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디 있는가 나는 누구인가 나는 내가 누군지 몰라 자주 멍해진다 이름은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기호일 뿐 약속이거나 관계일 뿐 아무것도 아니다 존재감 없는 내가 나로 보이게 하는 이름 그것마저 없다면 우린 서로를 잃어버릴지도 모른다 어젯밤엔 지금의 이름 대신 인디언처럼 이름을 만들어 보니 내 이름은 "나를 자주 잃어버리는 낙엽"이라고 하면 딱이겠다 싶었다 쓴웃음이 올라왔다 이 이름 앞에서 왜 나는 길을 잃는가 막막한 어둠에 싸여 갈 곳 없는 미로를 헤매는 기분 바람이 일어난다 막막한 어둠 혼자라는 부피가 이리도 얇을 줄이야 너무 얇아 날아가려는 먼지 같다. 아, 내 진짜 이름은 "날아가는 먼지"였구나. 그래 먼지다 먼지였어 그래서 어디로 날아갈지 이토록 길을 모르는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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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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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수검프 작성시간 20.02.29 혼자라는 부피가 이리도 얇을 줄이야
어떻게 이런 문구를 건져 내시는지
감탄입니다^^ -
답댓글 작성자진짜하루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0.03.08 궁상을 떠는 걸 읽고
감동을 하다니.....
그런 감성이 어디서 왔을까요.....
글을 읽는 눈도 타고나는 것입니다.
그대 역시 글을 잘 쓰는 분이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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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영양뜰 작성시간 20.05.19 오랫동안 잊고 있던 기억 하루비~
문득 돌아보니 모두가 먼지였을까요?
우리의 삶이 초라할 뿐인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