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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전개의 놀라움/ 문미숙

작성자진짜하루비|작성시간19.05.04|조회수168 목록 댓글 4






<다시 읽는 서평>

스토리 전개의 놀라움 / 동아여자고등학교 2학년 7반 12번 문미숙

​                          

"누구나 사랑을 하지만 누구나 사랑 때문에 자신을 위험 속으로 내던지지는 않는다."

이 한 줄의 글귀에 나는, 한순간 흐트러져 버렸다. 읽기 전부터, 책 읽기는 좋아하지만

책에 점수 주는 것에는 수전노나 다름없는 나를 묘한 긴장감을 주었던

이 책의 한 인터넷 서점의 책 소개 글이었다.

평소에 책은 많이 읽는다. 나의 장점이자 단점이라면 아무 책이나 뭐든 읽고 본다는

것이겠지만, 언제나 따로 독후감. 즉 독서 후 감상문을 쓰는 행동은 여태껏

살아오면서 해본 적이 없다.

숙제이건 수행평가이건 간에 내가 책을 읽는 것은 자신 스스로의 만족이었기

때문이기도 했었고, 또한 나는 책을 다 읽고 덮은 후에는 길게 여운이 남는 것뿐.

줄거리도 등장인물도 그리 세세하게 설명할 수 있는 인물이 못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꽃잎의 유서. 처음 이 책 이름을 접했을 때 등장하는

 '맹목사'가 '맹목적인 사랑'의 줄임말인가 했던 읽어보기도 전에 이름으로 많은 추측과

낭설을 읊었던 나로서는 결국 빠져들고 말았다.

작가 하루비가 열어 놓은 또 하나의 세상에 말이다.                               

이런 감정을 들게 하는 책이라면 다시 읽으며 또 다른 느낌으로 미소 지으며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만, 가슴이 정말 두근거려서 읽고 난 후의 소감을 쓰고 싶었다.

지금부터 내가 쓰는 글은 일반적인 독서감상문이 아닐지도 모른다.

이유는 내가 독서감상문이라는 것을 써본 적이 없기 때문이고, 실제로 읽어본 적도 극히 드물다.

차라리 내 스스로 책을 읽어보는 것이 나았으니까. 내가 이 책을 접하면서 느꼈고 생각했고

알아냈던 점을,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함이 아닌 훗날이 나를 위해 쓰고자 한다.

최근 내가 제일 관심 많았던 책은 단연 '꽃잎의 유서'였을 것이다.

몇 달 전에 온라인(Online) 상의 소설 동호회에서 뵙게 되었었던 국문학과의 오라버니는

내게 소개해주었고, 비평에 탁월한 재능을 보이시는

그분이 엉뚱한 소설을 추천해 줄 리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추천자의 무게 덕에 뇌리에 깊이 박혀있었다.





                           

두 번째는 클럽, 하루비사랑모임. 하루비 팬클럽 본산지였다.

10대 후반부터 연령대를 가리지 않고 사랑받는 책에 대한 호기심이란 절정을 달했다.

표지 한번 본 적도 없고 책 한 줄 본 적이 없는데 그렇게 가슴 떨리게 했던 책은 드물다.

나는 사봐야겠다고 결심했고 서점을 들린 그때, 파랗고 노란 표지와 함께

책 소개랍시고 나와 있는 글 중에서 제일 위 줄의 저 문장만이 머릿속을 가득 메웠다.

사랑. 이 단어는 가장 쉽게 접할 수 있으면서도, 실제로 체험하기는 힘들고 알고자 하지만 난해하다.

17살의 나와 가족, 친구 정도 밖에 잘 모를 내게는 말이다.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차례 부분에서 나는 프롤로그부터 살짝 미소 지었다.

그녀의 문장은 아름다웠으니까. 시베리아 늑대, 그 몽환의 만남. 회색의 잉태....

책을 다시 펼치지 않는 한 잘 기억할 수는 없지만 그때 내가 '아'하고 순간 놀라며

느낀 감정은 어찌 표현하면 좋을까. 유려한 문체라고?





어찌 되었건 이야기는 시작되었다.

80년대를 배경으로 진행되는 이 이야기에서 나는 약간의 두뇌를 회전했다.

군사독재 정권, 민주화로 뜨거웠던 그 시대에 효민은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정치 체제에 저항하여 변혁하려고 꾀하려고 한다.

반 체제 운동권의 주동자? 핵심 인물이었던 효민과 진희는

'묵화'라는 고상한 이름의 카페에서 만난 처음부터말 그대로 '맹목적인 사랑'에 빠져든다.

스무 살의 큰 눈을 가진 한 간호대학생 진희에게 신부님은 물었다.

천사 같은 진희 씨, 세례명은 무얼 하고 싶으냐고. 그녀는 단테의 신곡에 나오는

베아트리체라고 답했고 그녀는 베아뜨가 되었다.

그때에 신부님이 진희에게 이 시대에 영웅이지만 너무 아픈 효민을 구해낼 수 있는

사람은 그녀뿐이라고 한다.

그 시대에 영웅이었던 사람, 효민. 민주화를 부르짖는 수많은 젊은이들을 이끌고

힘겨운 운동을 했을 그 남자는 그 해야 할 일을 버릴 수 없을 텐데도.

진희를 위해줄 수 없을 텐데도 그녀를 사랑하고,

진희는 자신을 사랑하는 아버지와 그를 사랑하는 것이 위험하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사랑한다.

                              

그래, 이 부분이 문제였다.

사랑이란 문제에 있어 책을 통한 간접 경험으로 알고는 있지만 모를 듯하기만 한데,

언제나 진희의 옆에서 그녀를 돌봐주는 김재문이란 남자와 효민의 동지이자 연인인

안인숙의 존재에 나는 당혹스러웠다.

이 네 사람이 책의 중심인물이란 것도, 그 운명이 위태로울 것이라는 것은 짐작하지만

기묘한 사각 관계에 한참 잘 읽다가 문득 떨떠름할 수밖에 없었다.

여기서 나는 말한다. 왜 읽던 도중에 뜬금없이 그랬느냐는, 아마도 내 스스로 추측하건대

효민과 진희의 맹목적인 사랑과 함께 나 또한 그 위험과 절망에 휩쓸렸던 것이 아닐까 싶다.





화려하고 부드러우면서도 강하게 눈길을 붙잡는 문체, 대사와 지문 하나하나가 멋졌고,

스토리 전개는 놀라움을 간직한 채 ...... 극적이랄까?  그것은 분명 반전이라고 불리는

것이었을 게다. 문학적 소양이 부족한 나로서는 그리 생각한다.

                          

극적인 스토리와 섬세하고 치밀한 묘사 덕에 나는 줄곤 영화처럼,

글이 아닌 영상으로 보았다고 주장한다. 원체 상상력이 풍부했지만 꽃잎의 유서는

기막히다,라는 말을 사용하고 싶을 정도로 강렬했다.

잊을 수 없다고나 할까.

인터넷 소설이란 것이 귀여니를 대표로 내세운 인터넷 연애 소설, 가당치도 않은

신 연애소설이라는 과분한 호칭을 단 보고 싶지도 않은 책만 있는 것이 아니라 말이다.

10대들과 20대들의 사용 빈도가 많은 인터넷이었기에 나의 사고가 대충이나마 고정되어

그런 생각을 한 것이겠지만,그런 것만 있는 것이 아니고

그런 것만 좋다고 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은 이런 작품도 찾아내는구나 싶었다.

문학 관련의 양서. 읽으면 좋은 책. 그런 책에 대해 나는 좋다, 싫다

왈가왈부하지 못했던 이유가 다른 사람 눈치를 본다는 점이 제일 컸었다. 

아무리 책을 읽어도 추천한 적도 없었건만

'꽃잎의 유서'는 나로 하여금 꼭 읽어봐도 나쁘진 않을 거라고 말하게 한다.

결론. 나는 참으로 멋진 한 편의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나 또한 책의 그 구절처럼, 태초의 현기증처럼 내 안에 가득하다.

참으로 놀랍게도 뭐라 형용할 수는 없지만 눈을 감으면 어슴푸레 하게 떠오르는

이야기들에 나는 조용히 침묵한다. 이 책이 내 가슴에 와 닿은 것은 마음이

이렇게 살고 싶다고 외치기 때문일까.

사이버 세상이 탄생시킨 천재 작가 하루비.

천재라는 범주는 모르지만 그녀의 글을 훌륭했고,

그녀가 펼쳐놓은 또 다른 세상에서 나는 낯설었지만 추상적인 틀에서

'삶'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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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진짜하루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9.05.04 이제야 비로소 행복하고 편안합니다.
    이 글을 보는 이웃이나 네티즌 여러분 누구시든 가난한 소설쟁이를 위해
    무엇을 해주시면 도움이 될지 한 번만 생각해 봐 주십시오.
    이 카페에 계시는 여러분과 이 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께 진실로 감사를 드립니다.
    하루비 배상.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 작성자chang | 작성시간 19.05.07 좋은소식이네요.
    앞으로도 더 많은 좋은소식을 기대합니다 .
    건강하시고요. ㅎ
  • 답댓글 작성자진짜하루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9.08.05 창님도 어디서든 건강하세요~~~
  • 작성자진짜하루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0.03.23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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