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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법에 대한 일상의 소견

작성자개벌|작성시간11.11.11|조회수12 목록 댓글 0

 

 

 

 

* <이분법에 대한 일상의 소견> -조하혜-

 

 

햇볕에 빨래를 내다 건다

 

햇살에 걸린 빨래들,

 

너무 오만하게 지쳐 섰던 영혼이

 

햇살에 오징어처럼

 

타 없어질 때까지

 

일광욕중이다

 

 

 

몸과는 사이가 나쁜 영혼에게

 

영혼이라는 말에 갇혀 영영 우울한 영혼에게

 

가을 하늘, 햇살에 걸린 빨래들에 섞이어

 

제 순수를 잃어버릴까,

 

잔뜩 겁먹은 영혼에게

 

개살궂은 사내처럼

 

간지럼 태운다

 

 

 

깔깔,

 

영혼도 웃다가 배를 움켜쥐고 자지러진다

 

웃다가 오줌도 새는 줄 모르고

 

눈물이 쏙 빠지고

 

혼이 달아난다

 

영혼에 영혼의 얼룩이 빠지고

 

영혼은 비로소 다른 것들과 구별되지 않고

 

평범해졌다, 깨끗해졌다

 

 

 

햇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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