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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론 評說

작성자윤행원|작성시간20.06.09|조회수10 목록 댓글 0



창작론 評說

                      /윤행원

 

  

한국수필작가회에서 펴낸 나의 수필작법을 읽었다.
대한민국에서 활동하는 수필가들이 마치 불을 뿜는 용처럼 활화산 같은 정열로 글을 쏟아낸 책이다. 작가마다 간직한 내면 깊숙한 곳에서 이글거리는 인간에 대한 강열한 호기심을 불러낸 글이란 걸 알게 된다. 50인 문학가의 치열한 작가정신과 강열한 개성이 번뜩인다.

문학개론에 철저하게 중무장을 한 해박한 이론가가 있는가하면, 수필에 대한 상념(想念)을 자기만의 해석으로 담담하게 조곤조곤 설명해 주는 작가도 있다. 글마다 독특한 품위와 우월을 뽐내고 있다. 참으로 장관이다. 튼실한 문학지성(文學知性)으로 논리 정연하게 수필작법을 펼치는 작가를 보는가 하면, 조심조심 수필론에 접근 빈틈없는 솜씨로 문학과 인생을 속삭여 주는 작가도 있다.


한 사람이 쓴 수필 이론서 한 권 보다 훨씬 재미있고 유익하다. 50인의 수필가가 저마다 갖고 있는 수필이론에 대한 지식과 인간에 대한 알뜰한 관심과, 나름으로 작품을 만드는 노하우를 보여주고 있어 크게 공부가 된다. 50권의 수필 이론서를 읽는 기분이다. 비록 짤막한 한 편의 글이지만 작가가 오랫동안 연마한 지성과 통찰력이 함축되어있기 때문이다.

글 쓰는 작업은 고통이지만 희열이다. 작가마다 글에 임하는 성실한 자세와 진지한 번뇌를 담담하게 보여주고 있다. 펜을 잡으면 일어나는 고민과 갈등과 열락(悅樂)을 숙명처럼 받아들이면서 문학에 대한 정열과 개성을 주체할 수 없어 마치 신들린 사람처럼 담론을 토해낸 것이다. 에 걸신이 들면 무당이 되고, 글에 걸신이 들면 作家가 되는가 보다.

글을 읽다보면 수필가가 된다는 것은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마치 숙명처럼, 운명처럼 자기의 영혼이 갈구하는 무엇을 거부할 수 없어 글을 쓰고 고민하고 창조적인 강박관념에 시달리면서도 종내는 건강한 작품을 생산해 낸다. 글을 쓰다보면 때로는 생각이 막히고 한 발짝도 가지 못하는 답답함에 끙끙거리면서도 그래도 끝까지 붙들고 늘어진다.


아무리 오래된 작가라도 간혹 자기의 재능을 의심하고 좌절하고 무딘 감성에 절망하면서도 그래도 글을 쓰지 않고는 못 배긴다. 이게 작가의 끈질긴 근성이고 못 말림이다. 그런 산고(産苦)를 겪고 나온 자기 작품을 보면서 작가로서의 뿌듯한 자긍심과 희열의 맛 때문에 붓을 놓지 못하는 것이다. 작가는 정열과 기백과 긍지로 꽁꽁 묶인 자기만족이 없이는 좋은 글이 나오지를 않는다. 글쓰기란 얼핏 쉬운듯 하면서도 쓰면 쓸수록 어렵다는 것을 실감한다. 자기 글에 대한 무한 책임감과 작가로서의 강한 자존심이 그렇게 만드는 것인지도 모른다.

남이 쓴 글을 평하기는 쉽다. 유명한 평론가는 짜임새 있는 문학이론을 펼치면서 현하(懸河)의 열변으로 도도히 매섭게 비평을 하지만, 막상 그분 자신의 글을 읽어보면 그렇게 시원하지 못한 작품도 있다는 것을 본다. 그러고 보면 좋은 글쓰기는 그만큼 어렵다는 말이 된다. 글을 쓴다는 것은 뼈를 깎는 고통이라고 한다. 심한 글앓이를 하라고 아무도 강요하지 않는데도 고통을 자진해서 선택하고 감수하면서 오늘도 고심하는 사람이 작가다.

작가란 글에서 만족을 모르는 사람이다. 자기 글에서도 만족을 못하고 남의 글에서도 만족을 못한다. 높은 이상과 강열한 자존심이 만족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런 욕심이 작가의 자긍심이고 자기 발전의 에너지가 된다. 작가는 구도의 길을 걷는 구도자가 되어야 하고 자기와의 치열한 싸움에 승리자가 되어야 한다.

나의 수필작법'은 기성 수필가는 물론이고 수필가가 되고 싶은 사람, 수필에 관심이 있는 문학도는 누구나 한번쯤 읽었으면 한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같은 작가로서 든든한 동질감과 뿌듯한 자랑스러움을 느낀다. 그리고 스스로 위로를 받는다. 글을 쓸 때의 갈등과 고통은 나 혼자만이 아니었구나 하고 안심을 하고 용기를 얻는다. 혼자서 끙끙대며 산고의 외로움을 느낄 때면 이 책을 펼쳐보리라. 아무 페이지라도 들치고 누구의 글이라도 읽는다면 따사로운 격려를 받을 것이고 용기를 얻을 것이다. 든든한 동지가 옆에서 웃고 있는 느낌이 들 것이다.

한국수필작가회 同人誌-빛을 건지는 나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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