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림에 대하여 / 복효근
흔들리는 것은 살아 있다 흔들림으로 업을 삼은 깃발은 흔들림으로 살아 있다
무겁게 매달리는 땅덩이를 떨치고 하늘 저 켠으로 날아가고 싶지만 깃발은 누군가의 염원 끝에 매달려 목마른 몸부림으로 살아 있다 늘 검문소를 지나 집과 직장 사이 절집과 술집 사이 오랜 시간의 회의로 내 발걸음도 흔들려서 몇번이고 우회로를 돌아 오늘은 하늘 가까운 언덕 위에 선다 발걸음 흔들릴 때마다 이 언덕보다 높은 하늘 저 쪽 떠나버리고도 싶었지만 깃대를 떠난 깃폭을 누가 깃발이라 부르는가
살아 있음은 흔들려 몸부림친다는것 흔들어다오 누군가의 깃대 위에 그 흔들림의 마지막까지 온몸으로 살아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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