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아내와 함께 하는 산행 이야기 - 남양주 서리산, 축령산 - 산과 산사이에 하늘길이 걸려있네

작성자하늘바다|작성시간12.09.10|조회수66 목록 댓글 0

 

아내와 함께 하는 산행이야기

남양주 서리산, 축령산 - 산과 산사이에 하늘길이 걸려있네

 

*** 산행개요 ***

중앙 가톨릭 산악회 9월 정기산행

일시 : 2012년 9월 8일 오전 9시15분  ~ 오후 3시 40분 (6시간 25분)

산행코스 : A조 : 축령산 지원센터 - 서리산 철죽동산- 서리산 - 억새군락 - 절고개 - 축령산 - 남이바위 - 야영장 - 지원센터(원점 회기산행)

산동무 : 중앙가톨릭산악회 26명

 

   가야산 국립공원이 일기 관계로 하루 전 축령산과 아침고요 수목원으로 바뀌었다. 출발 하루 전 일기예보가 시간 마다 바뀐다.  오전에는 남부지방에 많은 비, 중부지방에는 오전에 잠깐 아주 적은 비였던 것이, 오후에는 중부지방도 하루 종일 비로 바뀌었다. 밤이 되자 비가 억수로 퍼 붓는다. 빗소리를 들으며 내일 산행이 제대로 될 수 있을까? 회원님들은 잘 나오실까? 걱정을 하며 새벽 1시 간신히 잠이 들었다.  5시 알람이 울리기 전 눈을 떳다. 다행히 비는 안오고 바람이 태풍처럼 스산하게 분다.

  6시 30분. 성당에 도착하니 몇 분이 와 계신다. 반갑게 인사하고 전날 맞추어 놓은 김밥을 찾고, 아내는 안주거리와 떡을 사왔다.  버스도 오고 7시. 회원들이 속속 모여들어 26명이 모였다. 중앙 가톨릭 산악회의 첫 외부산행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9시경 축령산 입구에 도착. 조를 3조로 나누었다.  A조는 서리산-축령산 - 아침고요수목원.

B조는 남이바위를 통해 아침고요수목원으로 C조는 아침고요수목원으로 가 소풍을 하기로 하였다.  이글은 A조의 산행 후기이다.  A조는 한라지역에서 처음 참가한 7명과 우리 부부, 머리가 하얗게 물들어서 종종 할머니로 오해받는 모니카님과 아내의 친구 동생인 단비님. 이렇게 11명이다.

 

1.  축령산 지원센터에서 서리산 정상까지

 

  9시 15분 간단한 몸풀기체조를 하고 산행을 시작하였다. 축령산은 산의 절반이 잣나무 숲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특히 산의 아랫부분은 온통 족히 100년은 넘었을 법한 잣나무들로 빽빽하다. 우리는 축령산 탐방지원센터 입구에서 먼저 서리산으로 오르기로 하였다.  서리산은 해발 832M의 산으로 서리가 내리면 잘 녹지 않는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비는 그쳤지만 잔뜩 흐린 날씨에 바람이 심하게 분다.  서리산에 오르는 길은 가파르지만 그리 험하지는 않고, 시원한 잣나무의 향기에 눈과 코가 뚫리고 마음마저 시원해진다.  40분 정도를 오르면 능선에 닿는다.  이곳에는 잣나무보다는 상수리들이 많다.  바람에 떨어진 도토리들이 잔뜩 널려있다. 함께 온 아내가 도토리를 줍자고 하지만 나는 만류한다.  저걸 도토리묵을 만들 정도로 가져가려면 베낭 하나는 가득 차야 할 것이다. 

 

(서리산 입구에 멋진 잣나무 숲에서)

  

 

   능선에서는 바람이 구름을 몰고 다닌다.  구름이 오고 가는 모습. 우리 일행이 구름속을 들어갔다 나왔다를 반복하며 시원한 바람을 만끽한다.  바람이 시원한 탓에 한참의 오르막에도 그리 덥거나 지치지는 않는다.  능선의 한 전망바위에 서니 마침 바람이 구름을 걷어내고 산아래 마을이 그림처럼 펼쳐있다.   이곳은 원래 습한 산인지 소나무 등걸에도 이끼가 잔뜩 끼어있다.

 

(능선에 올라 전망바위에 올라보니 구룸이 걷혀 산골마을이 아름답게 보인다)

 

(소나무 등걸에 이끼가 끼어 있는것이 이곳이 원래 습한 산임을 알려준다)

 

   20여분 정도 더 오르니 마침내 서리산의 자랑이 철죽 군락지가 눈에 들어온다.  물론 철죽은 이미 다지고 잎들만 무성하지만, 인간은 상상의 동물이라, 철죽이 한창 피었을 풍광을 상상하니 붉은빛 철죽 터널에 마음이 황홀하다.  조봇한 철죽길을 덮은 나무터널을 배경으로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다.  철쭉 터널에서 한참을 놀다 보니 모두들 내년 꽃이 필때 꼭 다시 오자고 한다.  20여분을 즐겁게 놀다가 10시 45분.  철죽동산 표지석이 있는 곳에서 모두 모여 기념 사진을 찍었다.  이곳에서 서리산 정상까지는 약 10여분.  10시 55분 서리산 정상에 닿았다.  산행지도에 나와있는 것 처럼 정확하게 1시간 40분 걸렸다.  서리산 정상에서 가져온 맥주와 고량주 간단한 안주로 간식을 나누었다.  날이 제법 차갑다.  고량주가 한모금 들어가니 따뜻하게 느껴진다.  여성들은 어제 얼려놓아 샤베트가 된 맥주를 나누어 마셨다.

 

(철죽터널에서 여러장의 사진을 찍었다.  동행한 아름다운 자매님들)

 

(철죽동산에서의 기념촬영)

 

(서리산 정상에서 기념 촬영)

 

2. 서리산 정상에서 축령산 정상까지

 

   서리산 정상에서 약 20분 쉬다가 축령산을 향해 출발하였다.  서리산에서 축령산 까지는 약 3Km. 나는 이길을 <하늘의 길>로 표현하고 싶다.  여러가지 꽃들과 억새들이 반겨주고, 넓직한 오솔길과 아름다운 풍광들이 걸음을 즐겁게 한다.  반바지를 입은 탓에 아직 어린 억새들이 종아리를 간지럽힌다.  중간에 큰 바위가 있어 로프가 메어 있다.  로프에 의지해 바위도 타고 절고개 까지 다시 하늘길의 연속이다.  헬기장을 넘으니 억새들이 제법 키만큼 자라있다.  한달 정도 후면 이 억새들이 하얗게 하늘거릴 것이다.

 

(하늘길로 이름붙인 축령산 가는 길)

 

(헬기장에서 - 뒤에 구름에 가린 산이 축령산이다)

 

(들꽃이 한아름 피어있다)

 

(억새가 키만큼 자라있다- 가을에 하얗게 필 모습을 상상하는 그 느낌만으로도 즐겁다)

 

 

   12시 경. 절고개에 도착하였다.  여기부터 축령산 정상까지는 가파름의 연속이다.  시간도 제법 점심때 인지라 시장도 하고, 길은 가파르고 500M의 정상가는 길은 마냥 길기만 하다.  쉬엄쉬엄 아내를 위로하며 한발 한발 정상으로 내닫는 길.  한 나뭇가지에 이슬이 맺혀 보석처럼 빛난다. 모니카님이 먼저 발견하고 어린아이처럼 좋아하신다. 12시 30분 드디어 축령산 정상에서 B조와 만났다.  원래는 아침고요수목원 방향으로 내려가려고 했으나 길을 못찾은 모양이다.  B조는 이미 식사를 다 한 상태이고 우리는 시장기를 느껴 부랴부랴 자리를 펴고 맛있는 점심식사를 하였다.   버섯볶음 국물에 밥을 말아서 먹으니 고소한 맛이 일품이고, 오리고기를 부추에 쌓먹는 맛도 그만이다. B조는 너무 오래 쉬어서 먼저 절고개를 통하여 하산을 하고, 우리는 남이바위쪽으로 하산을 하기로 하였다.  정상석을 중심으로 B조가 먼저 사진 촬영을 하고, A조는 식사후 촬영을 하고 하산을 하였다.

 

(절고개 - 여기서부터 축령산까지는 급경사길이다)

 

(축령산 정상 근처 나뭇가지에 이슬이 보석처럼 걸려있다)

 

(축령산 정상에서의 식사)

 

 

3. 축령산에서 다시 탐방지원센터까지

 

   축령산(886M)은 광주산맥이 가평군에 이르러 명지산과 운악산을 솟구치며 내려오다가 한강을 앞에 두고 형성된 암산으로서 조선왕조를 개국한 태조 이성계가 고려말에 사냥을 왔다가 한 마리도 잡지 못하였는데 '이 산은 성스러운 산이라 산신제(山神祭)를 지내야 한다'고 하여 산 정상에 올라 제를 지낸 후 멧되지를 잡았다는 전설이 있으며 이 때부터 고사(告祀)를 올린 산이라 하여 축령산(祝靈山)으로 불리어지게 되었다 한다. 

 

(축령산 기념촬영 - B조)

 

(축령산 기념 촬영 A조)

   축령산에서 남이바위까지 약 1Km는 거의 유격코스이다.  아슬하슬한 바위길의 연속이다. 1시 50분 남이바위에 도착하였다. 남이바위는 남이장군이 지형을 살폈던 곳이라 하는데, 탁 트인 전망이 너무 시원하여 이를 배경으로 사진을 많이 찍었다.  이제 하늘의 구름들이 서서히 동쪽으로 물러나고 아래쪽 마을에는 햇살이 돋는다.  구름이 걷히는 모습을 담은 멋진 모습을 사진에 담아보았다. 

 

(남이 바위에서 바라본 풍광 - 하늘에 구름이 물러나는 모습이 보인다)

 

(남이바위에서 기념촬영)

 

(내리막길 참으로 힘들게 하산하였다)

 

(오늘 사진을 찍어준 가을햇살의 아름다운 모습과 풍광)

 

(하산길에서 만난 버섯-무슨 버섯인지는 모른다)

 

  수리바위로 길을 진행했어야 하는데 어디에서 잘못되었는지 계곡길로 접어들었다. 계곡길은 급경사에 비에 젖은 흙길이라 무척이라 미끄럽다.  조심조심 길을 내려왔지만 아내는 2번이남 엉덩 방아를 찧었다.  함께 한 일행들도 무척이나 힘들게 하산을 하였다.  드디어 3시 축령산 야영장에 도착하였다.  그네가 있어 그네도 타보고, 야영장 개울에서 1차 족욕도 하였다.  진흙을 잔뜩 묻은 등산화와 발을 씻으니 너무너무 시원하였다.  야영장을 따라 내려가니 산책길이 나오고 물을 막아놓은 작은 보가 있다. 이곳에서 다시 2차 족욕을 하고 3시 40분.  주차장을 내려왔다.

   모두 모여 기념 촬영을 하고 오늘 있었던 산행을 무용담처럼 자랑을 하며 수다를 떨었다.

 

(야영장 그네에서 모니카님과)

 

(야영장 산책길에서 족욕)

 

(물을 막고 바위 몇개를 놓았을 뿐에데 물이 갈라져 멋진 폭포가 되었다)

 

(야영장 주차장에서 모두모여 기념 촬영)

 

에필로그

 

   가야 간다는 산.  가야산은 끝내 가지 못했지만 서리산 축령산도 나름 재미있었다.   오랜만에 산다운 산을 딴 느낌이 좋았다. 

 

산에서 내려오니 문득 글 한줄이 생가나 생각대로 적어 보았다.

 

산(山) 예찬(禮讚)

 

10대의 산은 꿈이며

20대의 산은 도전이고

30대의 산은 낭만이다.

40대의 산은 휴식이고

50대의 산은 보약이며

60대의 산은 음식이다.

70대의 산은 비로소 벗이되니

산은

언제나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자유롭고 공평하며 이롭다.

 

산은 이렇듯 하느님의 마음을

닮아

거룩하고 경건하고 두렵지만

또한

포근하고 필요하고 행복하니

그대 산으로 오라!

 

어머니에게 달아드는 어린아이처럼

산으로 오라!!!

 

2012년 9월 8일 서리산 축령산을 산행하고....

 

글 : 하늘바다 여운종

사진 : 가을햇살 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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