書評:
돌개울 연가
/석계 윤행원
한 권의 作品集을 읽는 것은 그 사람이 살아 온 인생을 읽는 것이다.
그가 살아 온 간난(艱難)의 역사와 사물(事物)을 보는 가치관과 세상을 읽는 세계관을 알게 된다. 글마다 배여 있는 인격의 생김새를 보게 된다.
그래서 隨筆과 詩는 가장 진솔(眞率)하고 인간적인 글이다. 作品을 읽다보면 즐거운 일도 괴로운 일도 어느새 함께 동화되어 희로애락(喜怒哀樂)을 공감하는 세계로 빠진다. 치열하게 살아 온 한 인생행로(人生行路)와 맞장구를 치게 된다.
글은 그 사람의 문화이고 생각이다. 그 사람의 마음가짐을 읽어내면 그 사람을 대체적으로 이해하게 된다. 글을 읽다보면 그 사람의 생각의 깊이를 알게 된다. 글쓰기는 생각훈련이다. 그리고 사람과의 관계를 일목요연하게 알게 된다.
좋은 글은 자기 생각을 어떻게 조리정연(條理整然)하게 독자에게 전달하느냐의 문제다. 작가의 생각에 따라 독자의 반응이 달라진다. 그리고 사람과의 관계를 알게 된다. 말하자면 우리 인생은 사람과의 관계로 시작을 해서 사람과의 관계로 끝난다. 우리는 사람과의 관계가 그 일생을 좌우하는 걸 본다.
수필은 사람의 일을 그 사람의 눈으로 해석하고 판단한 글이다. 그 사람의 글을 읽으면 바로 그 사람의 생김새가 생생하게 밝혀진다. 혹자는 자기를 좋게 보이려고 미사여구(美辭麗句)나 과장을 할 때도 있지만 독자는 그것까지도 알아차리고 그 사람에 대한 평가를 내린다. 그래서 독자는 무섭고 냉정하다.
수필 속엔 다양한 삶의 족적(足跡)과 자초(自招)를 보면서 배움과 교훈을 얻는다. 그리고 그 사람의 내면깊이에서 울어 나온 신음과 절규 그리고 희열을 같이 느낀다. 그러면서 인간적으로 한 발 더 다가가고 결국은 그 사람을 이해하고 공감하면서 친밀해 진다.
저자(著者)는 文學에 入門한 지가 얼마 안 된다고 겸손해 하지만, 그 이상의 실력과 내용을 담고 있다. 人生과 事物에 대하여 자기 관조(觀照)가 확실하고 은밀하다. 풍부한 경험과 곡절을 겪은 사람의 내공을 본다. 저자는 평생을 공부하고 학생을 가르치면서 살아온 일생이다. 특히 일본어에 능통하고 칠순이 넘은 근래에 와선 중국어 공부에 열심이란 걸 본다. 평생을 배우면서 살겠다는 굳건한 의지를 본다.
작가 김은자의 글은 우선 재미있고 철저하다. 자기관리(自己管理)가 대단하고 주관(主觀)이 확실하다. 그리고 인간적인 의리(義理)와 정이 많다. 몇 년의 짧은 기간이지만 그동안 겪어본 김은자 선생님은 성품이 담백하고 깔끔한 사람이다. 주위 사람을 따뜻하게 감싸면서 자기가 맡은 일엔 철저하다.
넓은 포용력이 있는가 하면, 시원찮은 사람에겐 지엄한 성격도 있다. 한 번 믿은 사람은 있는 힘을 다해 이웃을 만들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일정하게 거리를 두는 사람이다. 잔잔한 미소 뒤엔 함부로 범접하지 못하는 강한 카리스마가 있는가 하면 사귀고 나면 사람과의 관계를 소중히 여기는 인간미가 알뜰한 사람이다.
저자는 사색의 결이 곱고 엄정(嚴正)하다. 때로는 깊은 사유(思惟)에 감탄을 한다. 인생관이 낙천적이고 긍정적이다. 대상을 분석하고 해석하는 지성(知性)이 따뜻하고 겸손하다. 이러고 보니 너무 긍정적이고 덕담으로 일관한 것 같아서 좀 무엇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뚜렷한 결점은 독자가 찾아내고 밝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번에 쓴 詩集 ‘돌개울 연가’ 는 超然 김은자의 詩人으로서의 여러 면모를 볼 수 있어 흐뭇하다. 일 년에 열 권의 작품집을 생산하겠다는 초인적(超人的)인 열정(熱情)엔 거저 놀라울 뿐이다. 보통 작가는 흉내를 내기도 어려운 창작생활이다. 文筆生活한지 2년도 안 됐는데 벌써 15권의 작품집을 내고 있다.
특히 이번 作品集은 石溪 윤행원의 팔순(八旬)을 축하하는 헌시(獻詩) ‘돌개울 연가’를 책 제목으로 채택(採擇) 하고 우리 사인방(四人幇) 형제들의 詩를 같이 수록(受祿)해 주니 고마운 마음 한량없다.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