에 나 말고 아무도 투숙객이 없었던 것이었다. 간밤에 전등 들고 새벽까지 네 번이나 들락거리던 사람는 누군란 말인가? 샤워하러 관리실 건물로 가니 화장실은 실외 간이 화장실이었고 샤워장은 물이 나오지 않았다. 세면대조차 물이 나오지 않았다. 시즌 휴업상태였다. 어제밤 날 왜 받은 건가? 딴데 갈 곳도 없었던지라 암튼 받아줘서 고마워 해야 했다. 세수도 못 한채 어제 남은 빵과 쥬스로 아침을 떼우고 짐을 싸서 경사진 산 길 오르막과 내리막을 조심스레 겨우 빠져 나올 수 있었다. 출발은 11시쯤이었고 날은 화창했다. 아침 라이딩은 언제나 상쾌하고 즐거운 기분을 주었다Appalachian 산맥이 아직 150 마일 정도 남아 있어 고개를 대여섯개 더 넘어야 했다. 대관령 고갯길처럼 산길을 꾸불꾸불 돌아서 올라갔다 내려갔다를 반복했다. 적당한 스피드로 안전하게 라이딩을 즐겼다. 목적지까지 70마일을 남기고 점심을 먹으로 식당을 찾았다. steak & cheese sub 와 커피를 시켜 허기를 채웠다4시쯤 다시 출발했다. 두 시간쯤이면 가뿐히 도착하리라 생각하며 대서양을 향해 달렸다. 워싱턴DC에 가까워지자 상황이 달라졌다. 퇴근시간에 걸린 것이다. 교통 정체로 DC를 빠져나오는데 2시간나 걸렸다. 날은 저물어 7시가 됐는데 아직 30마일이 더 남았다. 해변가가 가까워지니 밤바람에 바닷바람이 더해져 마지막 1시간은 몹시 추웠다. 8시쯤에 캠핑장에 도착해 직원의 퇴근 직전에 겨우 체크인을 할 수 있었다. 한쪽편은 요트들이 즐비하고 다른 쪽은 RV가 나란히 들어서 있는 휴양지같은 멋진 풍경의 캠핑장이었다. 대서양 바다가 캠핑장 바로 앞에 펼쳐져 있었다. 어둠속에서 텐트를 치고 주유소에서 사온 치킨과 쥬스로 저녁을 먹고 10시에 조깅 하러 나갔다. 샤워장은 넓고 깨끗히 정비되어 있었다. 샤워 후 텐트로 돌아와 자리에 누웠다. 내일은 여기서 하루 더 쉬면서 재충전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Day 6] 10/19 (): Chesapeake Beach, MD – Annapolis, MD – Washington D.C. – Chesapeake Beach, MD 140 miles

숙소: Breezy Point Beach & Campground

숙박비: $45/night w electricity, water

아침부터 요란한 모터 소리에 잠을 깼다. 공사 현장 같은 소리가 계속 들려 일어나 보니 똥차가 RV사이트 마다 정차하며 차량에서 똥을 빼내는 소리였다. sewer hookup이 없는 캠핑장이었던 것이다. 일주일에 두번씩 와서 퍼 간단다. 관광지 해변가라 환경 문제로 그렇게 설계된 것 같다. 햇볕이 내리쬐는 따스하고 청명한 날이었다. 스트레칭 후 해변가를 달렸다. 대서양 바다 내음을 맡으니 정신 맑아졌다. 해변가에서 아침 낚시를 즐기는 낚시꾼을 만났다. 할리 스트릿 밥을 탄다는 이 아저씨와 잠시 인사를 나누고 계속 달렸다텐트로 돌아오니 옆 사이트에 아줌마가 나와 있어 인사를 건넸다. 펜실바니아에서 벤을 타고 온 부부라 했고 남편이 벤을 개조해 벤 안에서 캠핑을 한다고 했다. Chesapeake Beach가 좋아 10년 넘게 매년 몇 번씩 시간 날 때마다 온다고 했다. 곧 이어 남편도 나와 함께 얘기를 나누었다. 이 부부도 바이커였고 남편 Bruce는 직접 조립 개조한1932 할리 Flathead, 아줌마 Karen1968 Triump를 탄다고 했다. 61세인 Bruce 14살 때부터 바이크를 타시 시작해  50년 가까이 타고 있으며 손재주가 좋아 취미로 antique 차량을 직접 조립, 제작, 도색까지 해 $8500에 팔았다며 사진을 보여줬다. 멋진 클래식 독일식 차량이었다. 10개월 정도 타다 차 바디가 낮아 허리가 불편해 팔았다고 한다. 팔린 차는 전시회에도 전시되며 가격은 $23,000까지 올랐다고 했다. 다음 프러젝트는 fly란다. 비행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만들어 작동하면 언제나처럼 본인이 직접 탈 거란다. 이 사람이면 가능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보자며 인사를 나눈 뒤 샤워하고 어제 남은 치킨 한 조각과 집에서 가져온 과자로 아침을 떼우고 한식이 먹고 싶어 주변 식당을 검색하다 Annapolis북쪽에 위치한 중식집으로 향했다. 1시간 반을 달려 2시 반쯤 자금성에 도착했다. 짬짜면을 맛있게 먹고 Annapolis로 내려 왔다. Annapolis는 한국의 진해처럼 해군사관학교(USNA: U.S. Navy Academy)가 있는 도시로 유명한 관광지다. 사관학교 입구로 향하는 긴 차량 행렬이 이어졌다. 4시쯤 입구에 도착하니 위병소 경찰이 바이크는 교내를 운전할 수 없다하여 입구옆 주차장에 세워 놓고 걸어서 구경했다. 이전에도 두 번 들린적이 있다. 유럽풍의 타운과 바닷가 휴양지같은 캠퍼스가 좋았다.

 

6시 저녁 약속이 잡혀있어 30분 정도 교내에서 휴식 후 4시반에 DC로 향했다. 금요일 오후 퇴근시간이라 DC 시내가 많이 막혔다. 약속된 식당이 다운타운에 있었고 지하 주차장에 바이크를 주차한 후 식당으로 올라가니 초등학교 동창이 먼저 와 있었어 곧 이어 또 다른 동창이 나타났다. 어언 40년 만이었다. 이 넓은 미국 땅에서 제각기 다른 주에 사는 초등학교 동창 세명이 함께 모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오랜 세월이 무색하게 격없이 대화를 나누며 식사를 하고 후식을 즐기며 어린 시절 얘기와 미국 생활에 대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눴다2시간 가량 얘기 나눈 후 양해를 구하고 8시 반에 먼저 일어났다. 캠핑장까지 돌아가려면 밤길을 두시간 달려야 했기에 조심히 속도를 낮춰 무사히 캠핑장으로 돌아오니 10시가 넘었다. 조깅은 생략하고 여행 일지를 남기고 11시 반에 잠자리에 들었다.             

 

[Day 7] 10/20 (): Chesapeake Beach, MD – Romney, VA 160 miles

숙소: Wapocoma Campground

숙박비: $20/night w electricity (RV only), water

간 밤에 바닷바람이 몹시 불고 비도 내렸다. 9시에 해변가를 조깅하고 샤워하고 주유소에서 산 샐러드로 아침을 떼웠다. 날은 구름이 잔뜩 끼어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것 같았다. 비오기 전 출발하려 짐을 서둘러 꾸리고 있으니 Bruce가 나와 내 모습을 사진 찍었다. 자신은 오늘 카약을 하러 바다에 나간단다. Karen은 백사장에 앉아 바다로 떠나는 남편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서로 안부 인사를 나누고 12시쯤 서쪽을 향해 출발했다. DC 다운타운를 피해 하이웨이를 타고 남쪽으로 DC를 빠져나왔다. 한 두 시간 정도 달려 시내를 완전히 빠져 나온 후 점심을 먹으러 작은 몰에 들렀다. Hot Pot이라는 식당에 들어갔다. 중국식 샤부샤부였다. 뜻밖에 고기 부페를 먹게 되었다.

 

고기로 배를 든든히 채우고 국도 50을 따라 서쪽으로 계속 달렸다. 해지기 전 6시쯤에 캠핑장에 도착했다. 넓고 활기가 넘치는 캠핑장이었다. 캠핑장 중앙에 지워진 파빌리온에서 DJ가 있는 음악과 댄스 파티가 벌어지고 있었다. 어둡기 전 텐트를 치고 전기를 연결하려니 110V가 아닌 RV 전용 220V 콘센트만 있었다. 주변을 다 찾아봐도 모두 같았다. 난감해 할 때 옆 사이트 캠핑 트레일러에서 아저씨(Allen)가 나와 자신의 캠프 트레일러에서 자라고 호의를 표했다. 사양하고, 대신 자신의 캠프 트레일러 외벽에서 110V를 연결하도록 해줘 텐트를 옮겨와 그의 트레이러 옆에 바짝 붙였다. Awning을 내려 비까지 막아 주웠다. 내일 아침 30°F(-1°C)도까지 떨어져 추울거라며 자신의 켐퍼에서 따뜻하게 자라고 또 권했다. 사양하고 저녁은 응해 그의 아내 Christina가 감자 고기 스튜를 따뜻하게 데워줘 맛있게 먹었다. 맥주와 와인을 마시며 자신의 바이크 (1973 Softail 2007 Super Glide) 얘기와 자식들 얘기를 나누며 9시까지 시간을 보냈다. 밖에 캠프 파이어가 준비돼 있었다. 샤워하고 나오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화덕에 불은 아직 타고 있었다. 잠시 불을 쬐다 Allen이 나오지 않아 텐트로 들어와 여행 일지를 남기고 취침 준비를 했다. 10시 반인데 건너편 파티에서 아직 흥겨운 음악소리가 들리며 뜨거운 토요일 밤을 보내고 있었다. 컨트리 송이 흘려 나왔다. ‘County roads, Take me home, To the place I belong, West Virginia Mountain mamma, Take me home, Country roads.’ 주변 캠퍼들이 함께 따라 불렀고 끝나고 박수를 쳤다. 마직막 곡이었다. 웅성거리다 하나 둘씩 자신의 캠퍼로 돌아갔다.


[Day 8] 10/21 (): Romney, VA – Coolville, OH 200 miles

숙소: Carthage Gap Camp

숙박비: $35 ($15 off)/night w electricity, water

간 밤에 바람이 몹시 불어 awning이 바람에 펄럭이는 소리에 잠을 깼다. 바람에 부러질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다행히 Allen이 한 밤중에 나와 awning을 걷었다. 8시에 일어나 스트레칭 후 관리사무소까지 뛰었다. 캠핑장이 넓어 한 참을 달려 도착하니 아직 열지 않았다. 돌아 와서 샤워를 하고 나니 Christina가 모닝 커피를 권했다. 크림과 설탕을 타서 자판기 커피처럼 달달하게 끓여 주었다. 남편 Allen이 그렇게 마시는 걸 좋아 한단다. 집에서 가져온 일회용 믹스커피와 인삼차를 답례로 주니 좋아했다. 짐을 꾸리고 있으니 아침 준비 됐다며 같이 먹자고 했다. 텐트를 걷은 후 캠퍼로 들어가니 금방 구운 토스트, 계란, 감자 볶음을 내 주었다. 접시가 두 개만 있어 Christina도 같이 먹자고 하니 미소를 지으며 자기는 남자들 먹고 난 후 나중에 먹는단다. 그러고보니 어제 저녘도 Allen과 둘이만 먹은 것 같다. Christina는 시골 농장에서 자라 어릴 때 항상 그렇게 여자들끼리 나중에 따로 먹는게 익숙하다 했다. 미국서 처음 보는 광경이었고 다양함에 대한 많은 생각을 했다.

 

갈 길이 멀어 일찍 출발해야 했기에 식사 후 바로 짐을 마저 꾸리고 출발하려 할 때 Allen Christina가 배웅 나와 점심 도시락을 건넸다. 감사함을 전하고 함께 사진을 찍었다.

 

10에 출발해 국도 50번을 따라 서쪽으로 달렸다. Appalachian 산맥을 넘어려면 비탈진 고개를 수없이 넘어100마일은 더 가야 했다. 얼마 안 가서 길가에 눈이 쌓여 있었고 도로는 눈에 젖어 있었다. 기온은 30°F(-1°C)도였고 산 정상으로 갈수록 체감온도는  영하 10°C도였다. 모든 옷을 다 겹겹이 껴입고 장갑을 두개 끼고도 산속 주행은 추웠다. 안면 마스크로 인해 헬멧 바이저에 김이 서려 올렸다 내렸다를 반복하며 최대한 안전하게 주행했다. 뒤따르는 차들은 아무도 빵빵거리지 않고 따라와서 추월선이 나와서야 앞서갔다. 추웠으나 산 중턱에 쉴 곳은 없었다.

 

그렇게 3시간을 안 쉬고 달려 손끝이 시려 무감각해지기 시작할 때 주유소겸 식당이 하나 나왔다. 기름을 넣고 식당안으로 들어가화장실 따뜻한 물로 언 손을 녹였다. 손님이 많아 주문하는데 한 참 걸렸다. 겹겹이 껴입은 옷을 다 벗고 편하게 휴식을 취하며 팬케이크와 계란후라이, 치킨 누들 수프와 커피로 점심을 먹었다. 따뜻한 음식을 든든히 먹으니 몸이 한결 회복됐다70마일 왔고 아직 130마일 더 달려야 했기에 2시에 다시 출발했다. 큰 고비는 넘겨 작은 고개 몇개만 더 넘으면 평지가 나오고 덜 추울것이라는 희망을 안고 달렸다. 산을 다 내려오니 2차선 고속도로로 연결됐다. 산 아래는 눈이 오지 않았지만 주행 속도가 높아지니 바람이 더 차게 옷 틈새를 파고 들어 여전히 추웠다. 커피 브레이크로 두 번 더 쉬고 6시에 지난 번 오던 길에 묵었던Carthage Gap캠핑장에 도착했다. 주인장이 반갑게 알아보며 캠핑료를 $20만 받았다. 텐트는 안 받는다고 했던 그가 베푸는 호의에 감사했다. 내 지난번 묵었던 자리에 트랙터가 주차되어 있어 그 옆에다 어둡기 전 텐트를 치고 해가 저문 후 텐트로 들어와 저녁을 먹으려 Christina가 싸 준 도시락을 풀어 보았다. 빵 두 조각, 콜슬로, 치킨무침, 물이 넵킨과 포크와 함께 들어있었고 바닥에 또 뭔가가 있었다. 주소메모지와 $20가 싸져 있었다. 노잣돈까지 챙기는 그녀의 마음씀이 느껴져 뭉클했다.

 

어느 음식보다 맛있게 저녁을 먹고 따뜻한 샤워를 하니 추위에 고생했던 하루일과를 무사히 마친 몸과 마음에 안도감이 들었다. 새벽에 영하로 떨어진다 하니 오늘 밤이 고비다. 에어베드가 몇일전부터 서서히 바람이 새어 나가 새벽녘이면 바닥이 맞붙어 전기 담요가 깔려 있는데도 등이 시렸다. 자기 전 공기를 한번 더 주입하고 자야 했다. 여행일지를 적는 동안 텐트 안에서도 코끝과 어깨가 시려왔다. 10시에 침낭 속에서 들어가 김광석 노래를 들으며 잠을 청했다.

   

[Day 9] 10/22 (): Coolville, OH –Vallonia, IN 270 miles

숙소: Starve Hollow SRA

숙박비: $25/night w electricity, water

간밤에 몹시 추웠다. 에어베드는 한 두 시간만에 공기가 다 빠져 나가 바닥이 닫아 등이 시렸다. 머리쪽이 경사가 낮아 속도 좀 불편했다. 참다 한 밤중에 텐트에서 나와 화장실이 있는 어두운 샤워실에 불을 켜고 들어가니 귀곡산장 마녀가 눈을 벌겋게 뜨고 버티고 서 있었다. 낮에 볼땐 할로윈 장식쯤으로 지나쳤는데 한 밤중에 맞딱들이기엔 부담스러웠다화장실을 갔다 와서 에어베드에 다시 공기를 주입하고 누우니 전기담요의 온기가 살아나 등이 따뜻했고 속도 편해져 다시 잠을 청했다. 8시에 일어나니 기온은 영하였고 대지는 온통 서리로 뒤덮혀 있었고 바이크엔 얼음꽃이 피어 있었다.

 

지난 주보다 훨씬 추웠지만 같은 코스로 캠핑장 바깥 마을을 뛰었다. 돌아와 스트레칭 후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니 온기를 찾을 수 있었다. 아침을 먹기 이해 이틀 전 사둔 샐러드를 꺼내 보니 야채들이 눅눅해져 있었지만 뭐라도 먹어야 했기에 소처럼 씹어 먹었다. 짐을 정리하고 있으니 바이커 커플이 지나가며 인사를 건넸다. 지난밤에 나처럼 야영을 했나보다. 나보다 먼저 출발하는 그들을 따라 나도 10시쯤 출발했다. 국도50번이 대부분 분리대가 있는  2차선 도로로 거리를 더 낼 수 있었다. St. Louis까지 500마일이 넘게 남았고 모레까지 도착하려면 250마일 이상 달려야 했다. 도로는 좋았으나 바람이 몹시 불어 바이크가 몇 번이고 돌풍에 휘정거리는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다. 최대한 몸을 숙이고 바람의 저항을 적게 받으며 주행했다. 2차선 도로가 끝나고 적당한 커브와 업다운이 있는 시골길이 이어졌다. 날씨가 어제보단 많이 따뜻해져 60°F(15°C)도까지 올라갔지만 바람때문에 여전히 손이 시렸다. 속이 여전히 안 좋아 빈 속으로 달리다 3시경에 멕시칸식당에서 Fiesta Burrito를 먹었다. 따뜻한 음식으로 배를 든든히 채우니 온기와 에너지를 되찾았다. 주유소는 커피 브레이크겸 여러 번 들렀다. 마지막 주유소 건너편에 할리 매장을 보였다. 들러고 싶었지만 시간에 쫒겨 그냥 가야 했다. 어둠이 내리고 30분 더 달려 7시 반에 캠핑장에 도착했다. 입구 관리소가 아직 열려 있었다. 직원이 반갑게 맞았고 친절히 안내 해줬다. Central time임을 알려 주며 8시 반이 되었다. 평점5점 캠핑장답게 아늑하고 잘 정리된 캠핑장이었다. 어두운 길을 가로지르며 양 옆으로 늘어선 가족단위로 온 캠퍼들이 제각기 할로윈 장식과 조명을 잘 꾸며 놓고 있었다. 아이들이 뛰어다니는 캠핑장은 항상 마음이 푸근해 진다. 샤워장 뒷편에 텐트 사이트를 배정받아 어둠속에서 텐트를 쳤다. 어제 남은 빵과 치킨 무침으로 저녁을 떼우고 샤워를 하고 텐트로 들어와 11시에 편안한 잠자리를 청했다.

 

[Day 10] 10/23 (): Vallonia, IN – St. Louis, MO 270 miles

숙소: Home

숙박비: $0/night w electricity, water

간밤에 춥지 않아 잘 잤다. 8시에 일어나 캠핑장안을 뛰었다. 멋지게 꾸민 할로원 장식이 눈에 띄었다샤워 후 짐을 꾸려 10시에 출발했다. 국도 50번을 따라 달리다 아침 먹으려 했던 식당을 놓쳐 한 참을 달려 11시에 Thai 식당에서 Petai를 점심으로 먹었다. 200마일 넘게 다려야 했기에 일찍 나와 11시 반에 출발하여 시골길과 2차선 도로를 번갈아 가며 부지런히 달렸다. 갑자기 역주행방향으로 정차한 경찰자가 길을 막고 서 있었다. 갓길에 정차된 스쿨버스에 사고가 난 모양이었다. 10분 정도 기다리니 길을 터 주었다. 1시간마다 주유소에 들러 쉬었다. 견과류 간식과 커피를 마시며 주유소 바깥 의자에서 쉬면서 전화통화 중에 pickup 한대가 지나가다 서더니 내 바이크에 대해 뭐라고 했는데 통화중이라 알아 듣지 못했다. 출발전 바이크를 꼼꼼히 점검했으나 별다른 문제는 없었다. 다시 바람을 가르며 달려 St. Louis까지 40마일을 남겨 두고 멕도날드에 4시에 도착하여 30분간 커피 브레이크를 가졌다. St. Louis로 연결되는I-64는 교통혼잡이 심하고 특히 대형 트럭이 양 옆에서 쌩쌩 달리면 후폭풍으로 바이크가 휘정거려 위험해 정신을 바짝 차리고 달려야 했다. 여유있게 듣던 음악도 다 끄고 모든 신경을 앞뒤 좌우 차량에 집중하며 안전 공간을 확보하며 주행했다. 5시가 넘으니 퇴근 차량까지 뒤엉켜 고속도로에서 가다 서다를 반복하여 반클러치로 30분가량을 서행하니 손과 어깨가 아려왔다. 정체가 풀리고 차들이 다시 쌩쌩 달리기 시작했고 다시 긴장하며 남은 구간을 무사히 달려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집에 도착하니 6시였다. 모든 옷을 빨래통에 넣고 샤워후 저녁은 한국식당에서 회덮밥으로 맛있게 먹었다. 내일 하루는 재정비와 휴식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Day 11] 10/24 (): St. Louis, MO 0 miles

숙소: Home

숙박비: $0/night w electricity, water

정비를 했다. 바이크를 깨끗이 닦고 에어베드 바람 새는 구멍도 세 곳 찾아 본드로 패치를 붙여 고쳤다. 아침 이슬에 젖어 털어도 습기가 남아 있던 텐트도 햇볕에 말렸다. 텐트 지퍼의 잘못된 재단으로 다 잠기지 않는 곳도 칼로 떼어내 끝까지 잠기도록 고쳤다. 그 틈새로 바람이 솔솔 들어와 항상 오른쪽 팔과 어깨가 시려웠었다. 샴푸도 충분히 챙기고 치솔도 새 걸로 교체하고 햇볕과 바람에 튼 얼굴에 바를 로션도 챙겼다. 헬멧 바이저를 깨끗이 닦고 김서림 방지액을 코팅했다. 기온이 떨어지면 코까지 덮은 앞면 마스크위로 더운 김이 생겨 달릴때는 괜찮으나 신호등에 걸리면 금새 바이저에 김이 잔뜩 서리곤 해 바이저를 올렸다 출발하면 다시 내리는 불편함을 겪었었다. 바이크 손잡이 바람막이도 부착했다. 손이 제일 시렸기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했다. Sissy bar 가방도 번지 코드로 이중으로 연결하여 뒤로 넘어가지 않도록 단단히 조여 맸다. 브레이크 패드와 타이어도 점검했다. 짐을 줄이기 위해 열흘간 한번도 쓰지 않은 샌달, 티셔츠 두 개, 반바지는 빼고 양말도 더 튼튼한 걸로 교체했다. 머리도 깍고 벼개피와 메트리스 커버도 빨았다. 발열 조끼도 챙겼다. 바람으로 인한 체온저하와 손 시려운 게 제일 힘들었다. 아이스박스도 안이 찢어져 새 걸로 교체했다. 매일 텐트를 쳤다 갰다, 짐을 쌓다 풀었다를 반복하니 손은 거칠게 텄고 손톱밑이 갈라져 뜨거운 물에 불렸다. 여독때문인지 손과 얼굴, 눈이 부었다. 하루 간의 휴식으로 몸과 마음이 가벼워져 내일 출발이 기다려졌다.       

    

[Day 12] 10/25 (): St. Louis, MO – Strafford, MO 200 miles

숙소: Strafford RV Park

숙박비: $10/night w electricity

10시에 출발하여 제임스 C.를 만나 라이딩하고 점심을 같이 먹기로 했다. 서쪽으로 향하는 내 여정에 잠시 동행하는 라이딩이었다. Sullivan까지 40마일을 함께 달려 멕시칸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제임스 C.는 나의 라이딩 버디다. 같이 탄건 4년이 되었고 같은 회사 다니며 프로젝트 하다 만났다. 일리노이 동문이며 일하는 분야도 비슷하여 서로 잘 통한다. 2년전 은퇴하고 집에서 쉬고 있던 터라 주중아침 라이딩에 거꺼이 응해 주었다. 먼 길가는 나를 격려해 주려 함이었리라. 식사와 담소를 나누고 1시에 나와 Safe riding를 기원해 주며 헤어졌고 그는 집으로 돌아가고 나는 계속 서쪽으로 향했다.

 

St, Louis부터 California까지는 Historic Route 66을 타기로 했다. 이 길은 옛날 서부 개척시대의 이주민들이 이용했던 길로 그 역사적 의미가 깊고 그 가치를 기리기 위해 잘 보존된 도로이다. 미조리주의 경우 고속도로 I-44를 따라서 평행하게 양 옆으로 outer road로 남겨져 있는 국도다. 길을 따라 66사인이 계속해서 나와 어렵지않게 따라 주행할 수 있었다. 시간은 더 오래 걸리나 국도를 따라 즐비한 마을과 농장들을 구경할 수 있어 라이딩에 재미를 더한다중간 중간 주유소에 들러 기름을 넣고 쉬어 가면서 달렸다. 날씨는 제법 쌀쌀해 추웠다. 아침부터 구름이 잔뜩 끼어 오후 5시부터 비예보가 있어 비오기 전 도착하려 부지런히 달렸다. 허나 4시경에 먹구름으로 변하더니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마침 근처 주유소가 보여 들러 주유도 하고 우의를 꺼내 입었다. 부츠부터 바지, 자켓, 장갑까지 모두 우의로 무장하고 다시 달렸다1시간 반을 더 달려 캠핑장에 도착했다. 66번 길가 옆이라 편했다. 비는 계속 왔다. 텐트 사이트를 배정받아 바이크를 세우고 내리는 비 속에서 텐트를 치고 칭낭을 깔고 에어베드에 공기를 주입했다. 발펌퍼 600번 해야 에어베드가 부풀어 진다. 최대한 비가 텐트안과 침낭에 들어가지 않게 했지만 빗물이 군데군데 들어와 졎었다. 화장실로 가 우의안에 입은 옷을 모두 벗어 saddle bag안에 넣고 부츠도 운동화로 갈아신고 sissy bar가방에 넣었다. 텐트안에는 공간이 좁아 작은 옷가방과 미니 아이스박스만 가지고 와 발밑쪽에 놓았다. 젖은 우의를 발밑쪽에 개어 두고 침낭 안에 들어와 앉아 저녁으로 집에서 가져온 빵과 견과류를 밀키스와 함께 먹었다. 비는 아침까지 온다고 예보돼 있어 조깅과 샤워는 생략하고 운동화를 비닐봉지에 넣어 텐트안에 들여 놓고 일찍 잠자리를 청했다. 에어 베드는 천천히긴 하나 여전히 공기가 셌다. 새벽 기온이  45°F(7°C)도 예상이라 등이 덜 시릴 것 같았다.

  

[Day 13] 10/26 (): Strafford, MO – Fairland, OK 120 miles

숙소: Twin Bridges State Park

숙박비: $22/night w electricity, water

간밤에 차소리와 기차소리에 자다가 깨 귀마개를 하고 잤다. 새벽에 깨니 에어베드는 공기가 다 빠져있어 등이 시려 새우잠을 잤다. 텐트위로 빗물 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며 다시 잠을 청했다. 비는 아침에서야 거쳤다. 8시반에 일어나니 텐트안이 온통 물방울로 가득 맺혀 있었다. 툭 치면 금방이라도 물방울이 칭낭위로 다 떨어질 태세였다조심스레 일어나 조깅복으로 갈아입고 나와 캠핑장안을 두바퀴 뛰었다. 먹구름이 아직 잔뜩 끼어 있어 언제라도 또 비가 올 것 같았다. 샤워 후 젖은 텐트를 걷어내고 물기를 틀어 넣고 침낭도 일부 젖은대로 말아 넣으며 짐을 다 싸니 조금씩 비가 다시 오기 시작했다. 청바지, 부츠, 양말과 우의가 아직 젖어 있었지만 오후에 도착할 오클라호마에 가서 말릴 생각으로 그대로 입었다. 헬멧내피와 장갑도 모두 젖어 있어 머리와 손도 차가웠다. 빨리 남서쪽에서 떠나 따뜻한 햇볕을 받고 싶었다. 10시에 출발하여 30분 정도 달리니 월마트가 나와 침낭패드를 사러 들어갔다. 에어베드대신 침낭패드로 대체하기로 했다. 물티슈를 집에서 나올 때 빼먹고 안가져 와 하나 샀다. 월마트내 Subway에 샌드위치와 감자 치즈수프로 아침을 먹고 새로 산 패드를 칭낭위에 장착하고 다시 66번을 달렸다. Springfield를 지날 때쯤 66번이 끊겨 길을 찾지 못해 I-44를 타고 가다 다시 로컬로 빠져 66을 따라 달렸다. 한 참을 달렸는데 아까 지나왔던Springfield시내가 또 나왔다200마일 달려야 하는데 1시간을 달려 제자리에 온 것에 허탈해하며 갈길이 멀어 66번 표지찾기를 포기하고 GPS가 알려주는 국도 60을 따라 Tulsa로 향했다. 길은 잘 닦인 도로로 시원스레 달려 지체된 거리를 뺐다. 2시 반에 맥도날드에 들러 피쉬버거와 커피로 점심을 먹으며 한 시간 몸을 녹이며 휴식을 취했다. 밖을 보니 구름이 걷히고 해볕이 간간이 비추기 시작해 출발전 우의를 모두 벗고 젖은 청바지가 바람에 마르도록 청바지에 윈드자켓만 입고 가벼워진 몸과 마음으로 출발했다. 직진 우선 교차로에서 우측에서 차량이 좌회전하며 불쑥 들어와 충돌 직전에 멈춰 사고를 피했다. 전에도 같은 상황에서 사고를 면한 적이 있어 우측의 좌회전 대기 차량은 항상 예의 주시하며 직진한다. 이번에도 운이 좋아 사고를 면했다. 운전자의 부주의를 탓하기 전에 내 안전은 내가 지킨다는 생각으로 주행한다. 5시쯤에 주립공원 캠핑장에 도착해 100마일 더 갈지 여기서 잘지를 고민하다 젖은 장비를 말릴겸 일찍 캠핑을 하기로 했다. 공원 입구로 들어가니 관리인이 원하는 곳에 텐트를 치고 있으면 결제하러 순회차량이 들릴 거라 해 샤워건물 바로 옆에 자리를 잡고 텐트를 치기 시작했다. 간밤에 젖은 모든 옷가지와 텐트 장비들을 햇볕에 말렸다. 에어베드는 공기가 새 더 이상 쓸 수가 없어 버리고 새로 산 패드를 깔았다. 1시간 정도 장비를 말리고 텐트와 옷가지를 정리한 후 비에 젖고 흑탕물에 뒤덮인 바이크을 물수건을 말끔히 닦아내고 있었다.

 

지나가던 차 한대가 서더니 아주 뚱뚱한 아저씨가 나오더니 나에게로 와서 사진을 찍을 수 있냐고 물었다. 물론이다라고 답하니 텐트가 니트하다며 바이크와 텐트, 바이크를 닦고 있는 나를 찍었다. 바이크 닦느라 별 반응도 않했는데 사진 촬영이 취미라며 한 참을 자신이 캠핑여행한 얘기를 늘어 놓으며 월마트에 취직하고 싶다고 했다. 취직되면 하고 싶은 것 얘기를 또 늘어 놓았다. 자신이 찍은 자동차와 바이크 사진들을 보여주며 어제 강가에서 찍은 펠리칸 사진도 보여줬지만 난 별 관심이 없었다. 안전 여행하라는 작별인사를 받고 헤어진 후 해질때쯤 조깅복으로 갈아 입고 캠핑장내를 한 바퀴 뛰렸다. 샤워 후 아침에 사 둔 프리첼과 집에서 가져온 과자로 저녁을 떼웠다. 밤엔 라이딩을 하지 않으려는 나름의 룰을 지키려는 것이었다. 바로 옆 화장실에서 양치질을 하고 텐트로 돌아와 여행 일지를 적고 10시에 잠자리에 들었다. 드디어 따뜻한 날씨아래 라이딩 하게 될 내일이 기대되었다.

 

[Day 14] 10/27 (): Fairland, OK – Edmond, OK 200 miles

숙소: Central State Park at Lake Arcadia

숙박비: $25/night w electricity, water

간밤에 찻길 옆에 텐트를 친 탓에 차소리에 성가셨지만 잠을 방해하진 않았다. 캠핑 패드는 효과 만점이었다. 바닥에서 한기가 전혀 올라오지 않아 전기담요의 열기를 온전히 느끼며 따뜻하게 잘 수 있었다. 에어베드를 걷어내고 패드를 까니 공간도 더 넓어졌다. 8시에 일어나 캠핑장 바깥 마을을 뛰었다. 안개가 자욱한 고즈넉한 멋진 시골 풍경이 나왔다개가 갑자기 짖으며 달려나와 멈춰 되돌아 뛰었다. 다행히 줄이 묶여 날 따라오진 않았다. 언젠가 꼬불꼬불한 시골길을 라이딩하던 중 줄이 풀린 개가 튀어나와 날 덮칠 기세를 하여 순간 속도를 내 위험을 모면했던 적이 있다. 시골엔 줄을 안 메고 개를 풀어 놓는 경우가 종종 있으니 그 후로 항상 개조심한다. 조깅을 마치고 샤워하러 화장실에 들어가니 소독제로 바닥을 청소한 듯 온통 락스냄새가 진동했고 눈이 따가울 정도였다. 억지로 참고 샤워를 하러 들어 갔다. 버튼을 누른만큼 물이 나오는 구조라 버튼을 계속 눌러가며 샤워를 하는데 환풍기도 없어 한증기와 락스냄새가 뒤섞여 숨쉬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급하게 마치고 입구 문을 활짝 열으니 화생방 훈련처럼 안에서 흰 연기가 빠져 나오고 있었다. 연기와 냄새가 나가도록 문을 열어 둔 채 화장실을 나왔다. 습기에 젖은 텐트를 털어 내며 짐을 꾸려 10에 출발했다. 10분 달리다 식당이 보여 아침을 먹으러 들렸다. 오믈렛과 커피를 시켜 맛있게 먹고 속을 든든하게 채우니 기운이 났다11시에 다시 출발해 국도 60번을 따라 서쪽으로 달렸다. 날씨도 쾌청해 라이딩하기에 좋은 날씨에 도로도 잘 닦여 있어 간만에 느끼는 즐거운 라이딩이었다. 지난 2주간의 동부행 라이딩은 늦가을 비와 겨울 추위에 고생한 고난의 행군이었다면 이제부터 2주간은 따사로운 햇볕이 있는 봄과 여름이 있는 꽂길 라이딩이 될 것이라 설렜다. 66번 표지판을 보고 따라 달리니Tulsa다운타운으로 연결돼 신호등마다 걸려 시간낭비인 것 같아 GPS를 따라 국고 60번을 타고 다운타운을 우회해 도시를 빠져나오니 탁 트인 시골 도로가 나왔다. 하늘은 구름 한 점없이 맑고 화사한 햇볕이 온 몸으로 느껴지는 기분 좋은 라이딩이었다그렇게 넓은 미 중서부의 평야를 달리노라면 대지의 컴맨더가 된 기분이 들었다. 바이커들도 여기 저기 많이 보인다. 동부쪽 달릴 때는 바이커를 거의 만나지 못했는데 여긴 날씨가 따뜻한 지역이다보니 역시 많은 바이커가 다닌다. 2시 반에 맥도날드가 보여 점심을 먹으러 들어 갔다. 1시간 휴식을 취하고 다시 달려 5시쯤에 캠핑장에 도착했다. 주립공원내 캠핑장이 잘 정돈되 있는 호수가 옆의 쾌적한 곳이었다. 배정받은 사이트를 찾아가 바이크를 세우고 텐트를 쳤다. 주변에는 모두 RV들만 있었고 오던 길에 텐트만 치는 곳이 따로 있었고 제법 많은 사람들이 텐트를 치고 공놀이를 하며 노는 모습이 여유로운 휴가를 즐기는 듯 보였다. 전기가 필요하다했더니 날 RV사이트로 배정했던 게다. 샤워실 바로 옆에 배정해 주어 만족스러웠다. 텐트를 치고 조깅복으로 갈아 입고 캠핑장내 호수가를 따라 달렸다. 아이들 소리가 여기저기 들리며 가족단위로 많이들 온 것 같았다. 돌아와 샤워 후 해질녁쯤 간편한 복장으로 바이크를 몰고 근처 작은 몰에 있는 타이식당에 저녁 먹으러 갔다. Pad Kee Mao를 시켜 밥이랑 같이 먹었다. Pad Kee Mao는 쌀국수를 납짝하게 수제비처럼 널여 찢어서 여러 야채와 basil잎과 함께 볶은 타이 요리로 한국사람 입맛에 맞아 즐겨 먹는다. 이 식당은 진짜 타이 사람이 운영하는 타이 식당인 것 같았다. 맛있게 배불리 먹고도 남아 남은 걸 내일 아침용으로 박스에 담아 왔다돌아 올땐 오둔운 밤길이라 조심히 캠핑장으로 돌아왔다. 항상 방심은 금물이다. 사고는 예기치 않은 때와 장소에서 일어나기 마련이라 언제든 안전 주행을 해야 한다. 9시에 텐트로 돌아와 양치질을 하고 여행일지를 기록하고 11시에 침낭으로 들어갔다. 옆 캠퍼에서 아이들 노닥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평화로운 토요일 밤 풍요로운 잠을 청했다.

 

[Day 15] 10/28 (): Edmond, OK – Alanreed, TX 220 miles

숙소: Longhorn RV Park

숙박비: $5/night w electricity, water

새벽에 몇 번 뒤척이다 8시반에 일어나 캠핑장내를 어제처럼 호수를 따라 한 바퀴 뛰었다. 샤워 후 어제 남은Pad Kee Mao로 아침을 먹고 10시 반에 출발했다. 하이웨이 I-35를 타고 남쪽을 따라 Oklahoma City를 빠져 나와 I-40로 바꿔 서쪽 방향으로 달리다 국도 152번으로 빠져 나왔다. 오클라호마는 이전에 와 본 적이 없어 생소했다. 국도 152번은 헐리우드 영화에서 볼 법한 허허 벌판에 끝없이 펼쳐진 하이웨이를 연상케 했다. 차량도 드물고 도로는 잘 정비되어 있었고 날씨는 구름 한 점없이 맑았고 기온도 70°F(21°C)도 정도로 따뜻해 라이딩하기에 딱 좋은 날이었다. 여햏하는 기분이 제대로 났다. 오클라호마 시티를 지나 시골길로 빠질 때 주행계가 80마일을 가르키고 있어 다음 주유소까지는 충분하다 여기며 마지막 주유소를 지나쳤다. 주행계가 94마일에서 엔진 출력이 떨어지면서 개스가 바닥난 신호를 줬다. Sportster 는 연료통이 3갤런으로 연비가 50 mpg이므로 이론상으로 한 번에 reserve ( 0.5 gal)전까지 120마일, reserve 합처서 150마일을 달릴 수 있다. 초크 벨브 knob이 부러져 콜드 엔진 스타트를 위해 반 이상 오픈 상태에서 달려 연료 소모가 심했던 것이다. Reserve로 갈 수 있는 30 마일 이내에 주유소가 나와야 했지만 아무리 달려도 주유소가 나오질 않아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Binger라는 마을까지 5마일 표지판을 나올 때 reserve로 이미 28마일을 달려 아슬아슬했다. 마침내 주유소가 나왔고 무사히 주유대앞까지 바이크를 정차시켰다. 주유양은 3.1갤론까지 채워졌다. 완전 바닥이었다는 것이다. 운이 좋았다. 암튼 이 곳 오클라호마는 서부 개척시대 dust bowl이름처럼 모래바람으로 도로 갓길은 모래가 깔려 있었고 인적이 드물었고 대부분 목화밭 또는 목초지로 덮혀 있었다. 남부 흑인들이 하루 종일 일했던 곳이 바로 이 목화밭으로 딕시(Dixie) 벨트라고도 불려진다달리면서 간혹 도로 한 켠에 십자가가 꽂혀 있는 것을 보았다. 누군가가 그 자리에서 교통사고로 유명을 달리했다는 것이다. 특별히 사고위험지역처럼 보이지는 않는 것은 운전 부주의가 사고 원인이었으리라는 생각이 들며 안전 운행의 경각심을 일깨웠다. 2시 반쯤 교차로에 Cactus Cafe라는 식당이 있어 점심을 먹으러 들어 갔다. 종업원이 Today’s special을 설명해 주며 추천해 사이드로 구운 감자와 샐러드를 시켜 왕세우구이와 함께 맛있게 먹었다든든히 배를 채우고 다시 국도 152번 서쪽으로 달리다 I-40으로 갈아 타서 달리니 “Drive Friendly”라는 문구와 함께 텍사스 표지판이 나왔다. 30분 더 달려 Shamrock에 있는 Long Star RV Park에 도착하니 주인도 없고 관리사무실도 없는 무인 캠핑장이었고 화장실과 샤워장 없이 RV 세 대만이 주차되어 있었다. 바로 옆 식당 주인이 나타나 다른 캠핑장을 알려주어 다시 I-40를 따라 서쪽으로 한 시간 더 달려 5시 반쯤 Longhorn RV Park에 도착하니 여기에도 화장실과 샤워장이 없었다. 캠핑장은 12개 사이트가 전부였고 RV 5대가 캠핑하고 있었다. 캠핑장 주인집 개가 목줄도 없이 달려 나와 짖어 댔고 주인 할머니가 뒤이어 나와 조용히 시키며 안 문다며 나를 안심시켰다. 화장실를 염려하니 건너편 언덕 위 주유소에서 화장실 사용할 수 있으며 주유소는 6시에 문 닫는다고 알려주었다. 먼저 주유소로 가서 저녁용 핫도그, 견과류, 사과와 쥬스를 사고 돌아와 주인 할머니에게 텐트 캠핑료 5불을 지불하고 텐트를 쳤다. 샤워를 못하니 조깅도 생략하고 텐트 안으로 들어와 칠리 치즈 핫도그, 견과류, 사과로 저녁을 떼웠다. 시원한 맥주를 마시고 싶었지만 내일 아침까지 화장실을 못 가니 포기해야 했다. 캠핑하면서 취침시 화장실 참기에 적응 못하면 상당히 힘든데 다행히 잘 적응해 큰 불편은 없었다. 11시 반에 잠자리에 들었다. 내일은 일찍 도착해 샤워도 하고 정비를 하리라 다짐했다.

    

[Day 16] 10/29 (): Alanreed, TX – Tucumcari, NM 180 miles

숙소: Blaze-in-Saddle RV Park

숙박비: $15/night w electricity, water

간밤에 바람이 몹시 불었고 아침은 꽤 추웠다. 캠핑장 주변이 황량한 언덕배기에 있어 바람을 한 몸에 다 받는 곳이었다. 8시 반에 일어나 주유소로 5분 걸어가 화장실을 쓰고 세수와 양치질을 하니 한결 개운했다. 견과류, 사과와 쥬스를 사고 텐트로 돌아와 어제 남은 핫도그와 사과로 아침을 떼웠다. 날씨는 맑고 따뜻했으나 바람이 17 mph(27 km/h)로 예보되어 있어 라이딩이 쉽지 않을 거라 예상 하며 텐트를 걷고 짐을 꾸려 10시에 출발했다. I-40을 진입하니 곧바로 “Gusty Wind Area Next 9 Miles”라는 표지판이 나왔다. 바이크가 몇 번을 휘청거렸고 머리는 계속 뒤로 밀렸다. 66번이 국도상에 따로 없어 고속도로를 계속 타야 했다. 30분 가량의 돌풍지역을 무사히 통과하고 66번 표지판을 보고 제한 속도 75 mph(120 km/h)인 고속도로를 벗어나 국도로 빠져 나와 고속도로와 평행하게 놓인Service Road라고 표시된 outer road를 탔다. 남서풍의 맞바람이 너무 강해 속도를 낮춰 50 mph(80 km/h)를 넘지 않게 달렸다. 도로 주변의 수 백개의 Windmill(풍력 발전탑)들이 들어서 장관을 이뤘고 날개가 모두 빠르게 돌아 가고 있었다.

 

12시까지 두 시간을 달려 Amarillo에 도착해 점심을 먹으러 구글찾기 하니  5점 만점의 Somali 식당이 제일 첫번째로 떳다. 소말리아는 해적선으로 한국 어선을 납치하던 나라로 기억됐지만 가 보기로 했다. 식당에 도착하니 겉은 허름했고 안은 더 허름했다. 6개의 테이블중 두 테이블에서 소말리아인으로 보이는 손님들이 그들의 문화대로 손으로 식사를 하고 있었고 아프리카 부족 복장을 한 키 큰 주인 아낙네가 날 보고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내가 빈 테이블로 자리를 잡아 앉으니 물병을 가져다 주며 주문을 받으려 서 있었다. 영어를 못 하는 것 같았다. 메뉴판을 요구하니 그런 거 없다하여 옆 테이블에 먹고 있던 손님에게 물으니 밥이랑 염소 고기먹고 있다며 맛을 보겠냐며 자기 접시를 내밀었다. 괜찮다고 사양하며 나도 같은 걸 달라고 주문했다. 곧이어 음식이 나왔고 염소고기와 야채가 밥과 수프와 함께 나왔다. 포크도 특별히 갖다 주었다. 수프는 매콤한게 맛있었고 밥도 커리로 볶아 먹을만 했고 염소 고기는 부드럽고 간이 잘 배여 있어 맛있었다. 식사하면서 옆 테이블의 손님과 대화를 나눴다. 소말리아에서 온 젊은이로 미국온 지 5년 됐고 트럭커로 일하며 굳 페이에 건강보험도 다 커버돼 만족스러워 했다. 그는 트럭을 몰고 대륙횡단을 하고 나는 바이크로 대륙횡단을 하는 공통점을 가졌다. 얘기를 나누고 헤어질 때 서로 안전 운행하라는 인사를 나눴다. Losit (스펠링이 맞는지 모름)이라는 그 청년은 밝고 열심히 사는 이민자의 긍정적 모습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대로 가니 주인 아낙네가 “ten dollor, three dollor”라고 했다. 그녀는 숫자 10까지만 영어로 셀 수 있는 듯 보였고 13불을 지불하고 팁도 주었다.

 

배를 든든히 채우고 남은 길을 재촉해 1시간을 더 달려 뉴멕시코주로 넘어 왔다. 한 번 와 보고 싶었는데, 마침내 뉴 멕시코 땅을 밟았다. 붉은 바위와 황토흙이 눈에 띄었다. 66번을 찾아 고속도로와 outer road를 번갈아 가며 달렸다. 바람은 계속 강해 라이딩하기가 쉽지 않았다. 다행히 고속도로는 차량이 적어 덜 위험했고 국도는 차가 거의 다니지 않았다. 국도상의 집이나 상가 건물은 다 허물어져 폐허가 된 곳이 많았고 주유소가 60마일동안 나오지 않을 때도 있었다. 하루 종일180마일을 달렸는데 그 흔한 맥도날드도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한 참을 더 달려 목적지인 Tucumcari 4시 반에 도착했다. 캠핑장에 들어 서니 관리실에 아무도 없어 앉아서 기다리며 벽에 걸린 시계를 보니 3시 반, 즉 한 시간이 늦어 마우틴 타임인 걸 알 수 있었다. 곹이어 주인 아저씨가 나와 반기며 체크인을 해 주었다. 지난 3일간 강풍속 라이딩으로 몸과 마음이 피로하여 여기서 이틀을 머물며 내일 하루는 휴식을 취할 생각이었다. 배정받은 사이트로 가 텐트를 치고 나니 바람이 여전히 강해 텐트가 한 쪽으로 심하게 밀리며 지지대가 부러질 것 같았다. 때 마침 지나가던 주인 아저씨가 바람막이를 찾아주려 고민하던 중 바람을 막아주는 관리실 건물 앞쪽 벽에 텐트를 치도록 권해 주었고 외벽의 전기 콘센트를 쓰도록 배려해 주었다. 텐트를 옮기니 건물이 바람을 막아줘 훨씬 나았다. 바이크도 가져와 바로 옆에 세우고 나니 하결 안심이 되었다. 조깅복으롤 갈아 입고 캠핑장내를 세 바퀴 뛰고 샤워 후 6시 반쯤 저녁 먹으러 주인 아저씨가 추천해 준 5분 거리의 식당으로 바이크를 몰고 갔다. 꽤 큰 식당으로 손님들이 많았다. 웨이터의 추천을 받아 스테이크와 후식까지 여유있게 식사를 마치고 돌아와 여행일지를 쓰고 11시에 잠자리에 들었다.

 

[Day 17] 10/30 (): Tucumcari, NM – Tucumcari, NM 0 miles

숙소: Blaze-in-Saddle RV Park

숙박비: $15/night w electricity, water

간밤에 따뜻하게 잘 잤다. 바로 옆 찻길에서 들리는 차소리도 익숙해 몸이 캠핑에 적응돼었음을 느꼈다. 8시에 일어나 캠핑장 안을 뛰고 샤워 후 아침으로 사과와 견과류를 오렌지 쥬스와 함께 먹었다. 9시에 세탁실로 가 3불 내고 옷가지를 모두 세탁과 건조까지 하고 개인 위생과 가방 정리 후 11시 반에 근처 마을로 가 중국식당에서 점심 부페를 먹었다. 별로였지만 한 끼 떼웠다는데 만족했다. 텐트로 돌아와 책을 읽었다. 휴식을 취하는 평온한 하루였다. 오후 내내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다 5시쯤에 저녁먹으로 주변 식당을 찾다 리뷰가 좋은 두 군데를 찾았으나 둘 다 저녁엔 문을 닫는 곳이라 할 수 없이 어제 갔던 Del’s Restaurant로 또 향했다. 가는 길에 주유소에 들러 주유도 하고 비 예보가 있는 내일을 대비해 텐트에서 먹을 간식거리를 미리 사두었다. Steak Fajita를 시켜 저녁을 맛있게 먹고, 식당을 둘러 보니 기념품가게를 겸하고 있어 Route 66모자도 하나 샀다텐트로 돌아와 밤부터 내일 오후까지 비예보가 있어 바이크를 레인커버로 씌우고 rain gear도 미리 꺼내어 텐트안에 두었다. 운동화도 비닐백에 담에 텐트안에 넣어 두고 만반의 준비를 마친 후 텐트안으로 들어와 내일을 맞았다. 내일은 비가 많이 올 예보뿐 아니라 바람도 17 mph(27 km/h)의 강풍이 예상되어 어쩌면 하루 더 머물어야 될 지도 모는다는 생각을 하며 잠을 청했다.

     

[Day 18] 10/31 (): Tucumcari, NM – Tucumcari, NM 0 miles

숙소: Blaze-in-Saddle RV Park

숙박비: $15/night w electricity, water

간밤에 비소리에 잠을 깨니 새벽 2시 반이었다. 세찬 비바람에 텐트가 몹시 흘들거렸고 빗방물이 텐트안으로 간간이 튕겨 들어왔다. 무시하고 잠을 청하려 하니 목이 몹시 마르고 소변도 마렸다. 저녁에 먹은 멕시칸 음식이 짰던 모양이었다. 참다 일어나 물을 달게 마시고 소변은 빈 패트병에 해결하고 나니 한결 나아졌다. 다시 따뜻한 전기 담요속으로 파고 들어 잠을 청했으나 비소리에 정신이 더 맑아지며 잠이 오지 않았다. 비바람은 계속 거칠게 불어댔고 텐트가 바람에 뒤집히지 않을까 걱정도 됐다. 쪽잠을 자다 일어나니 침낭 발쪽에 젖은 느낌이 와 일어나 보니 틈새 바람을 막으려 텐트 아래쪽 처마 자락을 cot침대 위 침낭 패드 아래에 고정시킨 그 틈새로 빗물이 들어와 젖은 것이었다. 물기를 바깥으로 대충 털어내고 처마 자락을 바깥으로 내보내 빗물이 들어오지 못 하게 하였다. 대신 틈새로 바람이 들어오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일부 젖은 가방과 옷들을 젖지 않은 위치로 바꾸고 다시 잠을 청했다. 비바람 소리에 자다 깨다를 반복하다 아침녁에 비가 그치면서 잠에 들어 9시 반에 일어나 샤워를 했다. 하늘은 잔뜩 비구름으로 흐렸고 기온은 37°F(3°C), 바람은17 mph(27 km/h)이었다. 오후까지 지켜보고 출발할 지를 결정하기 하고 오전엔 텐트 안에서 분노의 포도영화를 유투브로 다시 봤다. 1시반에 나와 보니 먹구름은 여전히 깔려 있었고 보슬비가 내리고 있었다. 캠핑사무실에 들러 하루 더 캠핑료를 지불하고 주인 John으로부터 식당을 추천받아 Watson BBQ에서 점심을 먹었다. 식당은 기념품가게를 겸하고 있었고 메뉴로 오늘의 스페셜을 시켜 맛있게 먹었다방문록과 손님들 낙서로 가득 찬 식당벽에 나도 흔적을 남겼다. 언제가 다시 올 일이 있을까저녁용으로 투고박스에 햄버그정식을 시키고 가게에서 Route 66 티셔츠도 하나 구입했다.

 

2시 반에 캠핑장으로 돌아와 세탁실 소파에서 책을 읽으며 6시까지 보냈다. John과 그의 형제인 Silvio가 오다 가다 한 마디씩 인사를 건네며 친근함을 보였다. 내일 새벽에 영하로 떨어질 예정이라 자다가 추우면 세탁실로 오라며 세탁실을 밤새 열어 놓겠다고 했다. 고마움을 답하며 텐트로 돌아와 투고박스에 사 온 햄버그로 저녁을 떼우고 11에 잠자리에 들었다.           

 

[Day 19] 11/1 (): Tucumcari, NM – Albuquerque, NM 180 miles

숙소: Enchanted Trail RV Park

숙박비: $30 ($15 off)/night w electricity, water

간밤에 비도 안 오고 바람도 불지 않았지만 아침 기온이31°F(-1°C)도로 뚝 떨어졌다. 8시에 일어나 캠핑장내를 세 바퀴 뛰었다. 샤워 후 짐을 꾸리고 출발 준비를 하고 있으니 John이 나와 인사를 건넸다. 텐트와 침낭이 팩킹되면 얼마나 큰 지, 어떻게 바이크에 모든 게 다 실어지는지 궁금해 했다. 뒤 좌석에 잘 장착된 텐트, 침낭, 패드를 보더니 한 마디 했다. “Nice pack-up! But, no room for a girl!” 함께 깔깔거리며 웃었다. 함께 사진을 찍고 안전 주행하라며 작별을 했다. 그의 형제 MikeSilvio도 지나가나 출발 준비 중인 나에게 작별 인사를 건넸다. 10시에 출발하여 마을의 Kix on 66에서 아침을 먹으러 들렸다. 오믈렛을 시키고 오렌지 쥬스를 마시고 있는데 손님 세 명이 들어 왔고 그 중 한 남자는 허리에 권총을 차고 있었다. 종업원이나 다른 손님들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듯 했고 뉴멕시코주는 권총을 드러내고 다녀도 되나 보다 생각했다배를 든든히 채우고 11시에 출발했다. 마을을 빠져 나갈 때쯤 국도 66를 따라 나 혼자 달리고 있었데 바로 옆 기차가 평행하게 같은 방향으로 달리고 있었다. 40 mph(65 km/h)로 달리는 바이크를 기차가 앞서 가길래 속도를 50 mph(80 km/h)로 올리니 똑 같은 속도가 되었다. 5분 가량 그렇게 기차와 경주를 하다 I-40을 타고도 계속해서 기차와 평행하게 달렸다. 국도 66번으로 다시 나와 시골 길을 달렸다. 30분을 달리다 작은 터널이 나왔고 노면에 지난 이틀간 내린 비로 진흑과 흙탕물로 덮혀 있었다. Route 66은 아직 도로 사인이 완벽히 되지 있지 않아 종종 dead end도 나오고 포장이 거친 노면도 나온다. 돌아 갈까 망설이다 조심히 진입했는데 입구부터 바퀴가 진흙 노면에 미끌리면서 핸들이 털어지며 중심을 잃어 바이크를 놓칠뻔 했다. 바이크를 일단 세우고 바닥 상태를 확인 해야 했다. 터널 이후 길이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하고 바닥은 포장 노면에 진흑이 쌓인 상태였지만 진흙탕물 밑은 단단한 포장 노면이었다. 진입하기로 결정하고 두 발로 바닥을 짚으면서 중심을 잡으며 흙탕물 위를 조심히 지나왔다. 바퀴와 부츠는 진흙 투성이가 돼었지만 무사히 통과한 게 다행이었다.

 

바이크를 세워 놓고 바퀴에 묻은 진흙을 제거하고 있는데 때마침 반대쪽에서 힘차게 달려오는 기차가 큰 경적을 울리며 아는 척을 해 나도 손을 흔들어 인사해 주었다. 다시 출발해 Santa Rosa 1시쯤 도착해 맥도날드에 들어가 커피와 펌프킨파이를 시키고 돌아 서니 흔한 케찹과 냅킨이 진열되어 있지 않았다. 진열해 놓고 공짜로 제공하지 못 할 정도로 이 곳 경제가 힘들건가 싶었다. 점심 후 커피를 마시며 휴식을 취했다. 이 동네에는 사막내 스쿠바 다이빙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한 Blue Hole이란 큰 물 웅덩이가 있어 잠시 들렸다. 물이 맑고 깊었고 다이버들이 물로 들어가는 모습도 보았다다시 발길을 돌여 Albuquerque로 향했다. I-40을 다시 달리는데 바람이 18 mph(29 km/h)로 돌풍에 바이크가 심하게 흔들렸다. 고속도로 주변은 황무지로 흔한 농장이나 목장도 보이질 않을 정도로 척박한 땅이었다. 가끔씩 주인없어 보이는 소가 서 너 마리 보일 뿐이었다. 1시간 정도 달려 Clines Corners라는 여행자 센터에서 주유도 하고 점심을 먹으러 정차했다. Subway에서 점심을 먹고 있으니 올리비아 뉴톤 존의 ‘You have to believe we are magic, Nothing can stand in our way”이 흘려 나왔고 뒤 이어80년대 팝송 음악들이 옛 향수를 불러 일으켰다. 점심을 먹고 기념품 가게에서 구경하던 중 멕시칸 라이더들을 만나 반갑게 얘기를 나눴다. 멕시코에서 출발해서 콜로라도까지 라이딩으로 3명이 타고 한 명이 픽업트럭을 몰고 갔다 갈 때는 바이크를 트레일러에 실어 차로 돌아간다고 했다. 안전 주행을 서로 기원하며 헤어졌다.

 

I-40를 따라 한 참을 더 달리다 국도 333번을 갈아 타고 Albuquerque시내를 가로 질러 달렸다. 도시는 꽤 컸으며 국도는 뉴멕시코대학 캠퍼스를 가로 질러 연결되어 있었다. 그렇게 50마일을 더 달려 캠핑장에 해질녘에 도착했다. 텐트 사이트가 없었고 RV사이트에 텐트를 치도록 해 주었고 캠핑료도 반 값만 받았다. 라이딩 경로를 물어 크로스 컨츄리한다 하니 “Two  more states”라며 격려해 주며 추우면 세탁실 안으로 들어오라며 배려해 줬다. 수많은 RV들이 줄지어 캠핑장을 채우고 있었다. 저녁 노을 아래 텐트를 치고 샤워 후 점심 때 남은 샌드위치로 저녁을 떼우고 여행 일지를 기록 후 11시에 잠을 청했다.

         

[Day 20] 11/2 (): Albuquerque, NM – Holbrook, AZ 220 miles

숙소: OK RV Park

숙박비: $31/night w electricity, water

새벽 기온이31°F(-1°C)도로 떨어져 추웠다. 7시 반에 일어나 오늘 목적지와 캠핑장을 찾아 정하고 8시에 조깅복으로 갈아 입고 캠핑장 한 바퀴를 돌았다. 샤워 후 아침으로 이틀 전 사 놓은 바나나, 견과류와 오렌지 쥬스와 함께 먹었다. 짐을 꾸리고 휴지통에 버리고 오니 옆 사이트 RV앞에 강아지가 한 마리 나와 있었다. 걸어오는 날 보고 짖지도 않고 한 참을 보고 있어서 인형으로 착각할 정도로 정지한 듯 앚아 있었다. 좀 뒤 할머니가 나와 인사를 건네며 간 밤에 강아지 들락거리는 소리때문에 방해되지 않았냐며 물었다. 콜로라도에서 온 은퇴한 부부로 2주간 캠핑하며 여행다닌다 했다. 안전 주행하라는 작별인사를 나누고 10시에 출발했다. 국도 124번을 따라 달리니 붉은 계곡 바위들사이로 커버길이 나오는 멋진 라이딩 코스가 나왔다. 그렇게 2시간을 달려 Gallup에 도착하니 점심때가 돼 중국식당에 들어 갔다. 부페식이었고 작은 식당내 손님들이 꽉 차 있었다. 식사와 휴식을 취한 뒤 1시에 출발해 I-40을 타고 30분 더 달리니 주경계선을 넘어 아리조나주로 들어 왔다. 출구로 나가 국도 191번을 따라 outer road를 타고 달렸다. 조금 달리다 진흙탕 길이 나왔다. 고인 물이 아닌 시냇물이 가로질러 흘러 내리고 있었고 웅덩이도 꽤 깊이 파인 듯 보여 포기하고 바이크를 돌려 뒤 돌아가 I-40을 다시 탔다1시간 달리고 맥도날드에 들러 커피와 애플파이로 휴식을 취했다. 종업원과 손님들 대부분은 인디언들이었다. 200년 전 척박한 땅 뉴 멕시코로 내 몰려졌던 인디언 역사의 아픔이 있는 곳이었다. 다시 1시간을 더 달려 Holbrook시에 도착했다. 캠핑장에 체크인을 하고 벽에 걸린 시계를 보니 4시 반이었다. 1시간 늦은 건 아리조나는 daylight saving을 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정해준 사이트로 가 해지기 전 텐트를 설치하고 저녁 먹으러 근처 멕시칸식당에 들어가 Today’s Special을 시켜 먹었는데 맛은 별로였다. 텐트로 돌아와 샤워하고 헤드셋, 스텝카운터와 폰을 충전시키고 여행일지를 기록 후 10시에 잠자리에 들었다.

       

[Day 21] 11/3 (): Holbrook, AZ – Williams, AZ 140 miles

숙소: Grand Canyon Railway RV Park

숙박비: $42/night w electricity, water

간밤에 조용히 잘 잤다. 1 시간 시차가 있어 7시에 일어나 캠핑장을 한 바퀴 뛰었다. 샤워 후 짐을 꾸리고 8시 반에 출발하여 마을 근처 맥도날드에서 아침을 먹었다. 9시 반에 출발해 I-40를 타고 1시간쯤 달려 Josoph City에서 국도 66으로 나왔다. 마을은 지나다니는 사람 하나 없이 조용한 마을이었다. 마을 끝에 다달아 다시 I-40를 타려 램프로 진입할 때 길 건너편에 자전거 여행자가 휴식을 취하고 있어 잠시 멈추고 인사를 건넸다. Scott이라는 이 청년은 뉴욕에서 출발해 자전거 여행한지 3개월됐고 Pheonix로 향하며 거기서 직장을 잡아 일하다가 봄에 캘리포니아로 갈 예정이라 했다. 더 놀라운 건 자전거를 자세히 보니 엔진이 장착되어 있었다. 직접 엔진과 기어, 0.5 gal짜리 연료탱크를 장착했단다. 풀 탱크로 50마일을 달리며 뒷짐에 메단 1 gal짜리 연료통까지 더하면 150마일을 달릴 수 있다고 했다. 100 mpg, 꿈의 연비였다. 앞 뒤 바퀴 타이어를 몇칠 전 갈았다고 했다. 텐트와 침낭을 베낭에 메달아 70lb되는 베낭을 등에 짊어지고 달리며 힘들게 여행하고 있었다. 베낭을 바퀴에 달지 않고 등에 지고 달리는 것이 다소 비효율적으로 보였으나 그는 짐이 그렇게 무겁게 느끼지 않는다 했다. 함께 사진을 찍고 연락처를 주고 받으며 안전주행을 서로 기원하며 작별인사를 나눴다. 헤어지고 I-40을 달리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하는 바이크 캠핑이 힘들다고 하면 안 되겠구나 싶었다.

 

1 시간을 더 달려 Meteor Crater 표지판을 보고 출구로 나가 6마일을 남쪽으로 달리니 유성이 떨어진 거대한 웅덩이가 나왔다. 표를 끊고 들어가 무비와 외부 투어를 참관했다. 2만년 전 유성이 지구상에 떨어진 흔적으로 세계 최대 크기라 했다. 개인 소유 땅인지라 관광영업을 개인이 운영하는 곳이었다.

 

투어를 마치고 1시 반쯤 출발해 곧 이어 Two Guns라는 유령 마을을 잠시 들렀다 곧장 30 마일을 더 달려 Flagstaff에 도착했다. 66번을 따라 시내를 가로지르니 대형몰이 나와 주차후 몰 안으로 들어가 푸드코트에서 점심을 먹었다. 몰 안은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렸고 인디언들이 대부분이었다. 1시간을 더 달려 Williams 4시쯤 도착해 캠핑장 체크인을 하고 배정된 사이트로 가 텐트를 치고 조깅복으로 갈아 입고 캠핑장내를 한 바퀴 돌고 샤워하니 피로가 좀 풀렸다. 캠핑장은 호텔을 겸하고 있는 최고급 시설 캠핑장이었으나 바로 옆 기차길이 흠이었다. 7시에 캠핑장 바로 옆 식당으로 걸어 가 저녁으로 튀긴 고등어와 감자칩을 시켜 맛있게 먹었다. 간만에 맥주도 함께 시켜 먹었다취기가 약간 오른 뒤 텐트로 돌아와 10시에 잠자리에 들었다. Grand Canyon의 산자락이라 추웠다. 내일 아침 기온이 32°F(0°C)도 예상으로 마직막 추위가 될 것 같았다. 내일은 산을 내려가 캘리포니아로 넘어가니 따뜻한 기온이 기대돼었다.

[Day 22] 11/4 (): Williams, AZ – Needles, CA 190 miles

숙소: Fender’s River Road Resort

숙박비: $22/night w electricity, water

새벽 2시를 기해 Daylight Saving이 종료돼 1시가 됐다. 바로 옆 기차길에서 기차 경적 소리에 서너 번 자다 깨다를 반복해 잠을 설쳤다. 1시간이 늦어져 6시 반쯤 해가 떴다. 침낭속에서 웅크리고 있다 7시에 일어나니 기온이 29°F(-2°C)도였다. 바이크는 서리로 하얗게 덮혀 있었다. 조깅복으로 갈아 입고 캠핑장을 한 바퀴 뛰었다. 샤워 후 짐을 싸면서 휴일 캠핑을 즐기러 온 옆 사이트 캠퍼와 얘기를 나누며 안전 여행인사로 작별하고 8시 반에 출발했다. I-40을 따라 산 아래로 내리막을 타고 30분 달려 Ash Fork에서 주유하고 아침을 먹으러 길 건너 식당에 들어갔다. 계란 후라이, 베이컨, 토스트와 커피를 주문하여 먹고 있는데 옆 테이블 손님이 식사를 마치고 일어나는데 허리춤 한쪽엔 권총과 다른 쪽엔 칼을 찬 모습에 서부영화속 카우보이를 연상시켰다.

 

따뜻한 아침식사를 마치고 9시 반에 출발해 I-40을 다시 타고 달리다 66 표지판을 보고 출구로 나와 AZ Route 66을 따라 달렸다. 이 구간은 Route 66의 가장 길게 연결된 구간으로 라이딩의 베스트 구간이었다. 탁 뜨인 시야에 노면도 매끄럽고 끝없이 펼쳐진 직선 도로가 가슴을 뻥 뚤리게 했고 뒤이어 산을 내려오는 커버길도 아름다웠다한 참을 달리다 자전거로 달리는 여행자에 앞에서 열심히 페달을 밟고 있어 잠시 세워 인사를 나눴다. 59세의 Patrick이라는 이 아저씨는 Wisconsin에서 출발해 시카고를 거쳐 Route 66을 따라 3개월간 3200마일을 달려왔고 Las Vegas를 거쳐 San Diego에 딸네 집으로 향하고 있다고 했다. 모터 장착없이 페달로만 달리는 진정한 자전거 여행자였다. 하루 50마일씩 달리며 전기 담요없이 침낭과 텐트만으로 19°F(-7°C)도 추위에서도 텐트에서 밤을 새웠고 전기가 필요치 않으니 캠핑장이 없으면 트럭 주차장이나Rest Area에서도 텐트치고 야영한다고 했다. 더 놀라운 건 San Diego에서 2주 머문 후 플로리다 Key West로 겨울 동안 자전거로 이동하고 봄되면 동부 해안을 따라 메인주로 북상하고 다시 서부 시애틀로 가는 1년간 자전거로 미대륙을 한 바퀴 도는 총 12000마일의 대장정이 그의 계획이라 했다. 그의 장비와 지난 3개월을 버텨낸 체력 그리고 잘 관리된 그의 외모를 보면 가능해 보였다. 연락처를 주고 받으며 안전여행을 서로 기원하며 작별하였다. 세상엔 다양한 사람이 있고 대단한 사람이 많다. 어제와 오늘 만난 두 자전거 여행자들은 무엇을 위해 힘든 자전거 여행을 하냐고 물으면, 그 일이 재밌고 좋아서 할 뿐이다. 난 바이크가 좋아서 바이크 캠핑을 한다.

 

국도 66을 따라 1시간쯤 더 달려 산 정상에 이르렸을 때 Antique장식을 한 작은 상점 하나 나와 바이크를 세웠다. 날씨는 더워져 80°F(27°C)도 가까이 되었다. 상점 앞 멋지게 진열된 클래식 차들을 구경하고 상점에 들어가 아이스 크림을 찾고 있으니 귀여운 꼬마 아이가 테블릿을 보며 놀고 있었다. Hi하고 인사를 하니 미소를 지으며 이름이 Erin이라고 했다. 주인의 질녀라며 점원이 알려줬다. 아이스크림을 사고 밖으로 나와 상점 앞 흔들의자에 앉아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강아지 두 마리가 노는 걸 보며 아이스 크림을 먹으며 휴식을 취하고 있으니 Erin이 밖으로 나와 강아지의 이름을 알려주며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이 곳 산자락에서는 셀폰신호가 잡히지 않았다. 12시쯤 다시 출발해 산 아래쪽으로 내리막길을 한 참 달리다 주유소에 들러 오렌지쥬스와 과일을 사고 견과류와 녹차을 마시며 30분 휴식을 취했다. 여기서도 셀폰신호가 잡히지 않았다. Kingman에서I-40을 잠시 타고 곧 이어 AZ-68국도로 나와 달리다 2시 반쯤 Subway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3시에 출발해 1시간을 더 달려 애리조나 주경계선인 콜로라도강을 건너 캘리포니아에 입성했다. 캠핑장은 강 건너 마을인 Needles에 있는 아담한 캠핑장이었고 4시 반에 도착했다. 로컬 시간은 퍼시픽타임인 3시 반이었다. 강변가에 사이트를 배정받고 텐트를 치고 강가에 앉아 하루의 피로를 흐르는 강과 강위를 노니는 제트스키어들을 보며 휴식을 취했다. 기온은 85°F(29°C)도였다. 반바지와 티셔츠로 갈아 입고 캠핑장밖 도로를 뛰었다. 돌아와 샤워 후 책, 컴퓨터, 아이스 박스를 들고 세탁실이 있는 강변이 내려다 보이는 전망좋은 2층 벤치에 앉아 음악을 들으며 점심때 남은 샌드위치와 사과를 집에서 가져온 마지막 밀키스와 함께 먹었다. 8시까지 벤치에 앉아 음악을 들으며 한가로운 저녁 시간을 보냈다. 아침 날씨가 58°F(14°C)도 예상이라 추위에 떨지 않아도 돼서 좋았다. 조용하고 아늑한 이 곳에서 하루 더 쉬어 가고 싶었다.

 

[Day 23] 11/5 (): Needles, CA – Needles, CA 0 miles

숙소: Fender’s River Road Resort

숙박비: $22/night w electricity, water

간밤에 모처럼 조용히 잘 잤다. 아침 기온은 57°F(14°C)도로 그다지 춥지는 않았다. 6시 반에 일어나 캠핑장 밖을 조깅했다. 샤워 후 옷가지를 모두 꺼내 빨래통에 넣고 우의와 부츠는 바이크 위에 늘어 놓고 햇볕에 말렸다아침으로 어제 주유소에서 산 바나나와 비프 절키, 과자로 떼우고 세탁실이 있는 2층 베란다에서 콜로라도강을 내려다 보며 휴식을 취했다. 내일과 모레 여정을 대충 그려 보고 Route 66의 경로와 엘에이 시내 진입을 위한 구체적인 루트를 온라인 안내글을 참조하며 GPS 맵에 입력해 놓았다. 내일은 150마일 떨어진 Dagget에서 캠핑하고 모레는 Santa Monica에 도착할 계획이다. 캠핑장도 선정해 놓았다. 빨래를 마치고 가방을 정돈한 후 11시 반에 점심 먹으러 바이크를 타고 마을로 나갔다. 리뷰가 좋은 중국식당이 있어 들어가니 손님이 뒤 이어 많이 들어왔다. Szechuan shrimp를 시켜 맛있게 먹고 캠핑장으로 돌아와 캠핑장 관리실에 들러 하루 더 캠핑비를 지불했다. 전망 좋고 조용한 이 곳에서 하루 더 쉬고 싶었다. 2층 베란다로 올라가 책을 읽으며 5시까지 휴식을 취했다. 기온은 85°F(29°C)도까지 올랐으나 그늘에 앉아 있었더니 강바람에 조금 한기가 들고 눈도 피로하여 텐트로 돌아와 침낭속으로 들어가 누웠다. 밖은 곧 해가 지고 어두워 졌고 라디오를 듣다 잠이 들었다. 잠시 뒤 옆 사이트의 음악 소리에 깨어 뒤척이다 6시 반에 저녁 먹으러 바이크를 타고 마을로 나갔다. Wagon Wheel Restaurant에 가서 skillet를 시켜 먹고 후식으로 아이스크림도 먹고 8시에 텐트에 돌아왔다. 옆 사이트는 아직 음악을 틀어놓고 있어 컴퓨터와 책을 들고 2층 베란다에서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들으며 컴퓨터로 이메일 작업을 하고 시간을 보내고 10시에 텐트로 돌아와 잠을 청했다.        

 

[Day 24] 11/6 (): Needles, CA – Victorville, CA 200 miles

숙소: Shady Oasis Kampground

숙박비: $22 ($4 off)/night w electricity, water

6시부터 옆 사이트 캠퍼들의 잡담소리에 뒤척이다 6시 반에 일어나 조깅복으로 갈아 입고 캠핑장 바깥을 뛰었다. 돌아와 샤워 후 어제 저녁 남은 skillet으로 아침을 떼우고 짐을 꾸려 8시 반에 출발했다. 헤드셋 충전이 되지않아 주유소에 들러 새 헤드셋을 샀다. 국도 66번인 National Trails Highway를 타고 캘리포니아 동부 사막을 달렸다1시간 달리니 야자수 나무로 둘러싸인 주유소가 나와 주유하러 들렀다. 사막지역에선 주유소가 나오면 주행거리가 50마일 이상이면 무조건 주유를 해야 했다. 사막 한 가운데 오아시스같은 이 주유소는 개스를 갤런당 $5.99에 팔았다. 내가 본 가장 비싼 주유소였다주유 후 물과 견과류로 간식을 먹으며 30분간 휴식을 취하고 다시 출발해 1시간을 더 달려 Newberry Springs에 도착하니 주유소가 나왔다. 주유를 하고 있는 바이커가 있어 다가가 인사를 건넸다. Mark라는 그는 아이오와에서 출발해 캘리포니아에서 동쪽으로 향하고 있다고 했다. Yamaha 1300에 트레이러를 달고 텐트와 침낭, 스토버등 다양한 캠핑장비를 갖추고 있었고 추가 연료통을 달아 총 11갤런으로 430마일을 달린다 했다. 다양한 라이딩 장비와 여정이 흥미로왔다.

 

안전 주행을 서로 기원하며 작별하고 DQ에서 치킨 샌드위치로 점심을 떼우고 1시에 출발했다. National Trails Highway를 다시 타고 1시간을 더 달려 Dagget 2시경에 도착했다. 여기서 캠핑하려 했으나 시간도 남고 내일 엘에이까지 주행 거리를 줄이려 40마일 더 달려 Victorville로 행했다. 5시쯤 Mojave Narrows Regional Park에 도착하니 화-목은 문을 열지 않는다는 표지판이 있었다. 해가 져 어두워져 급히 근처 캠핑장을 찾아 10마일 떨어진 곳에 Shady Oasis Kampground로 향했다. 관리실은 문이 닫혀 있었고 어두운 캠핑장 안으로 들어가니 이삼십대의 RV들이 있었고 많은 사이트가 아직 비어 있었다. 빈 텐트 사이트를 찾아 어둠속에서 텐트를 쳤다. 플래쉬라이트가 고장나 며칠전부터 작동을 안 했지만 익숙해 불 없이도 텐트치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텐트를 치고 난 후, 어두운데 바이크 타고 차량이 복잡한 시내로 나가기가 꺼려져 저녁은 사과와 견과류, 비프 절키, 과자로 떼웠다. 샤워 후 텐트로 돌아와 10시에 잠자리에 들었다.  

 

[Day 25] 11/7 (): Victorville, CA – Malibu, CA 160 miles (??? km)

숙소: Malibu Beach RV Park

숙박비: $44/night w no electricity

간밤에 바로 옆 찻길에서 나는 차 소리에 다소 시끄러웠지만 귀마개덕분에 잘 잘 수 있었다. 7시에 일어나 캠핑장안을 한 바퀴 뛰고 샤워하러 가니 문이 잠겨 있어 밖에서 누군가 오길 한 참을 기다렸지만 오지 않았다. 텐트로 돌아와 컴퓨터 작업을 하다 30분 후 샤워장에 가니 문이 열려 있었다. 샤워 후 관리실에 들러 캐핑료를 지불하고 텐트를 걷고 짐을 챙기니 9시 반이 돼었다. I-15 10분쯤 타고 출구로 나가 아침식사할 곳을 찾았다. 몰에 있는 Baja Fresh 멕시칸식당에 들어가 shrimp fajita를 시켜 맛있게 먹고 다시 출발했다I-15을 다시 타니 가파른 내리막길이 한 참 나왔고 1시간쯤 달리다 국도66 표지판을 보고 나왔다. Cajon Blvd를 따라 San Bernandino를 지나 Santa Monica까지 70마일은 시내길이어서 시간이 많이 걸려 시간당 20마일 정도밖에 못 달렸다. 날씨는 좋았으나 도시 스모그 때문인지 그리 맑은 하늘은 아니었다. 거리는 활기 차 보였고 상점들도 LA 시내가 가까워 질수록 번화했다Foothill Blvd로 바꿔 타고 북쪽으로 가다 Huntington Drive Colorado Blvd로 이어지다 CA-110 Freeway을 탔다. 갓길이 없는 곡선도로에 많은 차들이 바이크를 가로질러 쌩쌩 달렸다. 위험한 구간을 잘 넘기고 Sunset Blvd로 나와 곧 이어 국도 2번인 Santa Monica Blvd을 탔다. 해변가가 점점 가까워 지자 설레기 시작했다. 20마일 정도 남았으나 퇴근시간이 겹쳐 신호등 마다 걸려 1시간 넘게 걸렸다. 해질녁 5시쯤에 마침내 Santa Monica해변가에 도착했다.

 

바이크를 잠시 세워 기념사진을 찍고 계획했던 Dockweiler RV Park에 전화하니 텐트는 받지 않는다하여 Malibu에 있는 캠핑장까지 북쪽으로 해변길을 따라 20마일을 더 달려야 했다. 해가 지고 어두워 졌고 도로는 여전히 퇴근 차량으로 막혔다. 1시간 넘게 달려도 아직 도착하지 못 해 점심도 걸른 상태라 주유소에 들렀다 저녁 먹으러 주유소 뒷편 작은 몰로 들어 갔다. Chipotle로 들어가 steak burrito를 시켜 먹고 남은 건 싸가지고 가방에 넣었다. 10분 더 달려 마침내 캠핑장에 도착하니 8시가 다 됐다. 체크인을 하고 배정받은 사이트인 언덕위를 올라가 규정에 따라 바이크를 주차장에 주차시키고 가방과 텐트장비만 들고 텐트 사이트로 가야 했다. 텐트를 치고 있으니 건너편 사이트에서 캠퍼가 나와 인사를 건네며 전기가 제공되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 전기 담요 없이도 아침에 괜찬았다고 했다. 호주서 6개월간 가족여행 중이라 했다. 유럽을 들렀고 캐나다에서 차를 구입해 미 서부지역을 여행중이며 내일 Needles로 이동하고 그 후 Las Vegas와 캐년을 구경하러 간단다. 잠깐 얘기를 마치고 어둠속에서 텐트를 치고 샤워 후 텐트로 들어와 11시 반에 잠자리에 들었다. 무사히 대서양에서 태평양까지 횡단을 이룬 성취감에 기분좋은 피곤함이 밀려왔다. 내일은 하루 더 쉬면서 휴식을 취할 생각이었다.

 

[Day 26] 11/8 (): Malibu, CA – Whittier, CA 50 miles

숙소: Friend’s house

숙박비: $0/night w electricity, water

간밤에 전기담요를 못 쓰니 등과 어깨가 시려 추워 잠을 설쳤다. 새벽녘에 깨어 뒤척이다 문자수신 소리에 6시에 깼다. June이 어제 저녁 문자에 답장을 보내왔다. June 10년전 몬타나 살때 가깝게 지내던 이웃 친구다. 우리 가족이 몬타나를 떠난 후 그녀는 캘리포니아로 이사간 후로는 서너번밖에 연락을 취하지 못 했다. LA에서 저녁먹자는 제안에 집으로 초대했다. 오후에 다시 의논하기로 답하고 텐트를 나와 캠핑장 한 바퀴를 조깅했다. 샤워 후 아이스박스랑 책을 들고 캠핑장 제일 높은 곳 벤치로 가 탁 트인 태평양 바다를 바라 보며 어제 남은 burrito와 오렌지 쥬스로 아침을 먹었다어제는 밤에 도착에 어둡고 캠핑장 오느라 바다를 제대로 볼 겨를이 없었다. 시원한 바다바람을 만끽했다. 1시간쯤 책을 읽으며 휴식을 취하고 9시 반쯤 텐트로 내려 가니 옆 사이트에 있던 호주에서 온 가족은 그새 텐트를 걷고 벌써 떠나고 없었다. 사진을 남기고 싶었는데 아쉬웠다. 텐트로 돌아오니 텐트안 침낭위에 코알아 인형과 그의 명함이 놓여 있었다. 나와의 작별 인사를 대신 한 것에 고마움이 느껴졌다.

 

12시에 LA사는 초등학교 동창과 한인타운에서 점심 약속이 있었다. 텐트를 걷고 짐을 싸 들고 주차장에 세워논 바이크로 가져가 바이크에 장착하고 10시 반에 LA 한인타운으로 출발했다주중 아침의 Malibu 해안 도로는 번잡하지 않아 라이딩 하기에 멋진 코스였다. 시원한 바다 바람을 맞으며 상쾌한 라이딩을 즐겼다30 분 정도 해안도로를 타다가 Pico Blvd를 타고 LA 시내 방향으로 달렸다. 바이크에 설핑보드를 달고 달리는 라이더는 캘리포니아다운 모습이었다. 스포츠 바이크를 타고 한 손을 허리에 댄 채 티셔츠를 펄럭이며 달리는 오징어들도 눈에 띄었다. 해가 중천인데 벤치에 누워 아직 자고 있는 노숙자들도 익숙한 도시 일상처럼 평범해 보였다. 이색적인 풍경을 만끽하며 가는 길은 출퇴근 시간이 아닌데도 막혀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예상보다 더 걸려 12시 반쯤 식당에 도착했다. 연경이라는 중국식당에서 라조기, 세우 깐풍기, 짜장면을 시키고 목이 타 맥주도 한 병 시켰다. 맛집답게 사람들도 많았고 음식도 맛있었다. 낮 술에 얼굴이 금방 달아올랐다. 바이크를 식당 주차장에 세워 놓고 친구 차를 타고LA시내가 내려다 보이는 Griffith 첨문대 언덕위에 올라 첨문대도 구경하며 1시간을 보냈다언덕을 내려와 커피숖에 들러 시원한 음료를 마시며 휴식한 후 차를 타고 LA 시내 구경을 했다. 출장으로 전에 몇 번 왔었지만 별 관심이 없어 시내 구경은 한 적은 없었다. June과 다시 연락이 돼 LA 한인 식당까지는 교통 체증이 심해 시간상 내가 그녀의 집으로 가기로 했다. 5시에 친구와 헤어지고 June 집으로 출발했다. 퇴근길 교통 체증에 막혀 22마일오는데 2시간이 걸려 7시에 도착했다. 바이크 소리를 듣고 June과 그의 남편이 밖으로 나와 반갑게 맞아 주었다. 곧바로 근처 한인식당을 찾아 10분 차로 이동해 수라상 식당에 도착했다. 고기 콤보요리를 시켜 여러가지 고기 구이를 맛있게 먹으며 10년 간의 이야기 보따리를 풀었다.

 

콤보에는 4가지 고기와 맥주가 함께 나왔다. June 내외는 술을 먹지 않아 나만 마셨다. 남편 Raul은 스포츠를 좋아하는 에너제틱한 멕시칸이었다. Easygoing한 성격으로 여러 얘기를 나누며 격없이 금새 친해졌다. 후식으로 된장찌게까지 맛있게 먹고 9시 반에 집으로 돌아와 10시까지 못다한 얘기를 나눴다. 둘은 아침 일찍 집을 나서야 했기에 작별인사를 미리 나누고 게스트룸에서 편안한 잠자리를 누렸다. 캠핑을 하루 더 하려했던 Malibu에선 17일간 최악의 재산과 인명피해를 기록한 산불이 이날 오후부터 시작되었다.

 

[Day 27] 11/9 (): Whittier, CA – La Quinta, CA 150 miles (??? km)

숙소: Lake Cahuilla Recreation Area

숙박비: $35/night w electricity, water

간밤에 깊이 잘 자고 7시에 일어나니 둘은 출근하고 없고 혼자 조깅복으로 갈아 입고 동네 한 바퀴를 뛰었다. 조용하고 깨끗이 잘 정돈된 subdivision이었다. 돌아와 샤워 후 부엌으로 가니 Lataid 2알이 테이블에 놓여 있었다. 우유 소화를 돕는 약으로 나에 대한 배려였다. 냉장고에서 어제 알려 준 우유랑 과일을 꺼내 씨리얼과 함께 먹었다. 가방을 정리하고 문을 안쪽에서 잠그고 출발전 고마움의 문자를 보내고 집앞에서 기념 사진을 남겼다8시 반에 출발해 I-10를 타고 동쪽으로 향했다. 고속도로를 타니 바람이 몹시 불었다. 강풍을 견디며 1시간쯤 바람에 휘청거리며 달리다가 돌풍이 너무 심해 출구로 나와 날씨를 체크하니 풍속이 22 mph(35km/h)이었고 오후까지 지속될 예보였다계획을 바꿔 국도를 따라 둘러 가기로 했다. 바람에 여전히 휘청거리긴 했으나 시간은 더 걸려도 차량이 많지 않아 덜 위험했다. 12시경 Beaumont에 도착해 작은 몰이 보여 주차장에 바이크를 세우고 걸어서 베트남 식당에 들어가 세우 부루코리를 시켜 맛있게 먹었다. 계산하고 나오려니 주인 아줌마가 상냥히 말을 걸며 바이크 여행에 대해 물었다. 알아 듣는지 모를 표정으로 듣고 자신도 이민온 얘기를 잠시 들려 주었다. 인정 많은 한국 시골 식당 주인같은 넉넉함이 있었다. 안전한 여행을 기원해 주었다. 1시에 다시 출발해 국도 111번을 따라 남동쪽으로 달렸다. 오후 되니 바람이 조금 잦아 들었지만 고속도로를 타진 않았다. 시골길과 동네를 가로 지르며 여기 저기 둘러 보며 타는 라이딩이 좋았다. 바람이 많은 지역인지 주변에 Windmill(풍력 발전탑)이 수백개가 줄지어 서 있었다. 철도가 평행하게 놓인 도로를 달리는데 반대편에서 기차가 오길래 바이크를 세우고 손을 흔드니 기적 소리를 두 번 울리며 답해주었다. 기차 경적소리를 들으면 기분이 좋았다2시간을 더 달려 La Quinta에 도착해 캠핑장으로 찾아 가니 많은 RV들과 텐트들이 캠핑하고 있었다. 체크인하고 샤워실 옆 사이트에 배정받아 어둡기 전에 텐트를 쳤다. 샤워장은 1분마다 코인을 넣어야 물이 나오게 돼 있어 특이했다. 내일은 1분 샤워에 도전해 보려했다. 텐트로 돌아와 견과류, 비프절키, 사과와 오렌지 쥬스로 저녁을 떼우고9시에 잠을 청했다.

 

[Day 28] 11/10 (): La Quinta, CA – Wellton, AZ 180 miles

숙소: Tier Drop RV Park

숙박비: $25/night w electricity, water

간밤에 건너편 캠퍼들 떠드는 소리에 잠을 깼다. 이어 프러그를 꼽고 다시 잠을 청했으나 오지 않았다. 시계를 보니 2시 반이었다. 목이 말라 일어나 물을 마시고 화장실도 다녀 오고 나서 다시 잠을 청했다. 뒤척이다 4시 넘어 잠이 들었다. 6시쯤 깨니 아직도 시끄러웠다. 7시에 일어나 캠핑장내 호수가를 따라 뛰었다. 호수가에 여러 명이 아침 낚시를 즐기고 있어 뛰면서 손을 흔들며 인사를 건넸다. 반 바퀴쯤 뛰었을 때 reserve area로 막혀 되돌아 뛰어 왔다. 텐트로 돌아와 샤워장에 가니 한 남자가 샤워물이 안 나와 당황해 하고 있었다. 설명해 주니 코인을 빌려줄 수 있냐길래 2개를 주니 “You saved me a day!”라며 고마워 했다. 코인 하나를 넣고 훈련병때처럼 1분에 샤워를 마쳤다. 텐트로 돌아와 짐을 꾸리고 있으니 샤워장에 코인 빌린 아저씨가 1불을 들고 와 고맙다며 주었지만 받지 않았다. 짐을 챙기고 9시에 캠핑장을 떠났다국도 CA-86을 따라 남쪽으로 멕시코 국경으로 향했다. 1시간쯤 달리다 Desert Shores에 도착해 도로변에 있는 멕시칸 식당에서 오믈렛과 오렌지 쥬스를 시켜 아침을 먹었다. 배를 든든히 채우고 나오니 11시였고 기온이 75°F(24°C)였고 85°F(29°C)도까지 오를예정이라 스웨터를 벗고 여름복장으로 갖춰입고 다시 출발해 CA-86번을 타자 마자 왼쪽 손잡이 바람막이가 튕겨져 나가 옆 차선 도로위에 떨어졌다. 바람막이를 고정한 zip tie가 햇볕의 뜨거운 열기에 녹아 느슨해져 풀려 버린 것이었다. 트럭과 차들이 그 위를 밟고 지나갔다. 바이크를 세워 걸어가 주워 보니 다행히 스크레치가 났을 뿐 부러지진 않아 나중에 붙일 생각으로 가방에 넣고 다시 출발했다. 12시쯤 Brawley에 도착하니 Rodeo 페스티벌를 하는 날이었고 주민들과 관광객들로 온 마을이 축제분위기였다. 식사를 안 했으면 여기서 했으면 좋았을 아쉬움을 뒤로 하고 경찰이 통제중인 도로를 빠져나왔다국도 111번을 남쪽으로 1시간쯤 달려 Holtville에 도착하니 멕시코 국경 표지판이 나왔다. 북상하는 반대편 차선에선 국경수비대의 Inspection 게이트가 있어 차량들이 길게 줄지어 있었다국도 98번을 타고 국경선을 따라 동쪽으로 달렸다. 차량은 거의 없었고 주변은 온통 모래로 뒤덮인 사막이었다11월의 태양은 여전히 뜨거웠고 기온은 85°F(29°C)도까지 올랐고 바이크에 설치된 폰은 태양열에 과열돼 전원이 꺼질 정도였다. 바이크를 세워 폰을 그늘에서 식혀 전원이 들어온 후 다시 출발해 I-8를 타고 동쪽으로 달렸다캘리포니아주를 지나 아리조나주로 넘어 와 Yuma 2시쯤에 도착했다. 맥도날드에 들어가 피시버거와 애플파이로 점심을 먹고 1시간 휴식을 취한 뒤 다시 출발해 1시간 더 달려 Wellton에 있는 캠핑장에 도착했다. RV Park으로 텐트사이트는 따로 없었다. 관리실에 도착하니 주인이 나와 다른 캠핑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낮선 바이커를 친절히 맞으며 텐트 체크인을 해 주었고 주변 식당 물음에 패스트 푸드외는 로컬 식당은 없다했다. 관리실 바로 앞 사이트로 배정받아 어둡기 전 텐트를 치고 샤워를 했다. 샤워장은 깨끗하게 잘 정비돼 있었고 대부분 RV 캠퍼들이라 샤워장 사용하는 사람은 없어 보였다. 텐트로 돌아와 주유소에서 사온 견과류, 사과, 오렌지 쥬스로 저녁을 떼웠다. 시계를 보니 주 경계선을 넘어면서 1시간이 빨라져 Mountain Time으로 변해 있었다. 내일은 최종 목적지인 Phoenix로 도착예정이며 마지막 라이딩이 될 것이었다. 한 달간의 라이딩에 몸과 마음이 많이 적응되어 진 것 같다. 불편을 못 느끼며 자유와 방랑을 원없이 누렸다. 여행을 마치면 바이크를 어떻할 지를 고민해야 했다.

      

[Day 29] 11/11 (): Wellton, AZ – Maricopa, AZ 150 miles

숙소: AirBnb

숙박비: $48/night w electricity, water

간밤에 숙면을 취하고 7시에 일어나 캠핑장 밖 도로를 조깅하고 돌아와 샤워 후 짐을 꾸렸다. 강아지와 산책나온 사람들이 한 마디씩 건넸다. 텐트가 니트하다, 춥지 않았냐며 안전 여행을 기원해 주었다. 짐을 다 싸고 9시에 출발해 근처 Jack in the Box에서 아침을 먹었다. Veterans Day라 많은 참전용사로 보이는 노인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아침을 든든히 먹고 9시 반에 출발해 Old AZ-80를 타고 동쪽으로 달리다 I-8를 만나 갈아 타고 계속 달렸다. 주유소에 들러 주유하고 바깥 벤치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휴식을 취했다. 바이크 옆 차 주인이 바이크에 관심을 보이며 인사를 건넸다. 바이크 여행에 대해 잠시 얘기 나누다 Pico에서 San Diago로 출장가는 70살의 그와 은퇴 후 생활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다운사이징하여 큰 집을 팔고 작은 집을 새로 지어 이사갈 예정인 그는 내년에 은퇴할 예정이라고 했다. 30년간 전기 컨설턴트로 일했으며 빚을 모두 갚았고 은퇴 후 골프를 치며 아내와 은퇴 생활을 보낼 계획이라 했다. 메디케어로는 부족하고 Blue Cross를 추가 가입해 매달 80불씩 보험료를 지불하고 있다고 했다.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으로 동년배 친구들의 은퇴 시기가 갈수로 늦춰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캘리포니아서 살다 이사온 그는 캘리포니아 산불에 대해서도 주지사의 재정관리 부실과 증세를 비판했다. 산불로 인한 손실은 예방 관리비용의 수천배가 될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하며 주의 소방관리 시스템의 문제를 공감했다. 안전여행을 기원하며 작별하고 다시 I-8를 타고Tuscon으로 향해 동쪽으로 달렸다1시간 반쯤 달리다 맥도날드에 들러 커피와 애플 파이를 먹으며 휴식을 취했다. 도로와 주유소에는 바이커들이 많이 보였고 맥도날드안에도 대여섯명의 바이커들도 보였다. 다시 출발해 I-8를 타고 1시간 더 달리다 Tucsan이 나오기 전 AZ-84으로 갈아 타고 북쪽으로 달렸다. 선인장이 좌우로 즐비했고 그 크기와 뚱뚱함이 이색적이었다.

 

Maricopa 4시쯤에 도착해 멕시칸 식당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주변의 캠핑장이 없어 맥도날드에 들어가 Airbnb를 찾아 보았다. 다행히 근처 민박숙소를 잡아 바이크를 타고 어두워진 시내길로 들어가 숙박집에 도착했다. 노부부가 사는 큰 집으로 실내는 깨끗이 잘 정리되어 있었고 방과 화장실도 잘 정돈돼 있었다. 샤워 후 거실로 나와 비행기표를 예약하고 여행일지를 기록하고 10시에 방으로 들어가 내일와 모레 일정을 구상하며 11시에 잠이 들었다


[Day 30] 11/12 (): Maricopa, AZ – Maricopa, AZ 10 miles

숙소: AirBnb

숙박비: $48/night w electricity, water

간밤에 숙면을 취하고 8시에 일어나 샤워후 9시에 체크아웃을 하고 근처 맥도날드가서 아침을 먹으러 들어갔다. 아침을 머핀과 커피로 떼우고 폰을 충전하며 내일 일정을 준비했다. 비행기 예약을 모레 아침으로 예약했기에 내일 묵을 호텔을 찾았다. 공항셔틀을 제공하는 공항 근처 호텔을 예약하고 바이크를 두고 갈 스토리지 장소도 찾아 보았다. 마침 호텔 바로 옆에 스토리지 빌딩이 있어 10’x5’ 공간의 스토리지를 예약했다. 하루 더 Maricopa에 머물며 휴식을 취할 예정이었다. 먼저 오늘 숙소로 근처 Airbnb를 예약하고 숙소에 11시에 도착하니 준비가 안 됐다하여 1시에 오길 원해 근처 다른 맥도날드에 가서 커피와 파이를 먹으며 시간을 보냈다. 다시 숙소로 향해 1시에 도착하니 체크인을 해 주었다. 바이크를 자갈로 덮힌 앞뜰에 세우고 가방을 들고 숙소에 들어 갔다. 집에는 어린 아이 2명과 간난 아이 1명이 있었고 큰 개 3마리와 새끼 6마리가 있어 강아지 냄새와 독한 방향제가 섞여 매스끄워 기침이 날 정도였다. 방에 있던 방향제를 치워 주웠고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니 조금 나아졌다. 방에 들어와 휴식을 취하다3시쯤 점심을 먹으로 리뷰가 좋은 일식당으로 향했다. 일식집에 도착하여 주문을 하려는 중 스시맨이 한국사람임을 확인하고 메뉴에 없는 회덮밥을 주문하니 만들어 주었다. 이런 시골 마을에서 한국 스시맨이 있는 것에 놀라웠고 신선한 회가 가득찬 회덮밥의 양에 두 번 놀랬다. 회덮밥을 맛있게 먹고 바이크를 타고 다시 숙소로 돌아 왔다. 방에 돌아와 유투브로 음악비디오를 시청하다 10시에 잠을 청했다.          

 

[Day 31] 11/13 (): Maricopa, AZ – Phoenix, AZ 30 miles

숙소: Econo Lodge Phoenix Airport

숙박비: $55/night w electricity, water

간밤에 집안의 개 중 한 마리가 짖어 깨어 나니 4시였다. 개 짖는 소리는 끊이지 않았고 한 참이 지나서야 집주인이 개를 조용히 시켰지만 또 다시 짖어 잠을 설쳤다. 6시 넘어 개 짖는 소리가 멈추고서야 잠에 들었다. 10시 반에 체크아웃을 하고 바이크를 타고 근처 버거킹에 가서 아침을 먹고 커피를 마시며 휴식을 취한 후 12시에 Phoenix로 향했다. 1시쯤 Chandler에 있는 초당순두부식당에 도착했으나 화요일은 휴점이었다. 구글로 근처 다른 한국식당을 찾아 3마일 떨어진 Arirang식당에 도착했다. 육계장을 맛있게 먹고 바이크를 타고 예약된 공항 근처 호텔로 향했다. 3시에 호텔에 도착해 체크인하고 방에 가방을 두고 바이크를 정비했다. 깨끗이 닦고 정비 후 같은 블럭에 있는 Self Storage 가게로 바이크를 몰고 갔다. 4시에 도착하니 오피스가 닫혀 있어 밖에서 1시간을 기다리니 메니저가 차를 몰고 왔다. 5’x10’ 공간에 바이크를 주차하고 열쇄를 구입해 게이트에 채웠다.

 

체크인을 끝내고 걸어서 호텔로 오는 길에 Phoenix Brewry에 들러 맥주 두 잔과 샌드위치를 저녁으로 먹었다. 로컬 맥주는 맛이 좋았고 목이 말라 시원하게 마셨다. 한 달간의 여정을 안전하게 잘 마친 것에 만족하고 자축했다. 7시에 호텔로 돌아와 샤워 후 마지막 여행일지를 기록하고 10시에 잠자리에 들었다. 내일 아침 7시 비행기를 타려면 4시에 일어나야 했다한 달간 바이크를 원없이 탔다. 아침에 장비를 갖추고 바이크 시동을 걸면 설레였다. 그래서 바이크를 탔고 한 달간의 여정을 마칠 수 있었다. 불편은 조금씩 최적화를 찾아가며 적응되었다. ‘분노의 포도에서 고난을 극복하는 조드의 가족처럼 어떤 돌발 상황에서도 당황하거나 낙심하지 않는 힘을 얻은 것 같다. 그 힘은 함께 나누고 베푸는 넉넉함이었다. 남은 거리에 연연치 않고 하루 하루 기본에 충실하며 안전 주행하며 라이딩을 즐겼다. 조금 불편했지만 행복했고 버킷리스트 중 하나를 이루었다새 직장으로 출근하는 마음이 가볍다지금도 페달을 밞으며 자전거 여행을 하고 있을 Scott Patrick을 생각하며 지금의 과분한 생활에 감사하며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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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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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cloud nine | 작성시간 18.12.18 3일에 걸쳐서 읽었는데 책한권 읽은 기분입니다

    왠지 한번에 읽어 내려가면 아쉬움이 남을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3년간 잠재워놨던 바이크 열정을 다시 일어나게 하는 계기가 될것도 같습니다

    댓글을 쓰는 지금도 미쥬젬스님에 달려간 길들 그리고 만났던 사람들이 머리와 가슴속에 아른거립니다

    몇년만에 정말 재밋게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ps: 장거리 여행은 여부는 바이크가 아닌 열정의 문제임을 알려주셨습니다
  • 작성자휘닉스 | 작성시간 19.01.09 헐, 제가 일하는 곳이 초당식당 바로 옆이고요, 집은 아와투키란 곳이었는데 제동네를 바로 지나가셨내요. 일찍 알았으면 꼭 뵈었을텐데. 바이크는 언제 찾으러 오시는지요?
  • 작성자양산바람 | 작성시간 19.01.27 새벽1시까지 흥미진진하게 다 읽었습니다
    부럽습니다.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 작성자핏불진섭 | 작성시간 19.03.03 ㅇ우와 탄성만나오네요...^^♥ 저는 한국일주 도전~ 해보아야 겟어요
  • 작성자starmusic | 작성시간 19.03.28 정말 멋집니다...나중에 다시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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